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공부 말고는 달리 할 게 없었다. 정확히 표현하면 달리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공부가 재미있었느냐 하면 천만의 말씀. 차라리 군대는 한번 더 갔다올 수 있지만 중고시절은 결단코 사양하련다. 그만큼 지겹고 고통스러웠다. 학생시절 공부가 힘들었던 몇가지 이유. 첫째, 공부가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둘째, 설사 나름대로 재미있게 해보지만 시험 때가 되면 몽땅 원위치, 더 나은 점수와 석차로 반영되지 않는 재미는 용납되지 않았다. 세째, 그때도 황당했지만 교과목 이외에는 어떤 공부도 쓸데없는 짓으로 간주되었다. 네째, 창의성이고 뭣이고 무조건 천자문 외우듯 딸딸 외는 교육방식이 왕도로 통했다. 다섯째, 시키는 공부를 안하면 포악하고 무자비한 구타가 즉시 가해졌다.

이런 개떡같은 환경에서 그래도 대학을 졸업하고, 어린 친구들이 뒤에서 씹든 말든 십수년동안 무탈하게(?) 직장생활까지 했다. 어떤 얼빠진 기성세대는  예전의 무대뽀식 암기와 벼락치기 시험공부가 그래도 괜찮은 방법아니었냐며 심지어 우리가 맞지 않았던들 이나마 살 수 있었겠느냐고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그건 절대 아니다. 오죽하면 대학 졸업하면서 맹세까지 했을까. 앞으로 평생 시험에 들지 않고 살아가겠노라. 덕분에 카투사나 장교시험도 안봤고, 흔한 입사시험도 한번 치른 적이 없으며, 심지어 운전면허시험조차 거들떠 보지 않았다. 지내고 나서 드는 생각이지만 시험 안보고도 살만하다. 노력을 세배쯤 더하고 공연한 불편만 참아낼 수 있다면. 

꿈에 나타날까 두려운 공부지만 재수까지 한 마당에 나름의 기술이 어찌 없을손가. 숱한 과외와 재수시절에 쌓은 내공으로 한때는 당국의 감시를 피해 몰래바이트로 수천금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임상실험결과 내 공부방법은 내 몸에나 맞는 맞춤형 기술이었다. 우선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어떤 공부기술도 공염불에 불과하다. 그리고 내 성격과 행동양식을 잘 알아야 한다. 내가 하루종일 책상앞에 눌러앉는 스타일인지,  삼십분마다 자리를 옮겨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인지, 새벽잠족인지, 초저녁잠족인지도 스스로 파악해야한다. 하루 스무시간씩 공부하겠다고 시간표 그려놓고 네시간도 채 못하는 건 자기 결단도, 현실감각도 없는 어린애다. 계획을 세울 양이면 측정 가능하게, 구체적인 내용으로,  시간을 현실적으로 정해놓는다. 누구말마따나 의지력이 약하면 매일 계획만 그럴싸하게 짜놓고 곯아떨어지기 일쑤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수한 공부계획이 난무했지만 그나마 자신의 필살기를 만들어낸 녀석은 공부 잘한다 소리 들었을테고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아이들은 과를 잘못 선택했느니, 친구를 잘못 사귀었느니, 나쁜 선생을 만났느니 하는 부모들의 상투적 변명을 들으며 옆에서 잔뜩 주눅이 들어야 했을 게다.

<생각기술>-조승연-이라는 책은 베스트셀러였던 <공부기술>이라는 책의 후속편으로 급조한 느낌이 드는 그런 책이다. 가까운 책방에 나가보니 이와 비슷한 류의 책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띤다. 논술, 구술의 왕도, 비법, 영재만들기... 등등 펼치면 하나같이 <공부 이렇게 해야한다>라는 얘기로 가득하다. 이런 허접스런 책들에 비하면 <생각기술>은 군계일학이다. 어차피 개인의 경험에 근거한 얘기라 해도 무작정 우기지 않고 제법 적절한 사례와 논리를 갖다댄 노력이 가상하다. 그 나이에 이 정도 구라를 풀 수 있다면 무척 총명한 친구인 것만은 틀림없다.

<생각기술>에 나오는 여러가지 얘기를 종합해보면 뼈대는 이렇다.

공부는 남의 논리를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따라서 공부의 핵심은 <느껴라 -> 생각하라(창조하라) -> 표현하라> 이 세가지다. 수학이든 음악이든 새로운 논리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감정의 역동성에 호소해야 한다. 쉽게 말해서 재미있고 신나게 온 몸으로 받아들이라는 얘기다. 그것을 머릿속에서 내 논리로 바꾸어내려면 <생각을 해야한다>. 생각하지 않으면 공부는 허탕이 되고 만다. 주위의 사물이나 현상을 보며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나름대로 답을 찾아간다. 그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로써 공부가 한 사이클을 도는 것이다.

공부를 둘러싼 7가지 오해 또는 편견이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되 몇가지는 다른 사례에서 찾아 묶어놓았다.

오해1. 공부기술에 얽매이지 마라. 태권도든, 무용이든, 피아노든 기본기를 갖추는게 중요하다. 어떤 공부든 기본기를 확고하게 다져놓는 것이 중요하다. 지루한 이 과정을 지치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다. 왜 공부를 하는가를 본인이 직접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오해2. 공부는 습관이다. 이른바 고승덕의 콩나물 시루의 교훈. 처음에는 아무 변화가 없지만 계속 물을 주면 어느날 갑자기 싹이 나고 콩나물 키가 쑥쑥 자라는 것처럼 습관을 어떻게 들이느냐가 관건.

오해3. 천재 부러울 것 없다. 아인슈타인도 자기 세금계산을 못해 쩔쩔 맸던 것처럼 천재는 어느 한쪽에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을 뿐 모든 공부에 능통한 것은 절대 아니다. 따라서 공부하는 머리가 따로 있다는 것은 오해다.

오해4. 공부는 재미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우리나라같은 환경에선 공부가 재미있기 어렵다. 하지만 목표가 분명하고 습관도 잘 잡혀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면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재미없다고 해서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쪽이 훨씬 많다. 재미없는 공부라면 가급적 경제의 원칙, 즉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효과를 보는게 상책이다. 책 여러권을 무작정 보지 말고 책 하나에 몰아 정리하는 <단권의 법칙>도 좋은 방법이다.

오해5. 교과서를 한번만 정독하라. 암기력이 대단한 친구라면 가능하겠지만 보통 아이들은 할수없이 여러번 읽어야 한다. 7번정도를 정독하면 그 내용을 모두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교과서를 다 읽고 나면 반드시 종이에 그 내용을 간추려 적어본다. 책을 다시 들추지 않고 쭉 써내려갈 수 있다면 훌륭하다. 그 이후엔 그 메모만 봐도 충분하다. 자신의 두뇌가 해머가 아니라 망치 정도라고 판단하면 어러번 두들기는 전략으로 가야한다. 해머라면 한두번에 집중하겠지만 망치가 그렇게 했다간 패배감과 열등감만 생길 뿐이다. 처음부터 열번 찍겠다고 마음먹고 그에 필요한 근육과 인내심, 습관들이기를 준비하면 된 일이다.

오해6. 문과 이과 머리가 따로 있다. 서울대에서 문과/이과는 불과 이십년전만해도 문리대라는 이름으로 통합돼있었다. 그 기원을 알게되면 문이과 분리가 섣부른 고정관념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세 수도원에서 지식의 정리와 전수에 골몰했던 수도승들은 처음 학과목을 두가지로 나누었다. 그 과목 이름은 <이해>와 <표현>. 진리를 이해하기 위해 신학, 논리, 수학(산수, 기하,음악 포함), 천문학을 <이해>의 영역에 포함시켰고, 그 진리를 표현해서 다른 신도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문법학, 시학, 변증법을 <표현>과목에서 가르쳤다. 이 두 과목은 서로 분리된게 아니다. 진리를 파악하고 표현하는 것이 어떻게 나뉠 수 있나? 이해만 하고 표현은 안한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이해도 없이 표현할 수도 없는 일이다. 문과/이과를 너무 일찍, 작위적으로 갈라 생기는 부작용은 말도 못한다. 수학을 못하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어릴 때부터 <문과체질>이라는 부모님의 섣부른 단정을 의식한 나머지, 수학을 못해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오해7. 싫어하는 과목은 왜 생길까? 첫째, 그 과목 특유의 사고전개 과정을 놓쳤기 때문이다. 각 과목마다 연구하는 사람들이 오랜 세월 축적해놓은 고유의 사고체계가 있다. 그 체계를 더욱 고도화, 세분화함으로써 학문이 발전하게 돼있는데 수업 초기에 그 감을 놓친 것이다. 이럴 때는 그 분야의 거장들의 이야기를 찾아 읽고 사고체계의 윤곽을 잡는게 중요하다. 둘째,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갈수록 다른 것에 정신이 팔리거나 수업에 집중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 강사가 마음에 안들면 당분간 친구들의 도움을 받고, 책이 어수선하면 다른 책을 골라 흥미를 되찾는다. 그래도 그날 공부한 내용을 놓치지 말고 철저히 이해하며, 수업의 흐름을 타기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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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성공하는 십대들의 7가지 습관>에 이어 <OOO하기위한 어린이들의 7가지 습관> 을 만들어내야 한다. 어른들에게도 성공의 개념을 구체화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성공의 결과물을 놓고 성공했다고 하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벌거나, 유명해지면 성공했다고 할 뿐 무엇이 되려고 하다가 돈을 벌고 유명해졌는지는 별 관심이 없다. 십대들의 경우는 예외없이 좋은 대학에 진학하거나, 높은 성적을 얻는 것을 성공이라 생각한다. 하물며 어린이들에게도 성공이란 그런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게 일반적이다.

학부모들에게  리더십교육을 홍보할 때 막히는 대목이 <왜 우리 아이가 리더십교육을 받아야하는지 그 목적과 성과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나쁜 습관과 버릇을 고치고 사회성을 좋게 만들고, 발표력을 향상시키며, 지도력과 팀웍마인드를 가르친다면 상당수의 부모는 <뜻은 좋지만 우리 아이는...>하면서 선뜻 다가서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우선 초등학생 4학년 이상만 해도 학부모들이 대부분 공부성적을 의식하게 되며, 유사한 레퍼런스가 없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지, 그 효과는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감을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리더십교육의 효과중에서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단연 공부습관을 들이는 것이라고 할 수있다. 대학생 리더십이 가장 현실적으로 어필하는 대목은 취업과정의 개인 경쟁력인 것처럼, 학부모들이나 어린이조차도 공부습관을 잘 들이게 만든다면 그것보다 더 반갑고 이해가 빠른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시종일관 공부에만 촛점을 맞추는 것은 아니겠지만) 시중의 서점에 가면 매우 다양한 종류의 공부 잘하는 비결들이 난무하고 있다. 저마다 왕도라고 떠들고 있지만 그저 책일 뿐이다. 엄마들은 다들 한두권씩 사보지만 워낙 개인취향이 강해 자기 아이들에게 적용하기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 즉 사교육이 아무리 창궐해도 일상적으로 공부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습관화하는 것을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은 없다. 응용소프트웨어(Application)는 잘 발달돼있지만, 운영체계(Operating System)가 없다는 뜻이다. 학원들 역시 각 과목별로 세분화돼있어 어린이와 학부모 중심으로 총체적인 맞춤형 공부관리를 해주는 곳은 전무하다. 

우리 아이 공부습관 들이기.  그것도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7가지 습관을 적용해서(철학, 신뢰성), 신나고 재미있게(방법론) 한다면 어디 한번 보내봅시다. 그렇잖아도 우리 애가 공부에 재미를 잃고 게임에만 죽자고 매달리는데. 그 집애는 그래도 영수는 잘하잖아요, 우리 애는 열심히 해도 안되요, 늦었나봐.

예전에 프루덴셜의 차태진 라이프플래너가 했던 강의를 상기해보면 <하기싫은 일을 습관처럼 매일 하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했다. 어떻게 습관을 만드는가? 목표를 반듯이 세우는게 가장 중요하고, 아침에 가장 먼저 나와서 책상 위를 깨끗이 치우고, 오늘 전화해야할 사람의 명단을 뽑고, 그들과 무슨 얘기를 나눌 것인지 미리 속으로 연습하고, 자기한테 가장 편안한 포즈를 잡고 전화를 걸기 시작한다. 이 작업을 매일 반복하다보면 콩나물시루의 교훈처럼 매상이 늘어나게 된다. 공부도 이에 못지않게 어렵고 하기싫은 일이지만 이것을 습관으로 만들어놓으면 거부감은 줄어들고 희열감과 성취감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적어놓고 공부 습관으로 버젼을 바꿔 보면 입가에 미소가 맴돈다.

1. 주도적이 되라. 

2.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라. 

3.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

4. 상호 이익을 모색하라.

5. 경청한 다음 이해시켜라.

6. 시너지를 활용하라.

7. 끊임없이 쇄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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