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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다시, 기욤뮈소의 책을 만났다. 언제나처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그의 창작세계는 놀라움으로 이끈다. 30년전에 잃어버린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러 가는 여행.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은 어찌보면 평범한 이야기소재이지만, 기욤뮈소를 통해 나타난 세계는 너무나 색다르다. 캄보디아에서 알게된 신비한 노인으로 부터 얻게된 10개의 알약. 그 알약을 통해 과거를 여행하게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30년동안 보지 못했던 연인을 단지 한번 더 보고 싶을뿐이었지만, 점점 과거의 역사에 관여하게된다. 죽을수 밖에 없는 운명을 거슬러 가는 주인공 엘리엇. 30년전 과거의 자신을 만나서, 오랜동안 부모로 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를 씻지못하고 그로인해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한다거나 아이를 갖는것에 두려움을 갖고 살았던 자신을 설득하는 작업무터 시작해서 모두가 힘든과정이었지만, 매번 알약 하나하나를 통해 과거로의 여행은 책을 읽는내내 숨가쁘게 다음의 만남을 기대하게하고 손을 떼지 못하게 한다. 그 흥미진진함은 둘째고, 무엇보다 30년전 미국의 세계를 묘사하는 그의 디테일한 모습들은 마치 눈앞에 70년대의 모습이 그려지는듯 선명하게 묘사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읽을때마다 마치 영화를 한편 본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것 같다.
과거를 바꾸는 것은 현재와 미래의 나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또 다른 차원의 미래세계가 열리는 것일까? 누군가는 미래란 수많은 확률에 따라 갖가지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는데, 우리는 그중에 한곳에 있을뿐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엘리엇이 일리나를 살리려고 결심하면서, 그러면서 자신의 생애에 기쁨을 주었던 딸의 존재도 기억하고 싶은, 그래서 최소한도로 역사를 뒤바꾸지 않으려한 모습들.. 따지고 들라면, 어찌 논리모순이 없을까만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내가 마치 시간여행자가 된듯한 느낌을 갖게된다. 특히 알약을 통한 마지막 여행을 통해 일리나를 살리고 나서부터 진행되는 스토리는 마치 인생을 순식간에 살아가는 모습을 묘사하듯 30년을 단지 몇페이지에 담아서 그 느낌이 책을 통해서도 짧은 시간에 모두 다 지나가버린듯한 느낌이 들게한다. 이것역시 그만의 매력일지 모르겠다. 손을 떼지 못하게 하는 묘수.
사람은 누구나 정해진 운명을 따라간다고 하지만, 그 운명을 거슬러간다고 해도, 결국은 완벽한 나를 만들수는 없는것, 과거로의 여행이 그의 인생을 완전하게 한것은 아니지만, 불완전한 환경속에도 삶을 사랑하게 하는 그만의 세계관이랄까 그런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