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 - 달콤쫄깃 시골 라이프 쌩리얼 생존기
원진주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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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주 작가의 "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이들이 도시 생활을 벗어나는 꿈을 꾸게 되는 전원생활에 대한 환상과, 그 이면에 숨겨진 생생하고 고단한 현실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에세이입니다. 원래 방송국 PD였던 작가 부부가 시골에 내려가서 살아가는 이야기인데, 낡은 시골집을 고치고 그 마을에서 겪는 ‘5도 2촌’ 생활사가 주된 내용입니다.

5도2촌이란,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촌에서 생활한다는 의미인데, 남편은 나중에 아예 7일내내 시골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흔히 많은 전원생활 에세이를 읽어보면, 낭만적인 풍경이나 여유를 강조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리얼한 시골생활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그대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시골집을 처음 보면서 정신 나간 집이라고 말한다거나, 새벽에 닭과 고라니가 떠들어대는 소리들, 뽑아도 뽑아도 끝없이 솟아나는 잡초들와의 전쟁, 태풍 한 번오면, 1년 고생했던 농사가 물거품되는 순간들을 숨김없이 보여줍니다. 또한 스테이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이틀밤을 묵고 가던 손님들, 70여명뿐이 시골마을에 와이파이를 처음 설치하면서 전봇대비용까지 지불했던 사연들.. 어쩌면, 이런 솔직함이 이 책의 큰 특징인거 같고, 시골생활을 꿈꾸는 도시인들에게는 큰 공감이 갈수 있는거 같습니다.


저도 시골에서 나고 자라서, 그 어려움을 잘 압니다. 방학때나 휴가때 고향에서 일손을 돕다보면 왜 힘들지 않겠습니까마는, 그런 고단함 속에서도 작가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발견해냅니다. 시골의 일상복이 되버린 몸빼 바지에도 마음 설레하고, 그래서 과소비를 벗어나 살아가야하는 최소한의 삶이 주는 만족감을 찾아냅니다. 저는 시골 생활의 가장 큰 특징은 이웃들과의 따뜻한 교제라고 생각됩니다. 갓 수확한 제철 채소나 직접 담근 김치를 옆집사람들과 나누는 시골 인심들은 도시에는 느끼지 못하는 인정을 알게됩니다.

무엇보다, 책의 처음에 실린 아름다운 사진들을 바라보며, 또한 유머러스하고 찰진 문체 덕분에 웃음지으며 읽게 됩니다. 복잡했던 삶의 짐을 내려놓고 어쩌면 느리게 살아가는 용기를 얻을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을 의식하는 가짜 욕망을 버리고, 나만의 진짜 행복을 찾아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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