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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지음, 이상원.조금선 옮김 / 황소자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시간을 정복한 남자. 얼마나 멋진 카피인가.
처음 서문에서도 작가는 자기가 류비셰프에서
발견한 시간의 비결을 알려주리라 뜸을 들인다.
침이 꿀꺽 넘어갔다.
이제야 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하지만 비결은 없었다.
아니 있었지만 내가 기대했던 것은 아니었다.
어찌 보면 내가 잘못된 기대를 했던 것 같다.
요즘 나오는 시간 관리 책들은
우선순위 매기기와 시간 확보에 대한 얘기가 전부다.
이 책은 시각이 다르다.
알렉산드로 알렉산드로비치 류비셰프(1890~1972)
1916년(만26살)부터 시작된 자신만의 시간통계를 통해
하루 10시간 잠을 자고 취미생활을 즐기면서도,
죽을 때까지 70권의 학술서적과
총 1만 2,500여 장에 달하는 논문과 연구자료를 남겼다.
여기서 비법이라 할만한 것은,
10분까지도 체크하고 기록하고
목표에 맞도록 빈틈없이 사용하여
그냥 버리는 시간이 없도록 하는 것.
그것도 평생동안.
류비셰프는 연초에 계획을 세우고
연말에 결산을 하면 1% 오차 밖에 나지 않았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 그는 인간이 아니라 기계였던 것이다.
또한 계획을 통해 자기가 하고 싶었던 것들까지 다 해낸다.
물론 이러한 일이 안정적으로 가능하기까지는 21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가 목표한 것처럼 그는 초인이 되었다.
누구나 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일.
하지만 여기서부터 책과 내가 좀 멀어진다.
작가의 시각도 비슷하지만,
이건 보통 사람들이 할 수가 없는 일이다.
이걸 다하는 사람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어느 정도까지만 하는 것도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기술서를 원했는데, 이책은 도덕책이었다.
그것이 불만이었다.
시간관리에 대해 속시원히 풀어줄 책은 정녕 없는 것일까?
오늘도 나는 시간에 허덕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