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것은 표현해야하고, 표현한 것은 읽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리뷰한 것이 작년 11월이었는데, 워낙 사람들이 많이 읽은 베스트셀러라 옮겨적기가 민망하다. 그래도 기록보관차원에서 가볍게 오늘은 리뷰한다.

 

소설이 잘 읽혔다. 단숨에 읽었다.

30대직장여성, 대한민국 대표격이름 '김지영'(예전에 '선영아 사랑해'란 슬로건이 인기가 있었는데! 선영이나 지영이나 대표적인 이름이다.)

 

 

'잃는 것만 생각하지 말라며. 나는 지금의 젊음도, 건강도, 직장, 동료, 친구같은 사회적 네트워크도, 계획도, 미래도 다 잃을지 몰라. 그래서 자꾸 잃는 걸 생각하게 돼. 근데 오빠는 뭘 잃게 돼?'(136p)

 

'배불러까지 지하철 타고 돈벌러 다니는 사람이 애는 어쩌자고 낳아?'(141p)

 

'나도 남들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커피나 마시면서 돌아다니고 싶다...맘충 팔자가 상팔자야...한국여자랑은 결혼 안하려고...'

 

'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164p)

 

'그 커피 1500원이었어....오빠 나 1500원짜리 커피 한잔 마실 자격도 없어? 아니, 1500원이 아니라 1500만원이라도 그래. 내 남편이 번 돈으로 내가 뭘 사든 그건 우리 가족 일이쟎아. 내가 오빠 돈을 훔친 것도 아니잖아. 죽을만큼 아프면서 아이를 낳았고, 내 생활도, 일도, 꿈도, 내 인생, 내 자신을 전부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어. 그랬더니 벌레가 됐어. 난 이제 어떻게 해야 돼?'(165p)

 

 

직장여성이 결혼을 해서 결국 임신하고 육아하다가 거진 직장을 내려놓는다. 그러면서 서서히 무너져가는 아내의 존재감을 <82년생 김지영>이 보여준다. 마음이 아프다.

 

 

난 솔직히 페니미즘에 대해 잘 모른다. <나쁜 페미니스트>를 구매해놓고 아직 읽지를 못했다. 하지만, 여성의 자리, 존재, 위치 등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책을 필두로 페미니즘이 힘을 받고 사회 전반부가 많은 변혁의 파도를 일으켰다. 그만큼 파장이 컸고, 그래서 더 의미있는 책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전에 나온 <며느리사표>에 대한 책 인터뷰한 것을 보았는데, 제목이 파격적이고 충격적이지, 그 안에 내용을 들여다보면 모든 게 상처투성이고 거기서 구원받기 위한 간절한 '며느리'된 여성의 몸짓이었다. 여자가 느끼는 감정과 입장과 생각들....결코 온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공감하고 싶고, 그렇다.

 

 

대한민국에서 직장여성의 현실과 여성이 가진 모든 굴레들, 남자와 여자가 평등을 외치기 보다는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면 평등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인데.

 

 

<그녀 이름은>은 이제 대한민국 페미니스트의 대표주자인 조남주가 쓴 글이기에,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게 되었다. 그만큼 <82년 김지영>은 코페르니쿠스적인 혁명을 가져온 작품이다. <그녀 이름은>도 잘 읽히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신선함은 떨어지지만, 여성의 다양한 포지션에서 느끼는 감정들이 글에 잘 배여나 있다.

 

 

단편소설집 <현남오빠에게>는 잘 읽었는데, 마지막에 구병모의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은 좀체 잘 읽히지 않아 마지막 몇 페이지는 건너뛰었다. 짜증이 났다. 그 이유는 아마도 글을 각색하고 삽입하고 뭐 이러면서 글이 자신의 글이 아닌 만들어진 글 같은 느낌에서일까? 모든 글이 다 만들어지지만, 논문쓸때 베겨오면 좀 어색하고 자기 말이 아닌 뭐 그런 느낌...나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독자에게 읽히지 않는 글은 씁쓸하다. 억지로 읽으려고 하지 않아야 하고, 저절로 읽혀져야 하는게 책, 텍스트가 아닌가! 고전과는 또 다른 차원이지만. 암튼, <위저드베이커리>는 잼나게 읽었는데, 이 단편은 영 읽기가 싫었다는...

 

 

 

'조남주'작가의 글이 당긴다(땡긴다). 다른 소설도 읽고싶게 하는 문체와 스토리텔리이다. 흡인력은 맥시멈이다!

 

‘그 커피 1500원이었어....오빠 나 1500원짜리 커피 한잔 마실 자격도 없어? 아니, 1500원이 아니라 1500만원이라도 그래. 내 남편이 번 돈으로 내가 뭘 사든 그건 우리 가족 일이쟎아. 내가 오빠 돈을 훔친 것도 아니잖아. 죽을만큼 아프면서 아이를 낳았고, 내 생활도, 일도, 꿈도, 내 인생, 내 자신을 전부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어. 그랬더니 벌레가 됐어. 난 이제 어떻게 해야 돼?‘(1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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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18-08-20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딴 얘기지만 글씨체가 정말 개성있으시네요ㅎㅎ

카알벨루치 2018-08-20 10:18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 ~변변찮아서 ㅋ

stella.K 2018-08-20 1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육필 노트를 넣어주니까 글이 더 뽀대가 납니다.
적절히 잘 활용해 보시길...^^
저는 악필인데가가 사진 찍는 건 별로라서.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