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시는 하나님 - 12년간 제주도에서 무인카페 <산책>을 운영하며 하나님과 산책한 이야기,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김기철 지음 / 한사람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책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고, 만유의 주재시다. 어디든 계시는 분이신데, 산책하신다 한들 뭐가 이상할까 싶으면서도,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을 찾고 갈구하고 있음에도 산책하시는 여유가 있으실까 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이 드는 제목이다.

저자는 제주도에 '산책'이라는 무인카페를 운영하며 느끼는 소회를 담담히 작고 아담한 책자안에 고스란히 담아두었다. 어쩌면 이렇게 간결하게 잘 쓸수 있을까, 부러웠다. 커피와는 관계가 멀었던 야채가게사장님이셨다는데, 어디서 이런 여유가 가득 묻어나올까 궁금해졌다. 그것도 무인카페를 12년 동안이나 운영해오고 계신다니 과연 돈이되는 일일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 걱정은 나만이 아니라 주변의 많은 분들이 그랬었나 보다. 계속 읽어가면서 저자의 삶이 새삼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것도 의지할 것없이, 낯선 땅에서 평생 해보지도 않은 카페를 시작한다고 하니, 무모함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그 안에서 철저히 하나님을 의지하는 모습이 보인다. 바닷가가 보이는 멋진 장소라면 조금만 잘 가꾸면 엄청난 인기와 함께 경제적 풍요를 누릴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하나님께 매달리지 않아도 편안하게 살 수 있음에도, 무인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도 그런부분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전적인 의지, 교회 설교말씀중에 가끔 들었던 말씀인데 성경속이 아니라, 무인카페를 통해 다시금 생각나게 한다.

"기철아, 너 뒤에는 내가 있다. 아무걱정하지 말아라" 저자의 아버님이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시겠다고 하신 말씀이자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같다. 뭘 그렇게 아둥바둥 살아가느냐고 우리를 안타깝게 바라보시는 것같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효율적인것을 찾고,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지만, 때론 좀 숨 좀쉬고 살고 싶은 시간이 있지 않을까 싶다. 한때 우리 교회 목사님께서 "덜 논리적이면서 더 사랑하라"라는 글을 항상 사무실에 걸어두고 마음속에 다짐하신다고 하셨다. 이 책속의 무인카페 "산책"도 조금은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와 사랑을 가져보라고 하는 것 같다. 저자야 말로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부럽다. 진즉에 이런 멋진 카페에 대해 소문을 들었다면, 제주도에 갈때 들러봤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있다. 별다른 눈길을 끄는 부분이 없다 할 지라도, 그곳에서 편히 쉬며, 그곳을 다녀간 이들을 생각해보며, 또한 근처를 산책하시며 같이 걷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