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소울메이트
공병호 지음, 임헌우 디자인 / 흐름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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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사람들은 누구나 각자에게 주어진 수많은 관문들을 통과해야만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어떤 이는 그 관문을 아무렇지 않게 넘어서고 다음 관문을 향해 달려가지만 또 다른 이는 그렇지 못하고 자기 앞에 닥친 관문이 천애의 요새로 느끼고 그 앞에서 좌절하고 만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생의 앞에 놓인 모든 관문들이 요새가 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그것이 무엇인지는 다르지만 말이다.

그래서 공병호 박사는 수많은 관문들을 마주한 겁 많고 서툰 젊은이들을 위해 자신의 젊은 시절의 경험을 듬뿍 담아 <공병호의 소울메이트>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는 이 책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술 취한 선배가 후배를 붙잡고 대학생활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 처럼 그 순간에는 귀찮고 중요성을 알기 어렵지만, 나중에 생각하면 바로 그 말이 진리였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한 번 더 인식하고 어떤 것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지 우선 순위를 생각하면서 읽어 나간다면 이 책의 메시지를 100%이상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아무 생각 없이 이 책을 읽어 나간다면 정말로 이 책을 ‘실행하기 귀찮고 힘든 누군가의 잔소리’ 쯤으로 치부해 버리고 책장 깊은 곳에 꽂아 버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대한 약간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본다.

만약 아직도 갈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면 ‘유혹을 이겨냈을 때 빛나는 성공의 미스터리’만 읽어도 좋다.

만약 길은 알지만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1% 차이가 기적을 일으키는 일의 미스터리’만 읽어도 좋다. 

만약 조금 더 강해지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 ‘넘어질수록 강해지는 도전의 미스터리’만 읽어도 좋다

만약 사회에 진출했든지 안했든 간에 인간에 대해 알고 싶다면 생각하고 있다면 ‘끌림 속에 숨겨진 관계의 미스터리’만 읽어도 좋다.

만약 지금 연애를 하고 싶거나 아니면 지금의 애인이 정말 좋은 사람인지 알려면 ‘행복을 부르는 돈과 사랑의 미스터리’만 읽어도 좋다.

솔직히 모두가 고민의 대상이기는 하지만 전부 1순위일순 없다. 그 사실을 간과하고 활자만을 읽어나간다면 혼란스러워져서 이 책에서 결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가 차근차근 정리하며 읽어보자.

다 읽고 나서 서평을 늦게 쓰는 것도 너무나 요구하는 메시지가 많아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잠시 이 책을 폄하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책이라고…….

하지만 선택과 집중은 저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이 책에 대한 모든 비판을 잠재울 수 있었다. 언제까지 밥 숟가락으로 떠먹여 주길 바랄 것인가? 잠시라도 그런 생각을 했던 나를 반성한다.

다산 정약용은 <퇴계집>의 반질만을 구했지만 그 책이 주는 감동을 잃기 싫어 하루에 한 장씩만 읽고 음미했다고 한다. 나에게 이 책도 그런 의미다. 그래서 나도 이 책 정약용이 퇴계집을 대했던 것처럼 곁에 두고 한 페이지씩 음미하면서 읽을 것이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며 효율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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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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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 일본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인기를 양분하고 있다는 그녀의 첫 소설인 <키친>을 접하게 되었다. 읽고난 소감은 한마디로 뭐랄까 여자 하루키라고 할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 동시에 쉽게 맛보지 못했던 묘사들이 책속 곳곳에 눈에 띄었다.

눈물도 마른 포화 상태의 슬픔.

투명하게 가라앉은 시간이 볼펜 소리와 함께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진다.
 

이외에도 많은 문장들이 책속의 주인공의 상실감과 외로움과 맞물려 나를 책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렇다. 이 책은 사랑하는 이를 예기치 못한 죽음으로 잃은 사람들의 가슴 절절한 세편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키친>의 사쿠라이 미카게는 할머니를 잃는다. 그래서 그녀는 아무도 없는 부엌을 가장 편하게 여기는 외톨이가 된다. 그러나 그녀에게 손을 내미는 이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다나베 유이치. 사쿠라이가 할머니와 둘이서 생활한 것과 같이 다나베도 역시 자신의 트랜스젠더 어머니와 둘이서 살고 있는 외로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사쿠라이는 그들의 비정상적이지만 끈끈한 가족애를 통해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사회로 나가는데 성공한다. 
 

<만월>의 다나베 유이치는 앞의 소설의 그 다나베 유이치다. 그의 어머니이자 동시에 아버지였던 에리코는 괴한의 습격으로 숨을 거두게 되면서 이번에는 그가 홀로 남겨진다. 그는 이제 막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은 사쿠라이에게 차마 그의 이야기를 할 수 없어서 오랜 기간 동안 홀로 아픔을 달래다가 마침내 그녀에게 손을 내민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서로는 그들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확신하게 된다. 같은 곳을 향해 내딛을 준비를 마친다.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남녀의 이야기. 그러나 우리들이 우려할 만큼 비관적이지는 않았다. 그들은 서로를 위로하고 의지하며 힘겹게 아픈 과거로부터 벗어나 사랑을 찾게 된다. 책 속의 그들을 보면서 아무리 어렵고 힘든 시기가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믿어주는 그 누군가가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라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 다른 이야기인 <달빛 그림자>는 교통사고로 애인을 잃게 되는 사츠키와 히토시의 동생 히라기의 이야기다. 사츠키는 4년간 만나왔던 히토시를 잊기 위해 한시라도 멈춰있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잠시라도 다른 생각을 할 때면 그의 환한 얼굴과 방울소리가 뇌리에 울려 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매일 새벽 조깅으로 그를 잊으려는 노력을 한다. 한편 히라기는 그의 형과 같이 사고를 당한 애인 유미코를 멀리 보내지 않기 위해 그녀가 즐겨 입던 세일러 복장을 하고 학교를 다닌다. 그리고 사츠키와 히토시는 서로를 위로해주는 생활을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우라라라는 이름을 가진 수수께끼의 한 여인이 사츠키에게 접근한다. 그녀는 애인을 그리워하면서 점점 야위어 가는 사츠키에게 히토시와의 작별의 자리를 마련해준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가상세계의 이야기로 흘러갔지만 마치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처럼 그들 둘이 만나는 장면에서 그리고 히토시가 손을 흔드는 장면에서 그들의 감정이 나에게로 전이되는 것을 느꼈다.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는 이 세 가지 이야기를 통해서 이별의 순간은 불의의 순간 자신에게 찾아올 수 있지만 그것에 휘둘려서 삶을 포기하는 것은 그들이 사랑했던 이들이 결코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오히려 더 꿋꿋하게 이겨내기를 원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 책의 내용적인 요소보다도 앞서 예로 든 문장들 처럼 등장인물들의 아픔을 그려내는 섬세한 글 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마치 주인공이 된 것과 같이 그들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뛰어난 묘사들로 만들어지는 책 속의 깊은 바다를 보면서 과연…….  이라는 감탄사가 절로 쏟아졌다. 
 

그러고 보니 내가 이제껏 여성들의 작품을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책장을 둘러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여성작가의 책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 섬세함이야말로 여성작가들의 책들이 가지는 매력이구나라고 깨닫게 되었다. 이제부터라도 자주 여성작가들의 책을 접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하면 사실 나는 섬세함이라는 것과 거리가 먼 아주 둔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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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팀장 생존 전략
사카이 조 지음, 박미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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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구나 크기와 상관없이 한번쯤은 리더로서 조직을 이끌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통해 리더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동시에 알고 있을 것이다. 그 중요성과 어려움은 학창 시절 때는 일회성으로 그쳤지만, 사회에 나가서 조직생활을 경험하게 될 때면 그 조직의 성공여부와 직결될 만큼 리더의 중요성과 어려움의 강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져서 우리들의 가슴을 짓누른다. 




이 책 <불황기 팀장 생존전략>은 이와 같은 고민들을 단번에 날려버릴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아 불황기뿐만 아니라 조직 생활에 몸을 담고 있는 팀장들이 언제라도 적용가능한 아니 적용해야만 하는 이야기들을 담아놓고 있다.




그 덕분에 이 책에는 우리나라의 영향력 있는 기업의 인사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추천글이 곳곳에 담겨 있는데, 그들은 이 책에 대해 “실무자로서 느낀 바는 이 책이 실제 비즈니스 현장의 모습과 목소리를 그대로 담고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책을 “비즈니스 현장을 떠날 때까지 두고두고 읽어 볼 수 있는 바이블”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솔직히 나 같은 경우, 팀장은커녕 아직 취업의 문을 뚫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서 조직세계에 대한 이해력이 전무했고, 그 때문에 이들의 추천글은 나로 하여금 이 책에 중요성을 인식시켜주는 동시에 내용에 대한 믿음을 부여했다. 그리고 나는 그 믿음을 바탕으로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은 팀장의 직원 관리의 방법에 대해 많은 내용을 할애하고 있다. 이 사실은 팀원들의 동기부여의 성공여부가 조직의 성공을 가늠하는 것임을 나타낸다고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조직원들을 꼼꼼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 순위며, 혹여 기량이 떨어지는 사원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팀장에게 항상 찾아오는 애로사항인 예산관리 문제와 인사평가의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우선 사내의 자신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사내 정치’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즉, 회사의 키맨이 되는 사람과의 연계를 통해서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는 동시에 팀원들이 자신을 만만히 보지 못하도록 견제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에서 더 나아가 자신이 '키맨'이 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 하다고 이야기한다.




이와 같이 조직사회의 치열한 전투인 '사내정치'는 부하직원, 상사 할 것 없이 양방향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데, 그때마다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다양한 상황에 있어서의 각종 해결책을 제시해 놓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키맨이 될 수 있는 커리어를 쌓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 커리어는 영어, 개혁정신, 인적 네트워크, 비즈니스 서적. 4가지로 키워드로 요약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영상매체로만 간접적으로 보아왔던 조직사회란 것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그리고 팀원이면서 경쟁상대여야만 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파워게임 속에서 과연 나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리저리 고민해본다.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약한 고리관계의 힘. 그것을 만들고 이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깊은 공감을 하면서 이 책을 덮는다. 

 

인상깊은 구절

진정한 격려란 듣기 좋은 칭찬으로 상대방을 치켜세우는 것이 아니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부하직원을 칭찬할 때는 수고를 치하하고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제시해주어야 한다. 

부하직원의 업무 태도를 바꾸고 싶다면 팀장은 효과적인 질책을 통해 그가 자력으로 태도를 바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손해득실이 아니라 어짊과 사랑으로 결단을 내리면 결과와 무관하게 후회할 일은 없다.

진정한 인재란 개임보다는 회사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기업을 성장시키고, 나아가 사원 전체의 행복을 위해 사심 없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

자기주장을 펼칠 때에는 사전에 구체적으로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이 어느 정도이고 원하는 결과가 어떤 것인지 균형있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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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검은 베일
토머스 소웰 지음, 박슬라 옮김 / 살림Biz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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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1970년대의 하에에크로부터 출발한 신자유주의. 그의 ‘예종에의 길’은 계획경제로 무너져가던 경제흐름을 일시에 전환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무분별한 글로벌 시장위주의 기치를 내걸고 그가 미처 예상치 못했던 기득권층의 탐욕과 맞물려 ‘방종에의 길’로 빠졌다. 그로 인해 전 세계인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 이 시대는 바로 공황의 시대이다.




이런 공황의 여파의 중심에서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책이 나타났다. 토머스 소웰의 <경제학의 검은 베일>이 바로 그것인데, 이 책은 재미있는 논리를 가지고 신자유주의가 무너져 가고 있는 시대에 제3자(정부)의 개입을 줄여서, 관련 있는 자들(고용자와 피고용자, 판매자와 구매자)의 선택의 폭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외치는 논리의 중심에는 ‘통계’라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다. 그리고 그는 마크 트웨인의 발언을 인용한다.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그는 통계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동시에 그것의 거짓은 “동일조건이 아니다.” 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는 통계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객관성(동일조건)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차별들. 남녀차별, 소득의차별,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러한 차별들이 잘못된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가 마련한 각종 통계자료를 인용하여 그것들의 비교가 “사과와 오렌지의 비교”라고 주장한다.

 

사과와 오렌지의 비교?

남녀차별에 대해서는 “고용주가 남녀를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남성과 여성의 역할의 차이 때문에 드러나는 객관적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뿐” 이라고 이야기한다. 즉, 여성들은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고려해야 하므로 사회에서의 동등한 경험과 그에 대한 대우는 얻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빈부격차의 증가에 대해서는 “자료에 제시된 인물들은 과거와 현재의 기준으로 동일 인물의 비교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결론 내릴 수 없고, 오히려 과거의 저소득층이 계속 저소득층으로 남지 않고 연륜을 쌓게 되면 소득이 증가하기 때문에 빈부의 격차가 늘어난다고 하는 고정관념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소득통계는 일정 시간동안 벌어들인 양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그것이 부자와 빈자를 설명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인종차별에 대해서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통계범주에 포함시키면서 “백인이 흑인을 차별했다면, 아시아인은 백인을 차별했을 것이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것은 인종의 차별이 아니라, 문화적 차이에 기인한 교육의 차이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빈곤층의 자녀가 사회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부자들의 자녀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제3 세계의 착취는 해외원조였다?


그는 제 3세계에 관련된 제국주의화와 착취행위에 대해서도 그것은 착취가 아니라 해외원조의 성격이라면서 반박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원조가 있었기 때문에 일본, 중국 등은 지금의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의 보수들이 항상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후진국에 머물렀을 것이다.”와 비견될 만할 망언을 내뱉는다. 그는 이러한 논리에 코트디부아르의 자료를 인용하면서 미국의 해외원조는 이익을 얻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며 착취의 목적으로 접근한 것이 결코 아니라고 반박한다. 




이 책의 전부가 무너져가고 있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에 깔린 관념들을 단지 고정관념일 뿐이며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경제저격수의 고백>이라는 책을 보면 이 책의 저자가 하는 주장은 그들. 보수주의자를 옹호하기 위한 헛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저격수의 고백>이라는 책에서는 제3세계의 자원을 빼앗기 위해 어떤 행위를 했는지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저자가 믿는 통계라는 것이 ‘한 꺼풀 벗겨내고 철저히 조사하면 진실이 드러낸다.’ 는 생각과는 달리 ‘처음부터 엉터리’라는 것을 책에서 쉽게 발견된다. 미국의 경제저격수는 그들이 침투한 나라에 필요한 각종 산업지표들을 몇 배나 부풀려서 도저히 갚을 수 없을 정도의 빚더미를 만들었으며, 처음에는 이런 통계치 들을 현실화 시켜 거품을 조장한 뒤에 한꺼번에 거품을 터트리는 방법으로 이제껏 키워놓았던 국가들의 자원들을 힘들이지 않고 빼앗아 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기득권을 가진 보수주의자들이 무슨 생각으로 그들의 주장을 옹호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쓴 사람이 50대 정도의 나이를 가진 미국의 백인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흑인이었다는 사실은 의외였다.

 

토머스 소웰이야 말로 그들이 오바마에게 하는 말인 ‘무늬만 흑인이지 백인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을 경제학의 검은 베일이 아니라 경제학의 하얀 베일로 고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편집자가 어떤 의도에서 이 책을 출간했는지 알 수 없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백인 보수주의자들의 편협한 시각을 엿볼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조갑제 같은 '뉴라이트'쪽의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번쯤은 이 책의 논리와  자신의 견해를 비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솔직히 면전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다툴 기회가 많지 않을 뿐더러 악영향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을 쓴 토머스 소웰과 모의고사를 한판 치루는 것도 좋다. 왜냐하면 이 책은 여러 주제에 대한 자신의 답을 써놓은 것이라 우리도 그 질문에 대해서 나름대로 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파악해 볼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p.s 이 책을 읽는 대학생들은 대학의 비판에 관한 저자의 주장이 미끼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저자는 제3자가 관련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시장위주의 견해를 펴고 있는데, 이 책에서 제기된 대학의 폐혜는 바로 정부가 그들을 방관한 결과로 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은 비영리기관이라는 교묘한 트릭을 걸고 감시자들의 눈을 속이면서 학생들에게 그리고 기부금을 얻어 내야하는 정부기관에게 엄청난 자본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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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이정표 도난사건
이세벽 지음 / 굿북(GoodBook)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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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엄마와 이별하게 되었지만 엄마를 다시 만날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철수. 시민의 편에 서서 항상 공정한 판결을 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부장판사. 이들이 꿈과 희망의 발전소를 찾아서 떠나는 판타지 어드벤처라고 이 책을 평가하기엔 솔직히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이 책의 저자의 이야기부터 하고자 한다. 이 책을 쓴 지은이의 소개글을 보면 여러 권의 저작을 남겼다고 나와 있는데, 검색을 통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죽음대역배우 모리>는 2008년 3월 7일에 발간되었고, <검정풍뎅이1,2>는 같은 해 6월 17일에 발간되었으며, <사랑 그리고 꽃들의 자살>은 10월 29일에 발간되었으며, 이 책은 올해 3월 9일에 발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략 다음 작품 사이의 공백기가 3~4개월밖에 되지 않는 엄청난 스피드로 작품을 출간해낸 것이다. 작품구상을 이미 여러 가지 해놓았다고 하더라도 장편소설 한권에 들어가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나. 의문을 제기해본다. 어떤 분은 몇번의 수정을 거쳐서 낸다고 하는데 이 책은 전혀 수정되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마치 생것을 먹는 듯한 비릿한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라는 말처럼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흡입력이 있는 것에 비해서 구성과 내용전개는 정말 형편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고자 하는 책들은 이미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래도 제목이 주는 이정표를 도난 했다는 사건으로 비유했다는 점이 괜찮은 것 같아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글쎄…….




우선 철수와 부장판사가 만나게 되는 개연성이 전혀 없다. 갑자기 한 챕터가 넘어가면 철수와 부장판사가 같이 행동하고 있다. 그리고 그뿐이 아니다. 꿈인지 사실인지 모르는 부장판사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 등장하는 복선인 돼지고기를 썰다 손가락이 베이는 사건을 위해 24페이지나 할애하고 있다. 그런데 이 24페이지가 이 책에서 의미하는 것은 이 책의 결말보다 많은 페이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선묘사에 신이나서 전후를 판단하지 못했던 것일까?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 손가락이 베이는 장면을 묘사하는 것이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했을까? 내 생각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 장면의 묘사보다 다음에 등장하는 사건인 돈을 놓고 싸움을 벌이는 가족들을 통해서 돈에 대한 경고가 훨씬 중요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다. 이 책의 악의 근원인 황금쥐는 알지 못할 욕구로 인해서 지하철의 이정표를 탐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먹어치우는데, 그행위는 한참이 지나서 황금쥐가 지하세계 건설의 일환이라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변신한다.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먹어치운 다잖아요~ 그러니까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그러는 거겠죠.” 이런 식으로 작가가 두루 뭉실 던져놓은 것에 낚이지 말자.




그뿐이랴 중간(123p)에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내용이 갑자기 등장하고, 우체통이 철수에게 신신당부 하면서 비밀로 하라는 진실이 전혀 입싸보이지 않게 서술되어 왔던 주인공 철수가 어이없이 뱉어버리고, 철수가 황금쥐의 손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180도 변신하는 부장판사(책 후반부에 그 이유가 밝혀지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결말 부분이 24페이지 보다 적다고 말했는데, 아마 결말을 보시면 내가 왜 이 책을 읽었나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236페이지에는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자 하는 내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아마도 저자는 작년의 세계금융위기를 보면서 이 책을 짓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아무리 소재가 우리에게 적절한 것이라도 이렇게 시대에 편승하고자 하는 책에는 절대 인정을 베풀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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