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무리 고전소설, 인문학,철학 서적을 읽는다 해도 내 책 읽기의 본질은 장르문학이다. 홈즈가 아닌 뤼팽 덕분에 문자에 대한 집착이 시작됐고 드래곤 라자와 세월의 돌이 나를 책으로 확 끌어들였다. 중간에 판타지에 잠시 소홀했으나 덕질(?)은 그만하는 게 아니라 잠시 쉬는 거라 했던가, 일본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위시하여 판타지, SF, 추리까지, 나는 여전히 장르문학을 사랑한다. 예전엔 하류 취급 받던 장르문학이, 이제 문학을 위기에서 구원해줄 하나의 방법으로 표현되는 요즘이기에 기분이 좋다. 그래서 1인 출판사 `불새`에서 나오는 SF 소설과 엘릭시르에서 출간하는 추리소설을 모두 사고 싶지만 시간과 돈이 허락하지 않는다. 한때 국내 유일 장르문학 잡지 월간(나중엔 휴간, 계간, 폐간으로 이어진다...) 판타스틱까지 정기구독했으니 나도 어지간하다. (캬, 나보고 어지간하다고 자뻑하다니 대단하군!) 아직 장르문학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미스터리 추리 전문 잡지가 발매되었다. 위에서 말한 엘릭시르 출판사의 격월 `미스테리아`! 미스터리와 히스테리아, 두 단어를 조합해 미스터리를 광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란다. 큰 기대를 하고 샀는데, 오후에 도착한 책 상자를 뜯어보니 겉표지는 매우 만족스럽다. 무광의, 에, 뭐랄까, 만지면 약간 폭신하고 고급진 표지랄까. 뭐라 표혀이 되지 않는다. 아직 안을 펴보진 못했지만 내용은 뭐 백점 만점이겠지. 장르문학은 (웬만하면)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과학잡지 스캡틱이다. 해외에서능 유명한 과학잡지라는데 우리나라에 번역으로 들어오는지, 우리나라만의 내용과 구성으로 출간되는지는 모르겠다. 장르문학과 마찬가지로 과학도 매우 좋아한다. 이과를 택한 건 수학과 과학이 좋아서였다. 실제 과학 공부와는 아무 상관 없지만 가장 좋아하는 파트는 천체 물리학이었다. 빅뱅과 우주의 탄생, 죽음, 성간의 법칙과 미지의 세계, 블랙홀-화이트홀 그리고 웜홀, 시간여행, 광속, 쿼크, 초끈이론... 고3 때 수시 1차 합격 후 미적분 시간을 빼고는 4분단 첫번째 줄에 앉아 틈틈이 엘러건트 유니버스를 읽었던 기억이. 물론 초끈이론은 커녕 아직 특수상대성 이론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멍충이다. 이번에 알라딘에서 고전 읽기 프로젝트 첫 책으로 코스모스를 골랐는데, 가장 우아하고 아름답게 쓰인 과학 교양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예상보다 심심하고 별거 아닌 내용을 담고 있어 실망했던 기억도 있다. 코 찔찔 묻은 돈으로 뉴튼을 정기구독하던 때가 있었으니, 나도 참 대단하다. (벌써 두번째라니!) 그런 내가, 이제 돈도 버니(물론 카드로 다 탕진...) 관련 책을 마구 사댄다. 이야, 기분 좋다! (돈을 허공에 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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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5-06-26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손잡이님
루팡이 아닌 뤼팽이라고 써주신게 너무 좋아서 인사 남기고 갑니다~ 저는 타고나길 왼손잡이인데 어머니가 오른손 쓰기를 강권하시면서 양손 모두 서투르게 되었답니다 ㅠㅠ

양손잡이 2015-06-27 08:30   좋아요 0 | URL
이...잉??? 왜죠? ㅎㅎㅎ 덧글 감사합니다~
저도 왼손잡이인데 할아버지께서 왼손은 불길한 손이다~ 하셔서 숟가락질과 글씨쓰기만 오른손으로 한답니다 ㅠ 덕분에 밥먹을 땐 조금 지저분하네요...
 

내 책읽기는 섞어찌개식이다. 아무런 질서도 없고 순서도 룰도 없이 그냥 닥치는대로 읽는다. 한 작가의 소설을 읽다가 흥미가 생기면 같은 작가의 책을 또 찾아 읽는 거고, 여러권으로 이루어진 장편소설도 중간에 재미없으면 잠깐 끊어서 다른 책도 읽고 하는 그런 거다. (예 : 스티븐 킹의 <스탠드>) 관심분야가 많기 때문에 소설을 읽다가 사회과학서적을 읽다가 인문서, 철학, 과학을 넘나든다. 물론 소설 외의 다른 분야은 절반밖에 못 읽고 덮어버리지만. 지식과 이해력의 얕음을 탓해야지... 그래도 지키는 대전제가 있긴 하다. 소설과 비소설을 번갈아 읽을 것. 소설을 덮었다면 그 다음엔 비소설이다. 픽션의 세계를 더 좋아하지만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참, 하나 더. 어렵거나 긴 책 후에는 무조건 쉬운 책을 읽는다. 지금,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일주일 째 끙끙대며 읽는 중인데 이 다음엔 엔터테인먼트 소설인 <도착의 론도>가 이어져 있다. 동시에 난도가 낮은 김영하의 에세이, <말하다>. 그뒤로는 몇번이고 실패한 ㅠㅠ 조르바 차례다. 물론 이것도 어그러질 게 뻔하다. 당장 봐도 <외딴 집>이나 <코스모스>,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이아생트> <자메이카의 아이들>등 흥미진진한 책이 굴러다니기 때문이다. 처음엔 규칙이 없다고 썼는데 지나보니 엄청나게 빠듯한 룰이 있었네 이러나 저러나 책을 맨 처음 집을 때는 기분이 좋은 법이다. 책을 읽을 땐 고통이 엄청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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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을 맞아 밖에 나왔는데 챙겨놓은 전자책용 태블릿과 책 두 권을 놓고왔단 사실을, 기숙사에서 엄청 멀리 떨어진 곳에 도착하고야 깨닫고 말았다. 이미 돌아갈 수 없는 몸, 에라 모르겠다 하고 서점에 들어가 책을 골랐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너무 긴 분량 때문에 조금 질려서 완전 쉽고 재미만을 위한 책을 고르려고 했는데 얼마 전 별세한 귄터 그라스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행동하는 양심인 귄터 그라스가 독일 문단의 금기를 깨고 밝히는 피란선 침몰 사건...이 주 내용이다. 저번주인가 저저번주에 소설리스트에서 여러 의미로 현재의 대한민국과 겹치는 분위기를 풍기는 소설이라고 책을 소개한 바 있다. (맞나?)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펴야 할까... 민음사 세계문학 최신간인 곰브로비치의 <코스모스>나 아쿠타카와 류노스케의 <라쇼몽>도 함께 사고 싶었는데 결국 안 읽은 책에 쌓아둘까봐 욕심은 이것으로 끝. 오랜만의 책 지름이다.

#책 #독서 #도서 #소설 #고전소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민음사 #귄터그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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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5-06-14 0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이든 늘 즐겁게 누리셔요~

양손잡이 2015-06-17 00:02   좋아요 0 | URL
덧글 감사합니다!

요새 중고서점에 팔려고 내둔 책의 책등을 봤는데 다들 너무 탐나더라구요. 지금 읽는 책들 얼른 끝내고 재밌는 독서해야겠습니다.
 

해냈다. 드디어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 책을 모두 골라냈다. 25권 정도 파느라 수원역에 두 번 왔다갔다 한 게 생각보다 힘이 들던데, 그거에 몇배가 넘는 책이 남았다. 기부하거나 주기는 많이 아깝고(책이 너무 많아서 돈이 꽤나 쏠쏠할 것 같아서이다) 좀 힘들더라도 팔아없애야지.
보내는 책은 흥미위주의 소설(특히 엔터테인먼트, 추리소설은 모두 비워버렸다), 가볍게 읽는 인문서 중 전자책으로 구할 수 있는 책, 아주대 도서관에 비치된 책, 뭔가 비싸보이고 있어보이는데 두꺼운 양장본에 당장 안 읽을 것 같은 책들이다. 당장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평생 그럴 것 같다.
남은 책을 정리하니 오, 보관 공간에 책이 다 들어가고도 남는다. 작은 책 보관함 네 칸, 침대 및 칸 보관함, 미니 2단 책장, 종이박스 7개에 꽉꽉 들이찼던 책들이 이제 눈에 보이지 않는다니, 책에 대한 부담은 덜었지만 왠지 모를 기쁨을 잃었다.
150권 정도 추렸으니 못해도 50만원 정도는 건지겠지. 마음이 좀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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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방에 꽉꽉 담아서 근 10kg 17권 62,600원...! 엊그제와 오늘 총 27권에 10만원 정도 나왔다. 흠, 보내기 좀 아쉬운 책이 한두 권 정도 있었지만 이미 꺼내놓은 거 마음에서 떠나보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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