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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요 몰라요 그냥요 ㅣ 이야기 보물창고 17
이금이 지음, 최정인 그림 / 보물창고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부터였는지, 아마도 7살무렵부터 무슨말을 하면 일단 '몰라요'를 입에 달고 사는 아들이 있습니다. 정말로 모르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제는 거의 습관적으로 '몰라요'를 내 뱉고나서 다시 혼자서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런 아들이 있기에 이 책 제목에 저절로 손이가게 되었습니다.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를 남발하는 병을 삼요병이라고 진단을 내렸네요. 책속의 엄마도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병원에 찾아갔지만, 의사선생님은 '매'라는 처방을 내려줍니다. 거기까지 읽었을때, 고개가 갸웃거려졌습니다. 정말 옳은 처방일까? 왜냐 하면 제 아들의 경우에는 효과가 그다지 없었거든요. 아닌게 아니라 처음에는 '매'가 무서워 말을 듣는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아이의 마음은 굳게 닫혀버리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아이에게 읽혀주기전에 먼저 읽어보면서, 과연 아이가 이 책을 읽고서 어떤 느낌을 가질까 생각해봤습니다. 무심결에 내뱉는 말로 인해 엄마,아빠의 마음이 얼마나 답답할지는 평소에도 항상 말하는 것이니 이해하기 쉬울겁니다. 그렇지만, 먼저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책에서는 확실한 결론을 내려주지는 않습니다. 엄마아빠 그리고 아이가 함께 더 생각해보게끔 하는 열린 결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몇가지 이야기가 모아진 책입니다. '열려라 맘대로 층'의 이야기도 울 아들의 버릇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만 타면 버튼을 모두 눌러보려고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도착하기전에 다른 층버튼을 눌러서 서나 안서나를 확인하기도 하고, 내리면서 모든 층 버튼을 눌러놓고 내리기도 하지요. 이런 행동들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불편하게 하는지, 그러다가, 그 불편이 자신에게도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책에 있는 모든 이야기가 결론을 보여주기보다는 읽어보는 이로 하여금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들인지라, 울 아들은 좀 싫어할것같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내용만으로 보면 아마도 다시 책을 들고 또 읽어볼거라 생각됩니다. 내용들이 아이들 세계에서 매우 흔한 내용으로 꾸며져 있거든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