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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평점 :
얼마전 덕혜옹주를 읽어서 였는지, 새삼 역사소설에 관심이 많이가게 된 와중에 '소현'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덕혜옹주를 보면서 참 안타까운 삶을 살다간 비운의 공주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였는지, 소현세자에 대한 아쉬움과 고뇌를 알아보고 싶어졌습니다. 소현세자역시 청의 침공에 볼모로 7년여를 청나라에서 패자의 아들로 살아야했기에 그 속에 담긴 울분과 비통함, 그리고 조선을 향한 마음이 표지의 사진에서 절절히 묻어나오는듯합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생각보다 읽기 쉽지 않더군요. 덕혜옹주는 마치 동화같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면, 소현은 딱딱한 역사책을 그대로 읽는듯 느껴집니다. 책의 내용은 소현세자가 느꼇을 수만가지 마음의 행적과 당시 상황에 대해 빈틈없는 묘사로 가득차있습니다. 그런 부분이 오히려 읽기 어렵게 하네요. 벌써 쉬운 책에만 익숙해져버린 제 자신에 대해 마음을 다잡으며 '소현'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병자호란당시에 적국에 끌려간 세자, 당시 조선은 명에 대한 의리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인조임금이 다스리는 나라였기에 청에서 볼모로 살아야했던 소현세자는 알게모르게, 조선으로부터 감시를 받게됩니다. 누구보다 조선을 사랑했지만, 명의 멸망을 눈앞에 바라보고, 선진유물에 눈이 떠져가면서 그러나, 그런 모습이 조선에 알려지기를 원치 않았던 복잡한 마음들.. 소현의 일거수 일투족이 조선에 보고되고 그러한것이 나중에 환국했을때 인조의 눈밖으로 난것일수 있습니다. 인조는 명과의 의리를 지키기위해 광해군을 내몰고 왕이 되었으니, 비록 멸망했다해도 명을 버리고 청을 따를수 없었기 때문이겠지요.
역사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의 인조와 청의 섭정왕 사이에서 양국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한 소현의 몸무림, 그러한 소현이 조선의 왕이 되었다면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집니다. 동생 봉림역시 볼모로 가 있다가 후에 효종임금이 된후 북벌정책을 진행하였는데, 소현이라면 어찌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는 명의 문물뿐 아니라 서역의 높은 선진기술을 공부했던 사람이기에 더욱 궁금해집니다.
청의 볼모로 7년을 지내고, 환국후 2년, 그리고 죽음. 세자의 자손까지도 모두 죽고마는 서글픔. 비운의 세자 소현이 강대국 청나라에 잡혀있으면서 느끼는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함께 등장하는 만상이라는 역관, 조선관리의 아들로 세자의 심부름을 도맡았던 석경, 그리고 왕족의 딸로 잡혀온후 청국의 여인이 된 흔, 그리고 무당여인 막금과 함께 어울려 펼쳐집니다. 그러한 세상이야기가 읽어가면서도 계속해서 답답함과 울분과 아쉬움이 남게 합니다. 약소국의 아쉬움이랄까, 소현세자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