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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도둑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그림자 도둑, 표지의 그림도 그렇고 마치 아동동화책 제목같은 이 책은 유명한 프랑스작가 마크레비의 작품이다. 그의 전작 '낮'을 통해 만났을때와 달리 이 책에서는 추억을 듬뿍 느낄 수 있다.
누구나 어릴적 그림자놀이를 해봤을것이다. 서로 상대방의 그림자를 뛰어다니면 밟기놀이를 할때면, 마치 그림자가 나인양, 친구인양 그렇게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림자속에 우리의 또다른 영혼이 담겨있다면 어떻게 될까? 나의 마음을 알고 있는 또다른 존재가 바로 그림자라면? 바로 그러한 상상에서 이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주인공이 직접 나의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어릴적에는 누구나 덩치로 우열이 나눠지는가 보다. 키크고 덩치가 크면 대장이 되고, 키작고 약한 아이는 관심에서 멀어지는데, 주인공이 바로 그런 작고 여린 소년으로 나온다. 그런 평범한 소년이 어느날 자신에게 감춰져 있는 놀라운 능력, 바로 다른 사람의 그림자를 빼앗아 오는 그런 능력이 있음을 알게되고, 또한 그 그림자를 통해 상대방의 내면을 알수있게된다. 때로 그 능력으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감춰져 있는 아픔들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또는 그림자의 도움을 받아 평생 해보지도 못할 용기를 내서 반장선거에 나가기도 한다. 그림자를 빼앗는 능력, 참 새로운 발상이다. 그것도 그림자가 이야기를 하고, 그림자 주인의 내면을 알려주는 내용자체가 말이다. 어릴적 이야기는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는 어떤 여자아이(클레아)의 그림자를 통해 그녀가 가지고 있는 아픔을 이해하며 기분좋은 추억을 쌓는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은 2부분으로 나눠져 있는데, 어릴적 이야기와 어른이 된 이후의 이야기로 나눠진다. 어릴적 이야기는 읽을수록 우리네 어릴적 생각이 떠오르게 되고, 한참을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마법이 담겨있는듯하다. 짜릿한 반전이나 극적인 긴장감이 없어도 이렇게 몰입하며 읽을 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약하기만 했던 주인공이 의대생이 된 후로 좋은 여자친구도 사귀고, 어릴적 가장 친했던 빵집아들과의 만남, 등등을 통해 그가 가진 독특한 능력이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빵집아들도 자신의 장래를 후회할것만 같았던 뤼크가 의대공부를 할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사실 내면깊숙히 자리잡은 추억은 곁에 있는 사람조차도 외롭게 만들정도가 된다. 정작 본인은 알아차리지 못할때가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애써 친해진 여자친구와도 연인에서 친구로 남게 되기도 하지만,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잡았던 클레아와의 만남을 생각나게 하고, 그 추억을 따라가서 결국 그녀를 만나게되는 행복한 이야기다. 물론, 주인공이 어릴적부터 아빠와 헤어지고 혼자사시는 엄마와의 사랑과 그리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자면 한참을 이야기할거리가 많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의 마음속에 있는 다른 사람을 향한 배려와 사랑에 점점 끌리게 되어 순식간에 책 한권이 끝나는 것같아 아쉬운 느낌이었다. 마크레비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