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일본 최대의 판매부수를 기록했던 요로 다케시의 <바보의 벽>이 던진 화두는 <왜 우리는 서로 말이 통하지 않나?>이다. 대답은 분명하다. <듣기 싫은 말에는 귀를 막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 남편과 아내, 상사와 부하, 미국과 이슬람 등 모두가 그 모양들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쌓아놓은 바보의 벽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안다><말해주면 안다><과학과 언론은 사실적이며 객관적이다>의 허구성을 밝힌다. 제발 알지도 못하면서 멋대로 단정하지 말라고 부탁한다. 그랬을 때 엄청난 불행의 씨앗을 뿌리게 되는 것이라고 으름장도 놓는다.

인간은 끝없이 유전하는데, 정보로 바뀐 의식중심의 인간은 스스로 달라지지 않겠다고 고집한다. 자신은 변하지 않는다고 정의를 내리는 순간, 즉 의식과 정보로 자신을 대치하는 순간, 벽이 생기고 대화는 단절된다. 바보의 벽은 이런 역전현상에 기초한다. 유사이래 인류는 공통이해를 통해 문명을 발전시켜왔는데 요즘 개성을 앞세운 자가당착이 판을 치고 있다. 저자는 <개똥같은 개성얘긴 집어치우고 부모와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교육이 우선>이라고 일갈한다.

이처럼 의식과 무의식, 두뇌와 몸, 공동체와 기능주의 등 현대인들이 간직해야할 소중한 다원적 실재들을 잊고, 균형적 사고를 무시하며 가치들을 역전시켜왔다. 그러는 동안 세상은 일원론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금 세계의 삼분의 이에 해당하는 나라와 대다수의 도시, 도시인들은 원리주의적 유일신을 믿고 있다. 그 신이라는 것은 인간이 대뇌를 유지하기 위해 입출력을 자기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산물이다. 근대가 만들어낸 일원론적 유일신을 신봉하면서 사람들은 바보의 벽을 하늘높이 쌓았고 수없이 많은 전쟁과 갈등을 빚었다. 아무리 얘기해도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대체 들으려고 하질 않기 때문이다. 이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일원론을 대체할 수 있는 21세기적 보편적 원리를 찾아내야 한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옳다고 생각하는 것> 즉 상식이라는 것이 그 원리아닐까라고 저자는 결론을 내린다.

<신나는아이들>에 참고가 될만한 점은

첫째, 성공하는 어린이, 똑똑한 어린이는 영재가 아니라 <사회적 적응성>이 뛰어난 아이라는 점이다. 근거없는 개성과 독창성, 창의력을 강조하기 보다는 주위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부모와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곧 세상을 이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바보의 벽>이라 불리우는 편협성, 몰이해, 선입견, 배타성을 없애는 교육이 필요하다. 경청훈련, 토론훈련, 팀워크 훈련 등의 목표가 바로 그것이다.

둘째, 두뇌개발은 신경세포의 자극전달과정을 일상적으로 반복함으로써 전달과정의 단계를 줄이는 것이다. 암산이나 속독은 물론이고, 피카소처럼 독특한 구상훈련을 통해 현란하면서도 정확한 입체구현이 가능하다. 습관이 중요하다는 논지와 일치한다.

다음은 주요대목을 발췌한 것이다.      

동경대 의대 명예교수이며 해부학 전문의인 저자는 몇가지 잘못된 <상식>에 대해 가차없이 메스를 들이댄다. BBC방송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여인의 임신과 출산>을 남녀 대학생에게 보여주자, 남자들은 <다 아는 내용>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반면, 남자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여자들은 시종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저자는 여기서 <안다>또는 <자세히 설명해주면 알 수 있다>라는 것이 착각이라고 단정한다. 이른바 안다의 대상인 세상은 결코 잡다한 지식과 정보로 알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안다고 말하고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믿는다.

사람들은 신문과 방송의 객관성, 사실성을 믿는다. 과학의 사실성을 신봉한다. 그러나 과학이 추론하는 것과 사실은 분명히 다르다. 그걸 혼동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즉 진정한 과학적 태도는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해서 무조건 절대적 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반증될 수 있는 모호한 부분이 남아있음을 인정하는 자세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에 확실한 것도, 믿을 것도 하나 없다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매일 일기예보에서 비올 확률이 60%라고 하면 그대로 받아들이되 그것은 추측일 뿐 진리는 아니라는 점을 늘 기억해야 한다. 왜 그러냐면 뭔가 절대적이라고 맹신하면 그 뒤에는 엄청나게 위험한 결과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필자는 뇌 전문의 답게 모든 감정과 행동을 주관하는 뇌를 y=ax, 즉 출력=계수 곱하기 입력의 일차방정식 계산기로 정의한다.  인간은 뇌를 아주 고차적이고 고급스러운 기관으로 생각하지만 정작 뇌는 계산기에 불과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인간의 뇌는 수학적 증명이나 과학적 실증을 통해 <이것의 옳다>라고 입증된 것을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넓혀가는 방향으로 진보해왔다. 이것을 공통이해라고 하는데 미디어와 언어 덕분에 어떤 사상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공통의 정보를 갖고 되고 공통이해를 하게 됐으며 문명의 발전방향도 이와같다. 그런데 그런 흐름에 <개성존중>이라는 이의를 제기하는 자가당착적인 움직임이 있다. <자기중심><독창성><창의력> 등을 함부로 떠들어대는 세력이다. 저자는 <개성도 독창성도 모두 개똥>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의식이란 철저히 공통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 공통성을 철저하게 확보하기 위해서 언어의 논리와 문화, 그리고 전통이란 것이 존재한다. 인간의 뇌중에서 특히 의식을 관장하는 부분은 개인간의 차이를 드러내기보다 같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성격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언어로부터 추출된 논리는 압도적인 설득력을 가지며 그 논리를 거스른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교육현장에서 자신의 개성을 기르라는 바보같은 말은 하지 않는게 좋다. 그보다는 <부모와 친구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또는 노숙자나 장애자의 마음이나 생활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다루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다. 이찌로나 나카타같은 젊은이들의 개성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들의 운동능력>에 불과하며,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몸에서 나오는 것이다. 누구나 노력한다고 그들처럼 되는 게 아니다. 인간이란 애당초 주어진 것 밖에는 가질 수 없는게 아닐까. 주어진 게 뭔지 모르고 주어진 것도 제대로 갖지 못하는 것이 문제일 뿐.

만물은 유전하지만, <만물은 유전한다>라는 말은 항상 그대로다. 사람들은 후자를 진리라고 착각하지만 그것은 정보에 불과하다. (진리는 움직이지 않는 불변이라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현대사회는 정보사회, 즉 의식사회, 뇌화사회라고 한다. 의식중심이란 무엇일까. 하루하루 변화하는 생명체인 나 자신이 <정보>로 변해버리는 상태를 가리킨다. 의식은 자기동일성을 추구하므로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같다>라고 부단히 주장한다. 그러므로 개성을 주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나에겐 변치 않는 특성이 있고, 그것은 내일도 모레도 변하지 않는다. 그것이 개성이다> 라는 주장이다. 근대적 개인의 탄생이란 바로 <인간은 유전한다>에 반기를 든 <나는 변하지 않는다>인 셈이다.

이런 역전현상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세계가 비뚤어져 버린 것이다. 의식의 세계는 공통적인 무엇인가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성립될 수 없다. 서로 대화를 나누고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거기에 개성이 끼어들면 대화는 성립될 수 없다. 현대의 가장 큰 벽은 바로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잘못된 대전제가 설정돼있고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참고로 옛날 사람들은 인간이 변하는 요인중의 하나로 <안다는 것>에 목숨을 걸었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고 했고, 안다는것은 자신이 완전히 바뀌고 더불어 세계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이들에게 자꾸 개성적이어야 한다고 얘기해선 안되며 그럴 필요도 없다. 애시당초 <너와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주위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 더 큰 문제인데 이는 가장 중요한 <상식>의 문제로 이어진다.

왜 인간은 생각할까. 인간에겐 대뇌라고 하는 거대한 컴퓨터가 있다. 그 덕분에 외부 입력이 없어도 뇌속에서 입출력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됐다. 입력을 자급자족해서 뇌속에서 마구 돌려대는 것이다. 신체 기관도 안쓰면 퇴화하듯이 인간의 두뇌도 그 크기를 유지하려면 쓸데없는 생각도 많이 해야하며 그러자니 입출력을 자급자족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생각이다.<신>으로 대표되는 추상적 개념이란 이처럼 연산장치안에서 빙글빙글 회전시켜 만들어낸 것이다. 개념이란 것도, 이데아란 것도 마찬가지다.

현대사회는큰 테두리의 공동체는 무너지고, 작은 단위의 공동체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그런 공동체는 닫힌 사회이기에, 다른 공동체에서 보면 <하는 짓이 좀 이상한데>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개인과 개안, 공동체와 공동체 사이에 상식 즉 옳고 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그 작은 공동체들이 자신의 논리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또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대동아전쟁을 일으켰던 일본의 육군과 해군의 이권다툼,  최근까지 파란을 일으켰던 일본 외무부의 똘똘뭉쳐 살아남기가 그 전형적인 예이다.

현명한 사람과 현명하지 못한 사람의 뇌는 외견상 아무런 차이가 없다. 결국 그것은 사회적 적응성으로 측정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세계의 삼분의 이가 일원론자라는 점은 반드시 주목돼야 한다. 이슬람, 유대, 기독교는 결국 일원론의 종교이며 원리주의에 기반한다. 지난 150년간 일원론의 폐해를 넌더리나게 봐왔으니 21세기는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 바보의 벽이란 어떤 종류의 일원론에서 비롯한다. 건너편은 보이지 않고 알지도 못한다. 

사람은 변한다라는 인식은 자신이 지금과는 다른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고방식이며, 그럴 경우 세상도 어제의 그 세상이 아니라는 인식전환을 동반한다. 이렇게 하루가 멀다고 생각이 바뀌는 교주에게 누가 모여들까. 거꾸로 도시가 생기고 정보사회가 확산되며 일원론적 종교가 그곳에서 세를 넓혀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흐름이다.

이런 일원론을 부정하려면,  다른 보편적 원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라면 이렇게 해야할 것이다>라는, 충분히 보편성을 가질 수 있는 <상식>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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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자본주의 핵심은 능률과 효과다. 즉 같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성과를 올리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을 존경한다.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숀 코비-의 원제는 <The Seven Habits of Highly Effective Teens>. 여기서도 어김없이 Highly Effective는 성공으로 통한다. (물론 그렇게 번역한 것은 한국의 출판사였지만, 저자인 숀도 굳이 반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의 십대들이 엉뚱한 곳으로 빠지지 않고,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은 채, 가장 효과적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습관으로 만들어야할 일곱가지 미덕을 소개하고 있다.  얼마 전 부터 우리나라도 이젠 제법 미국아이들의 교육방법을 가져다 들이대도 아예 언어도단으로 말도 못붙일 수준은 벗어난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나라의 현주소와는 거리가 여전히 떨어져 있구나 싶다. 부제가 눈에 띈다. <10대들의 영혼을 위한 진정한 선물>. 우리 10대의 성공은 좋은 대학에 가는 것뿐이다. 남 얘기할 땐 이러쿵 저러쿵 허튼 소리를 해도 자기 자식의 문제로 돌아오면 성공은 오직 그것 뿐이다. 영혼은 그 다음이다. 솔직히 그게 무슨 얘기인지도 모를 것이다. 워낙 없어서 새끼들 학교 보내는 것만도 장한 일이었던 우리 부모들도 몰랐던(알 수가 없었던)일이고, 이제 좀 먹고 살만해진 우리들도 모르는(배운 기억이 없는) 일이다. 우리 교육에 일대 단절이 있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아이들의 상처받기 쉬운 순진무구한 영혼을 위해 Effective한 금언록을 제시해주는 세상이라도 되려면 단절이 있어야 한다. 누구말마따나 십대가 되면 의무적으로 해외연수를 3년은 갔다와야 한다는 법을 만들더라도 그리 해야한다. 

이런 책을 비분강해하면서 읽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렇게 내놓고 이데올로기적인 책도 아니다. 다분히 실용적인 책이므로 어디 차용할 만한 대목을 없나, 뭐 그럴 듯한게 없을까 하면서 읽으면 된다. 더우기 <신나는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교과서가 될 책이다. 간단히 느낀 바를 훑듯이 적어보았다.

 1. 얼마전 <성공하는 10대들의 Daily Reflection>이라는, 영문으로 된 매일 금언록을 샀는데 이 책에서도 거기 나오는 좋은 문구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그리고 각 장마다 비교표처럼 알기 쉽게 만들어놓은 요약들이 있는데 그것도 교육엔 아주 유용할 것 같다. TV방송처럼 베스트 5를 하나씩 딱지 떼가면서 알아맞추기를 해도 재미있겠다.(맞추면 사탕주기) 파워포인트로 만들면 재료비도 절감되고 사운드효과도 넣을 수 있고 금상첨화.

고학년들한테는 Daily Reflection에 나오는 금언을 주당 7개씩 가르쳐주고 외우게 하면서 영어 공부습관의 샘플화시킨다면 엄마들의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다. 

2. 새뮤얼 스마일즈(Samuel Smiles)의 멋진 금언. 생각의 씨를 부리면 행동을 거둬들일 것이요, 행동의 씨를 뿌리면 습관을 거둬들일 것이요, 습관의 씨를 뿌리면 성격을 거둬들일 것이요, 성격의 씨를 뿌리면 운명을 거둬들일 것이다. 생각과 행동, 습관 그리고 성격, 운명의 연관관계를 이렇게 명쾌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한 금언은 없을 것이다. 이 내용을 사례(카네기나 록펠러같은 재벌)를 들어 그림으로 만들어서 보여주면 좋겠다.

3. 원칙을 설명하기 위해,  돈도 아니다, 부모님도 아니다, 친구도 아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성실, 책임, 정직 등이 원칙 아니겠느냐고 하는데 별로 설득력이 없다. 차라리 그 뒤에 올 7가지 습관을 대비할 생각이라면, <내가 세상의 중심이다><세상을 바꾸려면 나 자신부터 바꿔라>등을 원칙으로 삼는게 편할 것이다.  

4. 7가지 습관의 제 1번이 가장 중요하다. 주도적이 되라.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황금률이다. 86쪽 그림을 조금만 보완하면 아주 훌륭한 교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가지, 우리 자신의 선택과 태도일 뿐. 어린이나 십대들에게도 세상은 컨트롤 불가능한 대상이다.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지만 어른이 돼도 사정은 썩 나아지지 않는다. 어쨌든 통제불능의 환경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은 어릴 수록 강도가 더하다. 그럴 때 어쩔 도리없는 외부 요인에 대해 불만을 터뜨려봐야 제 속만 상하고 점점 삐뚤어질 뿐이다. 차라리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즉 스스로 통제가능한 자신을 잘 관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대목은 어른들도 공감할만한 얘기다.

<주도적인 사람들은 자기 마음대로 할수 있는 것들에 촛점을 맞춘다. 그렇게 함으로써 심적인 평안을 느끼고 결국 자신의 삶을 제대로 이끌어 간다. 주도적인 사람들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 그런 것들에 미소로 대할 수 있는 법을 배운다. 물론 그런 것들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일을 두고 걱정해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주도적이라는 말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할 수 있다>는 태도를 갖는 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도적으로 되기 위해 4가지의 도구를 매일 사용해야하는데 그것이 , 자아의식, 양심, 상상력, 독립의지라고 한다. 사람의 이것을 강아지와 비교한 101~103쪽은 그림으로 표현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사실 자아의식, 양심, 상상력, 독립의지는 중요한 개념이지만 그냥 설명하면 매우 어려워 어린이들은 못알아들을 게 틀림없다.

5. 습관 2.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 습관 1이 <운전석에 앉아있는 사람은 바로 나>였다면 습관 2는  <어디로 갈지 결정하고 지도를 그려보라>는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솔직히 잘 모른다. 어른인 나도 앞으로 뭐가 되고 싶은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아이들한테 <나중에 바뀔 게 뻔하니 대충 잡아라>하기는 좀 그렇다. 어쩔 수없이 약간의 트릭 또는 준비가 필요하다. 심사숙고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자신의 장단점과 주위의 희망사항등을 경청하게 만든 후 우선순위에 따라 몇가지를 적어보게 한다. 어차피 아이들한테 오늘 이후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 생각해보도록 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그에 합당한 기제만 있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자기 목표는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된다는 점이다. 

112쪽에 목표 확립의 두가지 중요성은 그다지 합당치 않다. 인생의 갈림길은 비단 십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평생 그런 고비는 수십번씩 마주친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것도 올바른 얘긴 아니다. 그렇게 가르치면 몇년후 자신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다신 돌이킬 수 없다는 얘기가 되고만다. 우리가 7가지 습관을 가르치는 것은 <스스로/ 현명하게/ 결정하고/ 실천하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다.     

6. 이 책을 읽다가 불현듯 든 생각인데, <한걸음만 더>라는 코너를 만들어 보는게 좋겠다. 사람들과 얘기하다 보면 생각의 깊이가 예상외로 얕은 것을 느끼게 된다. 한단계만 더 들어가면 상당부분 해결될 문제들을 그대로 덮어두는 경우가 많다. 사명서나 목표, 특히 계획을 세울 때도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시간, 분량, 결과물, 애로사항 등) 생각하면 습관화하거나 해결에 큰 실마리를 갖게 된다. 좀더 깊이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한 걸음만 더>를 생각 습관으로 만들어보자.

7. 사명서를 너무 딱딱하게 생각할 것은 없다. <나는 나는 될터이다>라는 노래를 불러가며 <왜?>에 대한 대답을 사명서에 써도 좋고, 시나 사진, 그림으로도 표현할 수 있다면 더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사명서나 목표 등은 키즈 플래너같은 곳에 붙여서 외울 정도로 반복, 일상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120쪽에 보면 사명서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일을 잘하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자기가 어떤 재능이 있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 주머니속의 바늘은 밖으로 삐져나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칭찬이 중요하다. 칭찬 한마디로 겨울 석달을 난다는 일본 속담이 있다. 재능을 확인하고 발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동력이 바로 칭찬이다. 그래서 할 때도 정성을 들여야 하고, 받을 때도 신중해야 하는 것이 칭찬이다. 124쪽부터 나오는 <위대한 발견>은 반드시 정독해야할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BE-DO-HAVE의 인생관과 HAVE-DO-BE의 인생관을 비교한다. BE, 즉 자기가 어떤 사람이 돼야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을 그림판으로 만들어서 후자의 허망함과 전자의 만족감을 대비시켜 주는게 필요하다. 사명서를 너무 HAVE중심으로 작성하는 것은 후자의 케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로.

8. 습관 3.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즉 <지도에 나온 길로 가라. 방해가 되는 것들은 모두 치워 버리고>라는 뜻이다. 마구잡이로 살지 말고 조직적으로(여행가방을 챙길 때처럼) 차근차근 살면 삶은 더욱 풍요로와진다. 150쪽부터 나오는 <나는 어떤 방식으로 나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의 네가지 유형을 잘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미루는 사람, 무조건 <그래>라고 하는 사람, 게으른 사람, 순서를 정해 일하는 사람. 앞의 세가지 유형은 요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서 느끼는 문제점들을 거의 포함하고 있다. 숙제를 미루거나, 정리정돈을 안하거나, 게임에만 푹 빠져있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문제의식을 갖게 만드는 방법을 여기서 찾아야 한다. 최소한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고 했을 때 우선 순위에서 멀어지도록 하고, 점점 배당되는 시간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라도 써야한다. 여기서 좋은 솔루션을 찾아낸다면 사업적으로 매우 큰 탄력을 받게 될 것.

9. 소중한 것을 먼저 해야한다면 가끔은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세일즈맨의 가장 소중한 것은 고객과의 만남이다. 그러나 고객과 만나는 것이 항상 즐거운 일은 아니다. 그런 일은 습관처럼 하는게 최선이라고 톱세일즈맨들은 말한다. 용기와 도전이 필요하다. 실패의 두려움때문에 포기해선 안된다. 자꾸 두렵다면 그보다 훨씬 하기 싫고 보람도 없고, 무서운 일을, 그것도 마지못해 반드시 해야할 때를 상상해본다.  그에 비하면 내게 소중하고 긴급한 일을 용기내서 못할 게 없다. 174쪽에 나온 금언.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실패한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하기싫은 마음보다 목표를 달성하려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168쪽은 계속된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대업을 이룬 사람들의 에피소드가 있다. 만화로 보여주면 좋은 컨텐츠가 될 것이다.

10. 아마 습관3이 가장 어려울 것이다. 인생의 매순간을 소중하게 보내도록 노력하라.  175쪽에 나온 시는 어른들에게도 절실하다. <일년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입학시험에 떨어진 학생들에게 물어봐라. 한달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미숙아를 낳은 산모에게 물어보라. 한주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주간지 편집장에게 물어보라. 하루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아이가 여섯이나 되는 품팔이 일꾼에게 물어보라. 한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약속장소에서 애인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라. 일분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기차를 놓친 사람에게 물어보라. 일초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간신히 교통사고를 모면한 사람에게 물어보라. 천분의 일초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사람에게 물어보라.>  시간을 아껴서 잘 관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이들에게 각각을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까. 나중에 보여주더라도 퀴즈 형태로 물어보면 재미있는 얘기가 나올 수 있을게다.

11. 대인관계로 들어가보자. 여기서 황금률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대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대로 다른 사람들을 대하라>는 것이다. 남이 무엇을 해줄 것인지를 생각하지 말고, 내가 남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하자. 칭찬하고 싶어질 때는 말로 해야 한다. <말하지 않은 좋은 생각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때를 놓치지 말고 그때 그때 칭찬해주도록 하자. 남의 말을 경청해주는 사람은 누구나 좋아한다. 귀가 두개고 입이 하나인 이유? 두번 듣고 한번만 말하라는 뜻 아닐까.

12. 습관 4. 상호이익을 모색하라.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덕목이다. 남을 꺾어야 내가 산다는 정글의 법칙에 숙달돼온 사람들에게 경쟁하지 말라, 비교하지 말라는 말은 공자님 말씀으로 받아들여질 뿐이다. 더구나 상호이익의 두가지 원칙중에 우선이 <개인의 승리를 거둘 것>  즉, 개인의 안정성이 없으면 남을 칭찬하고 기쁨을 나누는 여유를 가질 수 없다는 얘긴데, 아무래도 쉽게 설명이 안될 듯 싶다. 차라리 팀워크의 효율성과 리더의 자질로 풀어가는게 받아들이기도 더 쉬울 것이다. 개인과 개인의 승/승은 그 후에나 나올 만하다.

13. 습관 5. 경청한 다음 이해시켜라. 사실 듣기는 읽기, 말하기, 쓰기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공부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225쪽에 나오는 잘못된 버릇 <멍하니 있기><듣는 척만 하기><골라서 듣기><단어만 듣기><자기 중심적으로 해석하기>에 길들여져 있다. 따라서 제대로 듣기 훈련이 필요한데 229쪽부터 나오는 너덧가지 노력에 주목해보자. 첫째, 눈과 마음, 그리고 귀를 이용해들어라. (7%만이 단어로, 53%는 몸짓, 40%는 어조와 목소리를 통해 느껴지는 감정으로 전달된다) 둘째, 상대방의 입장이 된다. 셋째, 내용을 재정리해주자.  그리고 나서 이상의 내용을 잘 기억해 부모님 또는 친구와 의사소통을 바람직하게 하는 법을 연습해본다. 

14. 경청하기는 습관5의 절반에 해당한다. 나머지는 이해시키는 일이다.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죽음>이 2위였다. 1위는 의외로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경청하기 위해 집중력과 참을성이 필요하다면 남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 내 생각과 상반된 사람에게 자신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 또 내가 지적해야할 필요가 있을 때 주저하지 않고 말하는 것도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때는 명심해야할 게 두가지있다.  내가 하는 지적이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항상 <나는 ...>이라고 얘기함으로써 듣는 사람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15. 습관 6. 시너지를 활용하라. 여기서 주목할 것은 <다른 것을 존중하라>는 정도. 오케스트라의 원칙. 축구팀의 구성을 따져보면 시너지는 팀워크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그러나 대개 다른 것에 대해선 이질감 또는 거부감을 느끼는게 보통이고, 심지어는 굴복시키거나 없애버려 나와 동일화하려고 들기 일쑤다. 다른 나라의 문화와 인종적 편견을 극복하고 그 자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별도의 학습프로그램을 만드는게 낫겠다. 이 책에선 다소 뜬금없다.

16. 습관 7 쇄신하라 역시 내용이 산만하다. 주장하는 바는 심신의 지속적인 단련과 일상적인 유혹에 빠지지 않고 원칙에 충실하게 사는 방법 등인 것 같다. 내용은 우리나라 어린이의 현실과 수준에 맞게 다시 고쳐야 한다. 이 대목을 학습의 기술과 연관시켜본다면, 경청하기, 복습하기 등 공부습관의 핵심을 수행하는데 장애가 되는 외부요인들이 많다. 이런 것들을 서로 제기하고 토론해서 대안을 준비하게 만들고, 조금씩 공부시간을 늘이거나 학습량을 증가시켜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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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일곱가지 습관중에서 중점을 둘만한 것을 뽑자면, 습관1. 2, 3, 5 순이다. <공부잘하는 아이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제목을 세워놓고, 주도적이 되라. 목표와 계획을 세워라, 소중한 것부터 해라, 경청하고 이해시켜라, 이 네가지 항목에 나와있는 중요한 포인트부터 정리한 후,  이를 포함해 7가지 원칙 각각에 해당하는 유력한 사례들을 책과 자료에서 뽑아 집대성하는 작업을 해보자. 물론  그 다음에는 <인기있는 아이들의 7가지 습관><발표 잘하는 아이들의 7가지 습관><세계인이 되고싶은 아이들의 7가지 습관> 등을 정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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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공부 말고는 달리 할 게 없었다. 정확히 표현하면 달리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공부가 재미있었느냐 하면 천만의 말씀. 차라리 군대는 한번 더 갔다올 수 있지만 중고시절은 결단코 사양하련다. 그만큼 지겹고 고통스러웠다. 학생시절 공부가 힘들었던 몇가지 이유. 첫째, 공부가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둘째, 설사 나름대로 재미있게 해보지만 시험 때가 되면 몽땅 원위치, 더 나은 점수와 석차로 반영되지 않는 재미는 용납되지 않았다. 세째, 그때도 황당했지만 교과목 이외에는 어떤 공부도 쓸데없는 짓으로 간주되었다. 네째, 창의성이고 뭣이고 무조건 천자문 외우듯 딸딸 외는 교육방식이 왕도로 통했다. 다섯째, 시키는 공부를 안하면 포악하고 무자비한 구타가 즉시 가해졌다.

이런 개떡같은 환경에서 그래도 대학을 졸업하고, 어린 친구들이 뒤에서 씹든 말든 십수년동안 무탈하게(?) 직장생활까지 했다. 어떤 얼빠진 기성세대는  예전의 무대뽀식 암기와 벼락치기 시험공부가 그래도 괜찮은 방법아니었냐며 심지어 우리가 맞지 않았던들 이나마 살 수 있었겠느냐고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그건 절대 아니다. 오죽하면 대학 졸업하면서 맹세까지 했을까. 앞으로 평생 시험에 들지 않고 살아가겠노라. 덕분에 카투사나 장교시험도 안봤고, 흔한 입사시험도 한번 치른 적이 없으며, 심지어 운전면허시험조차 거들떠 보지 않았다. 지내고 나서 드는 생각이지만 시험 안보고도 살만하다. 노력을 세배쯤 더하고 공연한 불편만 참아낼 수 있다면. 

꿈에 나타날까 두려운 공부지만 재수까지 한 마당에 나름의 기술이 어찌 없을손가. 숱한 과외와 재수시절에 쌓은 내공으로 한때는 당국의 감시를 피해 몰래바이트로 수천금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임상실험결과 내 공부방법은 내 몸에나 맞는 맞춤형 기술이었다. 우선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어떤 공부기술도 공염불에 불과하다. 그리고 내 성격과 행동양식을 잘 알아야 한다. 내가 하루종일 책상앞에 눌러앉는 스타일인지,  삼십분마다 자리를 옮겨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인지, 새벽잠족인지, 초저녁잠족인지도 스스로 파악해야한다. 하루 스무시간씩 공부하겠다고 시간표 그려놓고 네시간도 채 못하는 건 자기 결단도, 현실감각도 없는 어린애다. 계획을 세울 양이면 측정 가능하게, 구체적인 내용으로,  시간을 현실적으로 정해놓는다. 누구말마따나 의지력이 약하면 매일 계획만 그럴싸하게 짜놓고 곯아떨어지기 일쑤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수한 공부계획이 난무했지만 그나마 자신의 필살기를 만들어낸 녀석은 공부 잘한다 소리 들었을테고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아이들은 과를 잘못 선택했느니, 친구를 잘못 사귀었느니, 나쁜 선생을 만났느니 하는 부모들의 상투적 변명을 들으며 옆에서 잔뜩 주눅이 들어야 했을 게다.

<생각기술>-조승연-이라는 책은 베스트셀러였던 <공부기술>이라는 책의 후속편으로 급조한 느낌이 드는 그런 책이다. 가까운 책방에 나가보니 이와 비슷한 류의 책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띤다. 논술, 구술의 왕도, 비법, 영재만들기... 등등 펼치면 하나같이 <공부 이렇게 해야한다>라는 얘기로 가득하다. 이런 허접스런 책들에 비하면 <생각기술>은 군계일학이다. 어차피 개인의 경험에 근거한 얘기라 해도 무작정 우기지 않고 제법 적절한 사례와 논리를 갖다댄 노력이 가상하다. 그 나이에 이 정도 구라를 풀 수 있다면 무척 총명한 친구인 것만은 틀림없다.

<생각기술>에 나오는 여러가지 얘기를 종합해보면 뼈대는 이렇다.

공부는 남의 논리를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따라서 공부의 핵심은 <느껴라 -> 생각하라(창조하라) -> 표현하라> 이 세가지다. 수학이든 음악이든 새로운 논리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감정의 역동성에 호소해야 한다. 쉽게 말해서 재미있고 신나게 온 몸으로 받아들이라는 얘기다. 그것을 머릿속에서 내 논리로 바꾸어내려면 <생각을 해야한다>. 생각하지 않으면 공부는 허탕이 되고 만다. 주위의 사물이나 현상을 보며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나름대로 답을 찾아간다. 그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로써 공부가 한 사이클을 도는 것이다.

공부를 둘러싼 7가지 오해 또는 편견이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되 몇가지는 다른 사례에서 찾아 묶어놓았다.

오해1. 공부기술에 얽매이지 마라. 태권도든, 무용이든, 피아노든 기본기를 갖추는게 중요하다. 어떤 공부든 기본기를 확고하게 다져놓는 것이 중요하다. 지루한 이 과정을 지치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다. 왜 공부를 하는가를 본인이 직접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오해2. 공부는 습관이다. 이른바 고승덕의 콩나물 시루의 교훈. 처음에는 아무 변화가 없지만 계속 물을 주면 어느날 갑자기 싹이 나고 콩나물 키가 쑥쑥 자라는 것처럼 습관을 어떻게 들이느냐가 관건.

오해3. 천재 부러울 것 없다. 아인슈타인도 자기 세금계산을 못해 쩔쩔 맸던 것처럼 천재는 어느 한쪽에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을 뿐 모든 공부에 능통한 것은 절대 아니다. 따라서 공부하는 머리가 따로 있다는 것은 오해다.

오해4. 공부는 재미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리나라같은 환경에선 공부가 재미있기 어렵다. 하지만 목표가 분명하고 습관도 잘 잡혀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면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재미없다고 해서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쪽이 훨씬 많다. 재미없는 공부라면 가급적 경제의 원칙, 즉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효과를 보는게 상책이다. 책 여러권을 무작정 보지 말고 책 하나에 몰아 정리하는 <단권의 법칙>도 좋은 방법이다.

오해5. 교과서를 한번만 정독하라. 암기력이 대단한 친구라면 가능하겠지만 보통 아이들은 할수없이 여러번 읽어야 한다. 7번정도를 정독하면 그 내용을 모두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교과서를 다 읽고 나면 반드시 종이에 그 내용을 간추려 적어본다. 책을 다시 들추지 않고 쭉 써내려갈 수 있다면 훌륭하다. 그 이후엔 그 메모만 봐도 충분하다. 자신의 두뇌가 해머가 아니라 망치 정도라고 판단하면 어러번 두들기는 전략으로 가야한다. 해머라면 한두번에 집중하겠지만 망치가 그렇게 했다간 패배감과 열등감만 생길 뿐이다. 처음부터 열번 찍겠다고 마음먹고 그에 필요한 근육과 인내심, 습관들이기를 준비하면 된 일이다.

오해6. 문과 이과 머리가 따로 있다. 서울대에서 문과/이과는 불과 이십년전만해도 문리대라는 이름으로 통합돼있었다. 그 기원을 알게되면 문이과 분리가 섣부른 고정관념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세 수도원에서 지식의 정리와 전수에 골몰했던 수도승들은 처음 학과목을 두가지로 나누었다. 그 과목 이름은 <이해>와 <표현>. 진리를 이해하기 위해 신학, 논리, 수학(산수, 기하,음악 포함), 천문학을 <이해>의 영역에 포함시켰고, 그 진리를 표현해서 다른 신도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문법학, 시학, 변증법을 <표현>과목에서 가르쳤다. 이 두 과목은 서로 분리된게 아니다. 진리를 파악하고 표현하는 것이 어떻게 나뉠 수 있나? 이해만 하고 표현은 안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이해도 없이 표현할 수도 없는 일이다. 문과/이과를 너무 일찍, 작위적으로 갈라 생기는 부작용은 말도 못한다. 수학을 못하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어릴 때부터 <문과체질>이라는 부모님의 섣부른 단정을 의식한 나머지, 수학을 못해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오해7. 싫어하는 과목은 왜 생길까? 첫째, 그 과목 특유의 사고전개 과정을 놓쳤기 때문이다. 각 과목마다 연구하는 사람들이 오랜 세월 축적해놓은 고유의 사고체계가 있다. 그 체계를 더욱 고도화, 세분화함으로써 학문이 발전하게 돼있는데 수업 초기에 그 감을 놓친 것이다. 이럴 때는 그 분야의 거장들의 이야기를 찾아 읽고 사고체계의 윤곽을 잡는게 중요하다. 둘째,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갈수록 다른 것에 정신이 팔리거나 수업에 집중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 강사가 마음에 안들면 당분간 친구들의 도움을 받고, 책이 어수선하면 다른 책을 골라 흥미를 되찾는다. 그래도 그날 공부한 내용을 놓치지 말고 철저히 이해하며, 수업의 흐름을 타기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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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성공하는 십대들의 7가지 습관>에 이어 <OOO하기위한 어린이들의 7가지 습관> 을 만들어내야 한다. 어른들에게도 성공의 개념을 구체화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성공의 결과물을 놓고 성공했다고 하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벌거나, 유명해지면 성공했다고 할 뿐 무엇이 되려고 하다가 돈을 벌고 유명해졌는지는 별 관심이 없다. 십대들의 경우는 예외없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거나, 높은 성적을 얻는 것을 성공이라 생각한다. 하물며 어린이들에게도 성공이란 그런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게 일반적이다.

학부모들에게  리더십교육을 홍보할 때 막히는 대목이 <왜 우리 아이가 리더십교육을 받아야하는지 그 목적과 성과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나쁜 습관과 버릇을 고치고 사회성을 좋게 만들고, 발표력을 향상시키며, 지도력과 팀웍마인드를 가르친다면 상당수의 부모는 <뜻은 좋지만 우리 아이는...>하면서 선뜻 다가서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우선 초등학생 4학년 이상만 해도 학부모들이 대부분 공부성적을 의식하게 되며, 유사한 레퍼런스가 없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그 효과는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감을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리더십교육의 효과중에서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단연 공부습관을 들이는 것이라고 할 수있다. 대학생 리더십이 가장 현실적으로 어필하는 대목은 취업과정의 개인 경쟁력인 것처럼, 학부모들이나 어린이조차도 공부습관을 잘 들이게 만든다면 그것보다 더 반갑고 이해가 빠른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시종일관 공부에만 촛점을 맞추는 것은 아니겠지만) 시중의 서점에 가면 매우 다양한 종류의 공부 잘하는 비결들이 난무하고 있다. 저마다 왕도라고 떠들고 있지만 그저 책일 뿐이다. 엄마들은 다들 한두권씩 사보지만 워낙 개인취향이 강해 자기 아이들에게 적용하기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 즉 사교육이 아무리 창궐해도 일상적으로 공부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습관화하는 것을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은 없다. 응용소프트웨어(Application)는 잘 발달돼있지만, 운영체계(Operating System)가 없다는 뜻이다. 학원들 역시 각 과목별로 세분화돼있어 어린이와 학부모 중심으로 총체적인 맞춤형 공부관리를 해주는 곳은 전무하다. 

우리 아이 공부습관 들이기.  그것도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7가지 습관을 적용해서(철학, 신뢰성), 신나고 재미있게(방법론) 한다면 어디 한번 보내봅시다. 그렇잖아도 우리 애가 공부에 재미를 잃고 게임에만 죽자고 매달리는데. 그 집애는 그래도 영수는 잘하잖아요, 우리 애는 열심히 해도 안되요, 늦었나봐.

예전에 프루덴셜의 차태진 라이프플래너가 했던 강의를 상기해보면 <하기싫은 일을 습관처럼 매일 하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했다. 어떻게 습관을 만드는가? 목표를 반듯이 세우는게 가장 중요하고, 아침에 가장 먼저 나와서 책상 위를 깨끗이 치우고, 오늘 전화해야할 사람의 명단을 뽑고, 그들과 무슨 얘기를 나눌 것인지 미리 속으로 연습하고, 자기한테 가장 편안한 포즈를 잡고 전화를 걸기 시작한다. 이 작업을 매일 반복하다보면 콩나물시루의 교훈처럼 매상이 늘어나게 된다. 공부도 이에 못지않게 어렵고 하기싫은 일이지만 이것을 습관으로 만들어놓으면 거부감은 줄어들고 희열감과 성취감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적어놓고 공부 습관으로 버젼을 바꿔 보면 입가에 미소가 맴돈다.

1. 주도적이 되라. 

2.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 

3.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

4. 상호 이익을 모색하라.

5. 경청한 다음 이해시켜라.

6. 시너지를 활용하라.

7. 끊임없이 쇄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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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4월 논산훈련소에서 박박기던 고참 훈련병은 급기야 사십도에 육박하는 고열로 외래진찰까지 받게 됐다. 고문관에 약골인 주제에 군대생활을 민중적으로 해보겠다는 거창한 뜻을 품고 온갖 청소와 궂은 일을 도맡아 하다가 그만 뻗어버린 것이었다. 모포와 식판을 들고 의무대 앞마당에서 벌벌 떨며 트럭을 기다리던 그 불쌍한 인생은 논산병원 침상에 눕자마자 기절하고 말았다.

얼마나 잤을까, 눈을 떠보니 내 팔뚝엔 링거주사가 꽂혀있었다. 생전 처음 맞아보는 영양제아닌가. 이 무슨 호강이람. (지금이나 그때나 나는 링거와 영양제라는 걸 도통 구분할 줄 모른다.) 뿌듯한 마음에 이젠 살았다 싶어 편한 잠을 청했다. <야, 누가 얘한테 페니실린 꽂은 거야> 잠결에 가물가물 들려오는 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온몸의 머리털이 쭈뼛서며 공포가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 <에이 씨X, 내 이럴 줄 알았다. 군대가 그럼 그렇지.> 훈련병들이 후송나오는 이유는 두가지, 안맞는 워커를 신고 훈련받다 군화독이 올라 발등이 썩는 병이거나 나처럼 과로에 감기몸살이 겹쳐서 오는 부류였다. 하필 내 옆자리에 있는 녀석이 전자였던 모양이다. 그 놈은 내가 맞을 링거를 꽂고 있고, 나는 그녀석의 항생제 페니실린은 얼추 한병 다 맞은 것이었다.  

그들은 내게 <혹시 페니실린 알레르기같은 게 있느냐>고 물어보는 것조차 생략하고 바늘을 쑥 빼서 소독의 절차도 없이 서로의 팔뚝에 푹 꽂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갔다. 그때 나는 사람의 목숨이 얼마나 아무렇지 않게 위협당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고, 의사를 비롯한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뿌리깊은 불신을 갖게 됐다.

친한 사람들은 내가 의사의 말을 누구보다 경청하고 정확하게 지키려고 애쓴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내 얄팍한 의학지식에  비추어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은 매우 공손하게 질문해서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한다는 것도 눈치챘을 것이다. 의사를 존경해서도, 의학지식에 관심이 있어서도 아니다. 그 이유는 병원에 정말 가기 싫기 때문이다. 침대에 누워 의사가 하라는대로 로보트처럼 해야하는 신세가 되는게 정말 싫기 때문이다. 어차피 오게 됐으니 할 수없고 다음에 또 와야 하는 일은 결단코 만들지 않겠노라는 독한 마음이 담겨있다.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아툴 가완디-라는 책을 사놓고 오랜만에 들추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다. 지난 연말에 여기저기서 발표한 <올해의 책>중에 끼어있었기 때문일까. 펼쳐보니 앞에 수십페이지는 나름대로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내용은 전혀 생소하다. 보나마나 몇년후에 이 책을 다시 보게되면 197페이지까지 읽었군하면서 역시 내용은 처음 읽는 것 같을게 뻔하다. 솔직히 이 책이 <올해의 책>으로 각광받았던 이유를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서도 몇가지 수확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상한 이름의 필자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수확일지도 모른다.

1.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연구 <팀워크가 최고의 학습시스템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실습대상이 되는 것은 싫어하면서 숙련된 의사를 우너한다. 하지만 만일 미래를 위해 누군가를 훈련시키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모두의 몫이다. 따라서 환자는 전문성과 진보를 모두 원하지만 사실은 그 둘은 상호모순되는 바람이 아닐 수 없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팀이 최근 외과의사들의 학습곡선에 관한 연구를 시도했다. 18명의 심장 외과의와 수술팀을 따라다니며 최소 침습 심장수술법이라는 신기술 습득과정을 추적했다. 이 연구의 흥미로운 결과는 팀들간에 학습속도에 현저한 차이가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모든 팀은 똑같이 3일간의 강습을 받았으며, 모두 신기술 수용경험이 있는 유명병원에서 차출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50여건의 수술과정에서 어떤 팀들은 수술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는가 하면, 전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팀들도 있었다. 실습만 한다고 기술이 숙달되는 것은 아니었다. 연구팀은 반복실습을 통한 숙달정도는 의사와 팀구성원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음을 알아냈다.

학습속도가 빠른 팀의 집도의는 느린 팀의 의사에 비해 훨씬 경험이 적었으며, 레지던트 딱지를 뗀 지 불과 몇 년 밖에 안된 의사였다. 하지만 그는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사람들로 팀을 구성했으며, 처음 15건의 수술 동안은 새 팀원을 받지 않고 처음 멤버 그대로 밀고 나갔다. 첫 수술전에 예행연습을 했으며, 집중적인 학습을 위해 의도적으로 첫 주에 6건의 수술 스케줄을 잡았다. 그는 매 건마다 사전에 수술팀을 소집해 각 케이스를 세심하게 검토했으며, 수술 후 다시 브리핑시간을 가졌다. 또한 각각의 수술결과를 꼼꼼하게 추적하도록 했다. 그는 저돌적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는 진부하지만 성공의 비결인 얘기를 남겼다. "외과의사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다른 팀원들과)적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느린 팀의 의사는 수술팀을 거의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뽑았으며 그 팀을 계속해서 끌고 가지도 않았다. 처음 7건의 수술을 하는 동안 매번 구성원이 바뀌었으므로 사실상 팀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그는 사전 브리핑은 물론 수술후 브리핑도 갖지 않았으며 수술 결과를 추적하지도 않았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연구는 상당히 희망적인 소식을 전해주었다. 의대실습생이든 레지던트든 고나록있는 전문의든 간호사든 간에 실습과정에 좀더 계획적으로 접근하고 경과를 면밀히 관찰기록하는 등 잘만 하면 학습곡선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2. 반복과 일상화로서 최고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

서양의학의 지상명령은 의료행위에서 기계적 완벽성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완벽에 이르는 비결은 <반복>과 <일상화>이다.  모든 수술에서 수술생존율은 집도의의 수술 횟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 미국의 대부분 병원에서 시술하는 탈장교정수술은 90분가령 걸리며, 4천달러를 웃도는 수술비가 들고 재발률은 10~15%. 그러나 토론다 외고가에 있는 작은 의료센터 숄다이스병원에서는 30~45분, 재발률은 1% 미만, 게다가 수술비도 다른 곳의 절반 수준이다. 이 병원의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거기선 탈장수술만 한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12명의 의사들은 1인당 연 600~800건의 탈장수술을 한다. 

병원설립자의 아들이며 자신도 탈장수술 전문의인 바이언즈 숄다이스씨는 하루종일 지겹지않느냐고 묻자, "아뇨. 완벽은 희열을 주지요."라고 대답했다. 이 병원의 상당수 의사는 일반 외과 전공의 수련과정을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일반병원에서는 시술을 할 수 없다.  하지만 1년 견습만 거친 후 그들은 세계최고의 탈장수술 전문가가 된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류의 초전문화는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위해 과연 수련과정을 마친 의사가 필요할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한다.

 

3. 나쁜 의사는 과거에 아주 좋은 의사였다. 마치 악마가 예전엔 천사였던 것 처럼.

의료사고을 자주 일으키는 세칭 <나쁜 의사>중의 한 사람인 행크 굿맨은 한때 인근에서 가장 솜씨좋은 정형외과 의사였다. 훌륭한 의과대학출신이며 레지던트과정때도 매우 뛰어났다. 날마다 녹초가 되는 일과에도 그는 정형외과 일에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 자신이 가고 싶었던 병원에 들어간 굿맨은 그 몇년후 한두번의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사람들을 고쳐주는 것을 즐겨했디만 서서히 어떻게 하면 빨리 끝낼 수 있을까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는 동료들중에서 가장 바빴고 그 사실은 그에게 점차 자신의 가치를 말해주는 주요 척도가 되어버렸다. 그는 농담반으로 자신을 <흥행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가 예약환자수 1위 타이틀에 집착하게 됐다는 얘기를 여러명이 해주었다. 게다가 그는 전문가로서의 직업의식때문에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돌려보내질 못했다. 그는 10년이 넘게 주당 90~100시간씩 일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수술을 해야했기 때문에 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수술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조그만 이상이나 변동도 참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런 때가 진짜 위험한 때다. 의학은 뭐든 닥치는 대로 해내는 불굴의 의지를 요한다. 스케줄이 빡빡하건, 시간이 늦어지건, 아이가 수영연습 끝나고 데리러 와주길 기다리고 있건 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할 일은 해내야 한다. 그런데 굿맨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자꾸 실패를 거듭했다. 그는 자신이 일 욕심이 지나쳤다고 느끼고 있으며 때로 감당하기 벅찰 때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제부터 달라지겠다는 맹세도 했다. 부끄러워 얼굴도 못들 지경이라고 했지만 달라진 건 별로 없었다.

신나는아이들주식회사에게 참고가 될 만한 이야기들이다. 교육사업은 끊임없는 프로그램의 개발과 교사 재교육의 연속이다. 교사들이 가장 빠른 시간에 새 프로그램을 숙달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1번 사례는 팀원의 개인적 역량보다 팀워크, 즉 주의깊은 팀구성,  멤버들의 유지결속, 사례 전후에 배치되는 준비와 정리작업, 초기 집중적인 훈련 등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해준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팀장의 지도력과 최고의 실력자로 구성된 드림팀, 팀원과의 경쟁 등이 성공요소라는 이론을 무색케하는 사례연구다.

2번 사례 역시 경쟁력이 떨어지는 집단이라도 한두가지 일에 집중하면 전문성이 생기게 되고 구성원들이 희열을 느끼며, 어떤 우수한 팀보다 좋은 성과를 내게된다는 것이다. 전체를 조망하는 기능도 분명히 존재해야겠지만, 각각의 전문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가지 일에 매달릴 경우 그 비전과 장기적 전망을 만들어주는 일이 필요하겠지만.

3번 사례는 교사 관리시 반드시 유념해야할 사항이다. 교육도 의료 못지않게 해야할 것은 반드시 하고 넘어가야 한다. 시간이 없다고 그냥 건너뛰거나, 맡아야할 수업이 많아서 제대로 준비를 못했다면 그건 핑계가 될 수 없다. 처음엔 <잘나가는 교사>가 막판에 <나쁜 교사>로 전락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능력이 있다고 해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부하를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이때는 보직을 바꾸거나 교육현장에서 나와 전국 순회교육을 하는 등 현장에 책임질 일은 가급적 피하는게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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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에 올릴 만한 글인가 잠깐 생각해보았다. 오늘 아침 홈쇼핑에서 프랭클린 플래너를 파는 걸 봤다. 세계적으로 처음 있는 일 아닌가 싶다. 그만큼 대중화되고 있단 얘기인 것 같다. 나도 이년 전 쯤 오늘 홈쇼핑에서 맹활약한 분으로부터 고맙게 선물 받아서 한동안 써봤는데 체질적으로 안맞는 것 같다.(그래서 누구나 이 플래너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쇼핑 호스트는 <플래너는 다이어리가 아니다, 성공의 수단이며 시간관리의 도구>라고 목이 터져라 외쳐댔다.

신나는 아이들 주식회사의 코치라 자칭하면서 <키즈 플래너>에 대해 한마디 안할 수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신년벽두 상쾌한 마음으로 정독해보았다. 게다가 다이어리가 아니라고 하지 않던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자의 7가지 습관>에 나오는 중요한 원칙들을 시스템으로 구현한 것이 플래너일진대, 아이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꼼꼼히 읽어보았다. 어떤 책을 이렇게 자질구레하게 트집잡는 심정으로 읽어보겠는가. 부디 <키즈 플래너>가 잘 만들어지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냥 인상비평만으론 마음에 차질 않아 평소 생각하던 <사명서 작성하기> 시나리오도 만들어 보았다. 몇몇 집에서 시간을 내어 실천해보면 한결 완성도가 높아질게다. <키즈 플래너>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더 좋은 대안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사실 <키즈 플래너>일독을 마치면서 내 사명서를 대충 만들어본 것도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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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벽두에 가장 먼저 한 일이 키즈플래너를 정독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침 11시부터 3시간동안 <어떻게  키즈 플래너를 잘 쓰게 할 것인가> 교육방법을 생각하면서 읽어보았지요. 일람후 소감을 피력합니다.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1. 발견하라.

이 플래너의 골격은 <발견하라><계획하라><실행하라> 세부분으로 돼있다. 우선 <발견하라> 즉 나는 누구이고 무엇이 되려고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븐 해빗의 가장 핵심이 비전설정이라면 바로 이 대목일텐데 다른 부분보다 훨씬 무성의하게, 반 페이지 정도 분량에 그나마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만 잔뜩 던지고 넘어간다. 아이들에게 비전 설정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차라리 <발견하라>의 목적을 <자기 사명서 쓰기>로 정하면 훨씬 분명해질 수 있을 것이다. p182의 사명서 쓰기를 앞으로 돌리는게 좋겠다. 그런데 사명서 쓰기도 비전설정만큼이나 쉽지 않다. 이를 위한 별도의 프로세스를 만들어야겠다. <사명서 쓰기>를 진행하려면 아이에 대한 정보도 많아야 하고, 무엇보다 기대와 관심이 커야 한다. 그래야 아이의 속 마음을 열 수가 있을 것이다. 솔직히 이 작업을 학교에서 한다는 것은 무리다. 오히려 가족 프로그램으로 돌리는게 나을 수 있다.

<가족 사명서 쓰기> 시나리오를 만들어봅시다.

저녁 9시쯤 가족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입니다. 가벼운 클래식이나 피아노 소품을 틀어놓고 촛불 두어자루를 켜놓습니다.

진행 순서는

(1) 2004년 이런 사람이 되십시오.

(2) 2004년 저는 이런 사람이 되겠습니다.

(3) 각자에게 나눠주고 읽기

(4) 2004년 12월31일에 나는 이런 칭찬을 듣고 싶습니다.

(5) 2003년 당신을 칭찬합니다.

(6) 다함께 기도와 박수를.

굳이 한 아이를 대상으로 하지말고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것이 좋겠군요. 하나하나 그려봅시다.

(1) 2004년 이런 사람이 되십시오.

가족 구성원 개개인을 대상으로, 오직 그 사람을 위한 내용만 쓰도록 합니다. 예를 들면 딸아이가 아빠에게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쓰는 것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딸아이를 위한 것일 뿐, 아빠를 위한 것은 아니니까요.

종이를 석장씩 나눠주고 자기를 뺀 가족 개개인에게 씁니다. 모든 서술방식은 <존대말로>, <가능하면 구체적으로>, <우선순위에 맞춰>,<최소한 세가지 이상>을 원칙으로 정합니다. 시간은 꽤 많이 걸릴 겁니다. 대부분 이런 일은 처음일테니까. 시간제한은 없지만 30분 정도로 정해놓는게 좋습니다.

쓴 것은 나눠주지 말고 갖고 있습니다.

(2) 2004년 저는 이런 사람이 되겠습니다.

조금 큰 종이를 한장씩 나눠주고 내년에 자기가 되고 싶은 것을 동일한 서술방식으로 쓰라고 합니다. 이것은 금방 할 수 있습니다. 15분 정도 주면 충분하겠지요. 아마 분량도 (1)보다 훨씬 많을 겁니다. 

이것도 그냥 갖고 있습니다.

(3) 각자에게 나눠주고 읽기

(1)번 쪽지를 각자에게 나눠줍니다. 그리고 한사람씩 그 내용을 큰 소리로 읽게합니다. 가족들이 준 쪽지를 다 읽으면 내가 쓴 (2)를 역시 큰 소리로 읽습니다.

아마 상당부분 (1)과 (2)가 같을 겁니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표현이 되겠지요. 딸아이가 오빠한테 하는 말과, 엄마가 아들에게 하는 말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지요. 자연스럽게 각자의 입장을 이해하게 됩니다.

다 읽고 나서 서로 토론을 합니다. 가족들은 각자의 바람을 설명하고 당사자는 그 얘기를 경청한 후 (2)자신의 사명서에 우선순위로 매겨진 것을 수정합니다.

이렇게 한바퀴 돌면 한시간쯤 걸릴 것입니다. 

(4) 2004년 12월31일에 나는 이런 칭찬을 듣고 싶습니다.

매우 의미있는 코너입니다. 다들 바라는 게 많을 것입니다. 각자 칭찬받고 싶어하는 내용을 옮겨 적고 잊지말도록 합니다. 이 코너는 자기 사명서에서 특별히 관심을 쏟고 있거나 뭔가 희망을 품고 있는 대목이 무엇인가를 자연스럽게 드러냅니다. 

즉 사명서에는 다소 가식적이거나 형식적으로 써놓을 수 있지만 칭찬받고 싶은 대목에선 그것이 솔직하게 표현될 것입니다.

30분정도 걸리겠지요.

(5) 2003년 당신을 칭찬합니다.

(4)번 코너를 진행하다보면 내친 김에 칭찬 한마디씩 하자고 제안합니다. 칭찬을 받은 가족들은 무척 감동할 것입니다. 칭찬은 분위기를 좋게 만들거나, 지루함을 극복할 때 적절하게 쓰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5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6) 다함께 기도와 박수를.

코너가 모두 끝나고 마무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했는데 어머니의 기도로 정리하는게 좋겠다 싶습니다. 준비 없어도 어머니의 기도는 아이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가족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고개숙여 기도한 후에 우렁찬 박수를 치고 해산.

비전설정만큼 지극히 사적 영역의 개인적 주관이 개입되는 작업은 학교보다 가정에서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진행지침만 정확하게 주면 사전 학습이 없어도 아주 잘할 수 있습니다.

다들 글쓰고 나눠주고 발표하고 토론하니까 자발적이 되고, 적극성을 갖게되며, 한마디해도 책임을 느끼게 됩니다. <그냥 인상비평 정도 나올 것이다>, <얘기하다가 고성이 오가거나 누가 울지도 모르겠다>하고 걱정하지만 기우에 불과합니다. 처음부터 존대말을 쓰고, 좋은 얘기, 격려와 칭찬만 한다고 정해놓고 진행자가 그 원칙을 잊지만 않는다면 문제 없을 것입니다.

개인별로 작성하는 시간차이가 나기 때문에 짬히 시간을 메꾸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지요. 집집마다 지진아들이 있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는 게임이나 그림그리기, 퀴즈를 준비합니다.

절대 피해야할 것은 한 아이템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다든가, 부모가 소리 비슷하게 얘기를 끈다거나, 이들을 주눅들게 한다면 별로 좋은 효과를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자, 이렇게 해서 <발견하라>의 목적 <자기 사명서 쓰기>를 끝마쳤습니다.

2.계획하라.

이 항목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계획을 수립할 때 반드시 유념해야할 사고틀이므로 반복적으로 암기하는게 좋습니다. 그런데 설명이 다소 난해하고 불합리합니다.

<목표가 SMART해야 한다>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Specific, Measurable, Action-oriented,...이런 단어를 읽지도 못합니다. 뜻은 당연히 모르지요. 그렇다면 SMART는 오히려 이해에 걸림돌만 됩니다.

<Masurable 시한을 정한다>와 <Timely 충분한 시간을 갖되...>는 어른들도 구별하기 힘든 비슷한 개념입니다. 차라리 <목표를 숫자로 파악한다.> <시간을 촉박하게 잡지 않는다> 정도로 바꾸면 어떨까요. 영어표현보다 용례를 더 많이 설명해주는게 좋겠습니다.

하단부의 <목표는 현명(WISE)한가>라는 항목은 빼는게 낫겠습니다. WISE의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고, 각각의 차별성도 없습니다. 게다가 감성적인 항목들이어서 용례를 들기도 쉽지 않습니다.

<시간매트릭스>의 4가지 카테고리에 들어간 용례들은 재고해봐야겠군요.  3항목의 불필요한 일, 사소한 문제, 4항목의  뒤로 미루는 일 등은 선생님들이 설명하다가 말이 턱 막혀버릴 겁니다.

<계획하라>의 하일라이트는 목표실행 7단계입니다. 이건 무조건 외워야 하는 항목입니다. 즉석에서 외울 수 있도록 경쟁을 붙이거나 게임을 통해 재미있게 암기하도록 진행하십시오. 물론 머릿속으로 그 단계를 연상하게 만드는 것이 요합니다.

3. 실행하라.

P16의 좌측 단계 1,2의 제목이 빠져있습니다. 우측과 중복된다면 다른 내용을 넣는 것이 좋겠지요.

단계3. 실행하라.의 내용을 <성적이 쑥쑥 올라가는 공부방법>으로 예를 든 것은 학부모들이 키즈플래너를 좋게 평가할 수 있는 아이디어입니다. 다만 그 내용을 좀더 치밀하게,  플래너의 철학에 맞게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읽다보면 좀 엉뚱하군요. 밑의 시험잘보는 법도 마찬가지입니다.

P18 <듣고 말하기>의 상단부는 그대로 괜찮을 듯 한데 <글쓰기 전에 생각하라>는 매우 어렵고, 게다가 유용하지도 않습니다. 차라리 좀더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방법론을 제안하는게 낫겠습니다. 이를테면, 글을 잘 쓰려면 말을 잘하면 됩니다.(말을 그대로 글로 옮기면 되니까요.)  말을 잘하려면 잘 듣는게 중요합니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겠지요. 책을 읽을 때 소리내어 읽읍시다. 그 소리를 내 귀가 잘 들으면, 을 잘하게 되고, 곧 글도 잘 쓰게 될 것입니다.

맨 밑의 박스 <글쓰기 방법>도 너무 어렵고 불필요한 얘기가 많습니다. 몇가지 포인트만 집어내서 간단하게 알려주는게 좋겠지요. 6하원칙만 외워서 빼먹지 않고 잘 쓰게 만들어도 그게 어딥니까. 가능하면 외울 수 있게 정리해주고, 그것을 게임이나 오락을 통해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합시다. 그리고 수업을 시작하거나 플래너를 쓸 때 꼭 한번씩 반복해서 암기효과를 강화합시다.

P22 <키즈 플래너 이용법>에는 오타가 두군데 있습니다. 첫줄에 <플래너를를>이라고 돼있고, 밑에서 네번째줄에 <매주의 게획>이라고 돼있습니다.  P18에 기억하기 끝대목에 <태종태세...>라고 잘못 적혀있군요.

<감정계좌>는 키즈플래너의 꽉 막힌 이성적, 제도적 틀을 풀어주는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다만 (+)(-)로만 표현하지 말고, +100, -50 이렇게 숫자로 계량화해서 만약 적자라면 빨리 좋은 일을 해서 흑자로 만들어 놓도록 하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좋은 일도 레벨화해서 가장 좋은 점수는 어떤 경우에 주는 지 물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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