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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걸음만 앞서 가라 - 정치학자 강상중, 아시아의 리더 김대중에게서 배우다
강상중 지음, 오근영 옮김 / 사계절 / 2009년 10월
평점 :
강상중, 정치학자라는데, 나는 이분을 잘 모른다. 그런데, 이분이 김대중 전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자주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특히 김대중대통령의 서거를 얼마 앞두고 09년 4월에 마지막 인터뷰를 한 내용이 담겨있다해서 이 책에 흥미를 느꼈다. 저자 강상중은 일본 도쿄대학에서 정치학교수로 있는 분이라고 한다. 한국인의 이름으로 도쿄대학교수로 있다는 것 자체가 그의 어떤 파워가 느껴진다.
많은 리더쉽관련 책들이 넘쳐나는데, 유독 이 책에 관심이 가는것은 김대중선생의 정치철학 또는 리더십에 대해 논하고 있기때문이다. 김대중선생의 민주화를 향한 열정에 대해서는 이제는 누구나 다 알정도이지만, 사실 그가 가졌던 경제관,역사관, 정치관등에 대해서는 깊게 아는바가 없다. 개인적으로 감사한것은 이 책을 통해서 김대중선생이 가졌던 철학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저자는 김대중선생의 반걸음 철학을 이야기하기전에 우리시대의 리더쉽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있는데, 일견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많은 리더십에서 개인의 능력을 인정하고, 권한 이양, 자율적 통제등을 강조해왔는데, 그로 인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갈피를 잡지못하고 헤매고 있는것처럼 보이며, 너무 많은 자유때문에 더욱 더 고독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고독에 탈피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고, 반작용으로 리더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식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김대중선생이 말하는 반걸음철학이 새로운 리더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말한다. 리더가 너무 앞서감으로 인해 괴리감을 느끼게 하지않고, 언제나 민중의 편에 뛰어들어가 설득하고 다시 앞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자리가 바로 반걸음앞이라고 설명한다.
참 명확한 비유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어떤 지도자들은 시대를 너무 앞서감으로 인해 돈키호테처럼 치부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민중이 원하는대로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명확한 목표를 세우지 못하고 판단력을 상실해 가는경우도 있다. 그래서 김대중 선생의 반걸음 철학이 다시금 가슴속에 다가온다. 서민들의 어려움을 몸소 느끼고 위로해주던 대통령으로서의 기억은 노무현대통령의 서거와 함께 아쉬운 두분의 부재를 더욱 더 생각나게 한다. 김대중선생이 말하던 반걸음앞선 리더로서 살아가기위해서 어느정도 선견력도 필요하겠다. 뿐만 아니라 따르는 구성원들과의 원할한 의사소통도 매우 중요하겠다. 반걸음앞선 리서의 자질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