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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CEO 강우현의 상상망치 - 톡톡 치면 팍팍 나오는 현장판 생각놀이
강우현 지음 / 나미북스(여성신문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재작년 늦가을이었던가, 쌀쌀한 날씨에 회사팀원들과 함께 남이섬을 방문한적 있다. 다른 팀원들은 대학때 남이섬에 자주 놀러갔었는데, 그후 많이 변했다면서 놀란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떤 친구는 '겨울연가' 드라마를 기억했는지 드라마 찍었던 장소를 찾아다니며 섬전체를 헤집고 다녔다. 그렇지만, 내게는 남이섬에 관한 추억이 없었다. 남이섬으로 대학시절 MT를 가본적도 없었고, 그 유명하다는 '겨울연가'도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원들 따라 이리저리 다녀봤는데, 생각보다 '겨울연가'의 흔적이 많이 없었다. 이상했다. 겨울연가때문에 남이섬이 이만큼 유명해지고 외국관광객도 많아졌다는데, 왜 그렇게 흔적이 남아있지 않을까? 그보다는 여기저기 오밀조밀하게 숨어있는 재미가 가득했던 장소로 기억된다. 나뭇길을 따라 걷다가도 뭔가 있나 싶어 한쪽으로 들어가보면 어김없이 작은 눈요기거리들이 많이 있었다. 참 재미난것을 많이 해뒀네. 하는 생각을 했다. 섬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테마가 있는 공원처럼 여겨졌었다.
그런 남이섬이 다 알다시피, 처음에는 흥청망청 놀다가는 유원지였다고 한다. 상상이 안되기는 하지만, 쓰레기가 넘쳐나던 유원지를 멋진 관광지로 만든 사람이 바로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살아가는 디자이너 출신의 강우현씨라고 한다. 이 책에는 그가 남이섬의 사장이 되면서 좌충우돌 부딪히며 넘어온 험난한 고개길과 막히면 뚫고나오고, 안되면 돌아가고, 피해가고 그것도 아니면 좀 쉬어가면서 겪은 내용들을 정리한 책이다. 곳곳에 저자의 풍성한 상상력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것같다.
남이섬의 실천요강을 보면 남이섬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1. 벤치마킹하지마라(남의 것 따라하는 것은 남이섬의 것이 아니다),
2. 교과서 무시하라(진짜 좋은 아이디어는 책에없다)
3. 맨손으로 해결하라(돈 있으면 누가 못하나?)
그래서 섬 이곳저곳이 강우현식 상상경영의 산물로 가득하다. 대부분 직접 발로 뛰고 손으로 뚝딱거리고 만든것들이 많다. 쓰레기도 재활용하면 엄연한 관광상품으로 탈바꿈되는 곳, 그곳이 바로 남이섬이다. 남이섬이 유원지에서 관광지로 탈바꿈하는데 있어 개혁이라는 용어로는 부족하다. 혁명과도 같이 확뒤집어 엎었다고 표현함이 옳겠다. 저자가 말하듯이 자기가 먼저 개혁되지 않고 남들보고 바꾸라고 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장님의 월급이 100원이란다. 남이섬에서는 꺼꾸로, 뒤집어서 생각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는듯하다. 남이섬 직원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짜내고 갖가지 문화행사를 일년내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한다고 한다. 그래서 '겨울연가'에 묻혀있던 남이섬을 새로운 볼거리로 기억되게하는 일들이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책속에 나오는 많은 이야기중에 최근 1년내 일어난 변화는 참 궁금해진다. 재작년 늦가을과 비교하면 남이섬은 또 얼마나 변해있을까? 따뜻한 봄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남이섬에 가고싶다. 혹시 아나, 길가를 청소하는 교장선생님을 만나게 될지, 어딘가에서 뚝딱거리며 뭔가를 만드는 사장님을 보게될지... 나마나라 공화국. 그 새로운 세상에 들어가 보고 싶다. 남이섬은 굳이 봄이 아니라도 좋을거 같다. 그 안에서 즐거움을 느낄수 있다면 언제가도 가장 좋은 때가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