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물고기

4월의 물고기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4월의 물고기, 책표지에는 물고기의 비늘이 양각으로 도드라져 채워져 있고, 그 위에 한 여자가 반듯하게 누워있는 표지 사진. 지은이 권지예. 낯선 작가, 여성. 만일 이 책을 선물로 받지 않았다면, 아마도 끝내 읽어보지 않았을 것 같다. 여성적 취향의 로맨스 소설은 왠지 거부감이 있엇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여성작가라는 사실 하나로 그저그런 평범한 소설이려니 하고 며칠째 읽지 않고 놓아두었다가 어쩌다 손이 가면 조금씩 조금씩 읽어갔다. 역시나 통속적인 소설인것같은 분위기로 소설이 시작된다. 읽다가 멈추고, 다시 조금 읽다가 멈추고 한것이 거의 1달이 다될동안 절반도 다 읽지 못하고 있었는데, 갈수록 이야기의 전개가 알수 없는 미궁과 스릴러적인 분위기로 접어들었다. 그 다음부터는 순식간이었다. 여러가지 복잡한 퍼즐을 맞춰가듯, 얽힌 실타래가 풀리듯 갈수록 읽는속도에 불이 붙었다.

 

운명적인 사랑이란 있는것일까? 책의 첫부분에서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속에서 운명적 사람을 발견하고 그 운명을 놓치지 않으려는 주인공들의 몸부림. 각자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숱한 아픈상처때문에 쉬이 다가가지도 못하지만, 일단 만나고나서는 그 어떤 아픔도 다 드러내놓고픈 사람을 만난다. 너무 큰 아픔의 상처이기에 웬만해서는 절대 드러내놓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만났다. 알듯 모를듯 운명같은 사랑이라 생각하며 만났던 선우와 서인. 정열적으로 사랑했지만, 알수 없는 어둠의 그림자가 그들에게 있었고, 어렴풋한 어린시절의 기억들은 갈수록 소설의 분위기를 스릴넘치게 만들었다.

 

사랑스런 선우의 모습속에 감춰진 선과 악. 자기의 속마음을 정말 제대로 알고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기억하는 사실은 진짜일까? 이 책을 읽어갈 수록 기억속에 있던 기억은 진짜가 아님이 드러난다. 마음속 깊이 남아있는 치유되지 않은 상처들과 묻혀진 진실들은 어떤식으로 드러나게 될까. 뒤로 갈수록 긴장감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 낯선 감정, 다중인격, 얼핏 들어본것 같기도 하지만, 소설을 통해 어느정도 이해되는것 같기도 하다. 작가 권지예를 다시 보게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