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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나뭇잎, 이로도리 - 칠순 할머니들이 나뭇잎 팔아 연 매출 30억!
요코이시 토모지 지음, 강지운 옮김 / 황소걸음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기적의 나뭇잎 이로도리, 뭔가 신기한 이파리에 관한 비밀을 적은 책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일본의 어떤 산촌마을에서 일으킨 경제부흥의 현장을 나타내는 말이다. 젊은이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나이많은 어르신네들만 남아있는 시골산촌에서 무엇을 통해 돈벌이를 할 수 있었을까? 우리네 시골을 봐도 어려운것은 비슷한것 같다. 젊은이가 부족해서 바쁜 농사철이면 근처에서 일군들을 모집해야만 하는 형편이 우리나라 농촌의 모습이다. 요즘 기계화가 많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칠순이 넘으신 부모님들은 여전히 논농사를 하시면서도 힘든부분이 많다. 비료를 뿌리는 일이며, 잡초 제거하는 일이며, 수확할때도 직접 손이 가는작업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논농사 뿐일까? 밭농사도 힘든것은 비슷하다. 병충해방지를 위해 취하는 조치들하며, 온갖 벌레들과의 싸움도 만만치 않다. 농사뿐 아니라, 과수원을 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별신통한 방법은 없는듯 하다. 일손이 너무 많이 필요한데, 인건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속에서 할머니들로 이루어진 산촌에서 수억원대의 나뭇잎사업을 일궈낸 저자 요코이시의 자서전적 이야기이다.
하릴없이 술마시고 남을 험담하던 시골노인네들을 부추켜서 새로운 농사거리를 찾고, 그것을 통해 돈을 벌게 해주기 위해 온몸이 만신창이이 되도록 헌신해온 요코이시. 그는 받은 월급을 모두 지역농산물 홍보에 사용하느라 수년동안 집에는 한푼도 가져다 주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거기에는 시골산촌을 깨우치기 위한 열정이 녹아있기 때문이었다.
열정의 힘은 무섭다. 굳이 피그말리온효과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사람들에게 할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를 심어주는 것만으로 변화해가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가미가츠의 산촌마을에 잘 살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그 마을에 맞는 새로운 작물을 찾아 여러 지방을 직접 돌아다니고, 재배법을 익혀오는 현장지식이 또한 큰 힘이 되었다.
회사의 업무도 비슷하지 않을까싶다. 팀원들을 이끌고 가면서 우리의 목표를 계속해서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달성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그저 말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이루었을때의 모습을 꿈꾸게 하는 열정, 그리고 혹시 문제를 만나더라도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책상머리에 앉아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찾아다니며 해결책을 찾는 모습. 이런것이 바로 어디서나 필요한 리더쉽의 조건이 아닐까 싶다.
요코이시는 츠마모노(음식에 장식으로 곁들이는 꽃 또는 나무잎)에 관심을 갖고, 츠마모노를 쓸만한 잎사귀를 재배하고 판매처를 개척해가는 과정을 보면, 그의 열정뿐 아니라 온 지혜와 정성을 다쏟아놓는 헌신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런 헌신이 과연 우리의 직장에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본다. 요코이시는 자기에게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노인네들이 부지런히 뭔가를 일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느라 그나마 있던 작은 월급마저 탈탈털어 새로운 작물을 찾아나선 사람이다. 그만큼의 열정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런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이룩된 시골산촌마을의 기적에 대해 상세히 기록한 이 책은 오늘날 우리네 시골에서도 충분히 아이디어를 찾고 열정을 다하여 좋은 대안을 찾아보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된다. 힘없는 노인들도 할 수 있는 작물을 키우거나, 노인분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농촌의 경제가 커질 수 있다면, 그래서 일을 통해 그분들의 건강이 유지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복지효과는 없을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