알라딘의 독자 서평에 올라 있는 어린 아이의 순수한 독후감과 이선아씨가 번역한 책이라는 점 때문에 주저없이 이 책을 구입했다. 햇살과 나무꾼의 열렬한 팬인 나는 이번에도 탁월한 선택을 했다.
작가의 그림은 마치 만화를 보는 듯한 아기자기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도 어려서 이런저런 종류의 집을 그려보곤 했었다. 뻥 뚤린 천장으로 하늘을 날아가는 유성이 보이는 동굴 속의 집, 높은 다락방의 삼각형의 벽면을 가득 채운 아늑한 나만의 방... 흔히 생각하는 이런 집뿐만 아니라 주전자 모양,유리병 모양의 집을 생각해낸 작가는 대단히 아기자기한 감성을 간직한 사람인 모양이다. 그의 그림에서 나의 어린 시절을 읽는다. 고마웠다. 어린 시절 내가 꿈꾸던 집을 그렇게 잘 그려놓다니... 지금은 사라진 그 시절의 그림을 잊지 못해 나는 지금도 우리 아이와 함께 블럭을 쌓고, 레고를 가지고 논다. 우리 아이도 나처럼 마음 속의 집을 짓고 부수어가며 커가겠지.
주인공 스키퍼처럼 나도 말이 적은 아이었다. 지금도 낯선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간혹 얼굴이 빨개지곤 한다. 그리고 나면 나 자신이 열적어지곤 한다. 아니 어쩌면 스키퍼처럼 말없이 조용하게 차 마시는 시간을 음미하면서 살고 싶은 욕구가 강해서 내 성격이 그렇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커가면서 남들 앞에서도 큰소리 잘 내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떠들어대던 것에 익숙해져 버렸다. -지금 나의 직업은 학원 강사이다- 사람들과 살아가는 것을 익힌 것일까? 그렇지 않으리라.
-운이 아빠
사람을 처음 알아갈 때 겪어야 하는 어색함을 상쇄시킬 정도로 사람과 나누는 기쁨이 크다는 것을 이미 알아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스키퍼처럼...
-린이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