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의 통찰

정세현의 통찰 -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 지음 / 푸른숲 / 2023년 2월

방송에서 주로 통일관련, 남북관계관련해서 상당한 혜안을 갖고 설명해주셔서 이해하기 참 쉽다고 생각했던 분인데, 이번에 책으로 그가 바라보는 남북관계 및 국제관계에 대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저자는 남북관계를 이해하기전에 먼저 국제관계, 국제정치의 진면목을 잘 들여다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제질서가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를 먼저 알아야,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이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만 잘하면 되지, 왜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가 생각이 들었지만, 국제정치의 질서가 어떻게 이뤄지는를 듣고보니 어쩔수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 이 말은 무법시대에만 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법이 있음에도 효과를 얻을 수 없는 환경적 요인이 있다는 것은 요즘 우리 주변 세상과 나라와 나라사이에도 통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가장 크게 와 닿는 내용은 국제질서도 어떻게 보면 주먹세계와 똑 같다는 말입니다 멀쩡한 우크라이나를 무력으로 침략을 강행한 러시아의 푸틴, 1년 넘도록 실질적 이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은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우크라이나에서 힘의 균형을 깨뜨리려는 시도가 있어서 러시아로서는 침략을 통해 힘을 보여주려한것 같습니다.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중국의 움직임, 일본의 재무장등이 국제시장에서 힘을 더 가지려는 행동들로 보입니다 그만큼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던 미국의 힘이 약해진것이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면, 참 아쉬운 내용들이 많습니다. 왜 우리 조선은 끝없이 중국에 의존하는 정책을 펴야만 했는지, 내실을 다지지 못해 일본에게 식민시대의 아픔을 살아야 했는지, 해방이후에는 왜 자주적으로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친일파들에 의한 정치가 이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이면에는 국제질서에서 대한민국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것이 가장 크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속에서 자주적이고 당당한 외교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장차 이뤄질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 어떤 외교를 펼쳐야 할지를 설파하고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지금의 우리나라의 정치는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정책가는 정치가와 달라야 한다. 미국을 포함한 여러나라들과의 일관성있는 외교를 통해 대한민국에 협조적인 관계를 세워가고, 주변의 강대국들 사이에서 균형잡힌 외교정책들이 필요한 시기임에도 주변 강대국(미,일)의 눈치를 보는 정치인들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