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리뷰는 자기계발서이다. '청소와 정리정돈'이 주제이다. 머릿속으론 '문학'과 '영화'가 거미줄처럼 엉켜져 있는데, 어제 올리지못한 리뷰를 오늘 아침에 올리고자 선택한 것이 이 책이라니...그래도 모든 책은 유익이 있고, 삶의 변화를 고무시킨다면 다 합당한 존재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아키는 일본 니혼블로그무라 심플 라이프 부문 1위 블로거이다(아키의 블로그: livingsmall.blog.fc2.com)
내가 이 책을 이렇게 꼼꼼하게 도전받으면서 정독할 줄은 몰랐다. 저자는 정말 뼛속까지 미니멀리스트이다. . 어릴 적 독일에서 생활한 탓도 있기에 실용성과 단순함이 배여 있는 듯 하다. 그녀의 미니멀하고 심플한 라이프스타일에 배인 ‘철학’이 놀랍다.
일본에 2번 정도 갈 기회가 있었다. 그때 내 머리에 입력된 정보에 의하면, 일본은 차를 구매할 때 반드시 집에 주차장이 있어야 차를 소유할 수 있었다. 즉 주차장이 없으면 자동차를 소유할 수 없는 셈이다. 15평 공간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저자의 가족은 차를 팔았다. 그리고 자전거와 렌트카와 택시를 이용할 줄 아는 실용적인 가족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신이다. 우리나라는 집이 없으면, 차라도 좋은 거 타고 다녀야 뽀대(품위? 가오?)가 난다. 작은 차를 타고 다니면 무시한다. 이런 쓸모없는 거품(?)과 위신과 체면문화가 한국사회를 지배한다.
대학 때 읽었던 하일지의 소설 <경마장 가는 길>에서였던가! 요즘 하일지는 미투운동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던데. 아무튼 그 소설에 보면 우리나라는 ‘관계중심’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고 말한다. ‘누구누구의 아들, 누구누구의 친척, 누구누구의 부모...’뭐 이런 식의 설명이 자신의 정체성에서 ‘자신’보다 오히려 ‘자신과 관계된 인간관계’에 더 치중하게 된다는 구도이다. 하일지는 불란서 유학파, 외국물을 먹고 온 사람이라면 한국인들의 이런 사고방식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우리는 그 ‘누구누구의’ 때문에 행동도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요즈음의 시대는 많이 변한 것은 사실이다. 지방에서 있다가 서울만 가도 사람들의 시선을 구애받지 않는 게 얼마나 자유로운 지 모른다. 하지만, 지방으로 오면 다들 ‘누구누구의’의 시선과 관점 때문에 우리는 부자유스러워진다. 이런 관점과 시선이 한국인들의 미니멀라이프와 더 멀어지게 하는 지도 모른다. 부모님의 위신과 체면을 생각해야 하기에 진정한 <나>만을 위해 더 압축되고 압축된 라이프스타일이 힘든 지도 모른다. 일본사회를 내가 잘 알지 못하지만, 저자 아키가 서양에서 생활한 어린 시절의 보고 배운 실용성이 더 미니멀라이프로 이끈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집안일/부엌일/수납/옷/육아
정말 빈틈없이 꼼꼼하게 정리, 정돈을 하는 저자의 삶, 라이프스타일에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크게 닮고싶다고 해야 할까? 깔끔, 정리정돈, 단순! 혀를 내두를 정도다(근데, 아키의 집에 책이 없네, 책장이 없네! 그건 좀 아니다. 우린 모두 장서가의 꿈을 가진 자들이 아닌가! ㅋㅋ) 보통 어느정도의 큰 거리감이 있으면 포기하고 체념하고 시니컬하게 되는데, 이 라이프스타일은 좀 닮고 싶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하루 15분 정리의 힘>을 읽고 집안정리를 실천했다. 아내가 했던 작업을 내가 책장과 쇼파와 모든 것을 정리해버렸다. 정리정돈은 언제나 아내의 몫이었는데, 책 한권을 읽고 내가 정리정돈을 하다니! '우리 카알 벨루치가 변했어요~~~~). 이 책은 정리/정돈/수납/집안살림 까지 총체적인 방점을 찍어주었다.
불필요한 것은 일체 여과시키고, 오직 소중한 것, 시간, 에너지, 정열, 물질의 낭비없이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해가는 그 라이프스타일, 바로 본질, 철학, 마인드가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정리엔 끝이 없다. 정리의 최종적 목적은 바로 ‘죽음’이라고 정리 컨설턴트는 이야기한다. 언젠가 우리는 떠나야 할 인생이기 때문에 필요한 것만 누리며 불필요하고 무가치한 것을 가려내는 것이 정리이다.
‘탈피의 성질을 가진 생물은 탈피하지 못하면 죽고 맙니다. 하지만 사람은 버릴 수 없다고 해서 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인생은 어떤 의미에서, 살아 가면서 죽어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태어날 때 어떤 것도 가지지 않고 왔습니다. 그리고 또 죽을 때에도 어떤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합니다. 필요 없는 것은 용기를 가지고 과감하게 버립시다.
과거의 굴레, 자신이 살아 온 인생, 쌓아 온 온 방의 자장을 일단 제로로 돌려 놓읍시다.‘(청소력, 70-71p).
아무튼, 가장 가치 있고 실용적인 것을 가장 잘 다루고 최적화된 상태와 컨디션으로 살아가는 것이 ‘미니멀라이프’!
우리가 물건을 사용하는 부분에서도, 파레토 80/20법칙이 적용된다. 우리가 소유한 물건 중에 우리는 80%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고, 고작 사용하는 물건은 20%에 불과하다는 말이다(우리 독서가들에게 책의 예외로 하자. 내 경우엔 옷이 그러한 듯 하다). 적은 것이라도 제대로 적재적소에 광이나고 태가 나도록 사용하고 떠나가는 것이 바로 ‘미니멀라이프’가 아닐까?
정리를 우리는 흔히 ‘날 잡아서’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래서 정리를 하루 아침에 해결하려고 하니 사달이 나는 것이다. 그리고 정리에는 상당한 체력이 요구된다.ㅜㅜ 그러기에 ‘하루 특정한 시간 중에 15분 내로 정리하라’고 주문한다(하루 15분 정리의 힘, 38p). 또한 이 책에선 ‘정리는 남과 자신을 위한 사랑’이라고 한다.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의 공간은 고인 물이 아닌 흐르는 물과 같다. <순환>이 아닌, <흐름>을 만드는 것, 이것이 공간 정리의 핵심이다. 흐름이란, 물건이 들어와서input 제대로 드렁와서 제대로 나가게output 하는 것이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하나 들어오면 다른 하나가 반드시 나가야 한다. 들어온 물건은 다음에 사용하기 편하기 위해서 수납이 되어야 하며, 사용한 물건도 다음에 또 깨끗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청소가 되어야 한다. 사용한 물건이 오래되거나 헤어져 사용할 수 없으면 공간 속에서 빼내야 한다.'
정리에도 input과 put이 있다는 사실!
공간흐름의 정리 1단계: 합리적인 소비
2단계: 수납
3단계: 청소
4단계: 잡동사니 버리기
이 책에선 몇십년 전 유행했던 ‘성자가 된 청소부’이야길 하면서 왜 ‘청소부’가 ‘성자’가 되었는지를 예를 든다. ‘청소’는 정말 중요하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의 미생물학자 찰스 거바 박사는 절대로 사무실 책상에서 식사하지 말라고 한다.
“차라리 화장실 의자에 앉아서 점심 식사를 하는 편이 책상에서 음식을 먹는 것보다 안전할 것입니다.”왜냐하면 ‘사무실 전화기와 노트북에서 검출된 세균이 변기에서보다 400배나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정리...,159p).
오늘은 어쩌다 이 아침에 자기계발서를 리뷰하게 되었는데, 어쩔 수 없다. 짧게 하려고 했는데, 또 길어졌다. 정리에 대한 좋은 책, 청소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마쓰다 마쓰히로의 <청소력>에서 본 충격적인 문장을 소개하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당신이 사는 방이, 당신 자신이다.’ 즉, ‘당신의 마음의 상태, 그리고 인생까지도 당신의 방이 나타내고 있다.’(청소력, 17p)
이웃 여러분, 오늘도 열독! 즐독! 광독! 하시길 바랍니다~
여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