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새책을 보니 재밌는 놈들이 많던데 죄다 예판 아니면 알라딘 정보상 출간일이 W09를 넘어가 눈물을 머금고 스킵.



이 모든 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 칼 필레머


세계적인 사회학자이자 인간생태학 분야의 권위자인 미국 코넬대 칼 필레머 교수의 책. 이 책은 30~7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실제 부부로 살아온 노인들 700여 명이 후세에게 들려주는 사랑, 결혼, 관계의 조언을 객관적이고도 전문적인 태도로 정리한 책이다. 

특히 칼 필레머 교수가 연구 표본으로 선택한 미국 노인 부부는 세계대전과 경제 대공황을 거치며 현대의 젊은이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삶의 고난을 겪어낸 세대로서 외부의 어떤 환경에도 부서지지 않는 백년해로의 비결을 전해줄 전문가로 손색이 없다. 실제 함께 오래 살아본 사람들이 전해주는 조언만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조언도 없을 것이다. 

칼 필레머는 수백 시간의 인터뷰, 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기록을 정리하면서 인생의 현자들이 들려주는 삶, 사랑 그리고 사람에 대한 지혜를 우회적으로 환기하기보다 커플들이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30가지 노하우로 정리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짝을 선택하는 법, 가장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테크닉이 필요한 커플 간의 대화법, 생계와 자녀 양육 그리고 인척 문제까지 스트레스의 연속이라 할 수 있는 결혼 생활의 어려움을 현명하게 극복하는 법, 첫 마음의 열정과 성적 기쁨을 일생 동안 변함없이 유지하는 비결 등을 인생 현자들의 생생한 ‘육성’으로 들려준다. 




캔자스의 유령 - 존 발리


불새 과학소설 걸작선 10권.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로 1970년대를 대표하는 SF 작가 중 한 명인 존 발리의 단편집. 2009년 테드 창 강연 시 단 5쪽의 줄거리만으로도 SF팬들을 전율시켰던 화제의 문제작 '캔자스의 유령', 영화 [밀레니엄(국내개봉명:4차원 도시)]의 원작 '공습', 지옥의 불길처럼 뜨거운 수성을 배경으로 하는 SF '역행하는 여름'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세상 끝 아케이드


아쿠타가와상, 요미우리문학상, 일본서점대상, 다니자키준이치로상에 이어 2012년에는 문부과학대신상을 수상하며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한 오가와 요코의 연작소설집. <박사가 사랑한 수식>,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 등의 작품을 통해 절제된 문장으로 따듯한 감동과 아름다운 정서를 선사했던 오가와 요코가 이번에는 정적에 감싸인 낡은 아케이드에서 벌어지는 열 가지 이야기를 하나의 책으로 엮어냈다. 

상실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슬픔을 끌어안고 헤매다 작은 아케이드에 도착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죽은 이의 기억이 담긴 물건을 사고 따뜻한 어둠에 슬픔을 풀어놓는다. 비록 그 슬픔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의 슬픔을 이해하고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과 장소를 만나 위로받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아케이드의 관리인이자 배달원인 서술자 '나' 역시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죽음을 아케이드에서 치유하며, 이야기가 거듭되며 밝혀지는 나의 과거와 에피소드들은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점점 허물어 간다.




어떻게 살 것인가 - 고은, 김상근, 박승찬, 석영중, 손봉호, 용타 스님, 이강호, 조성택, 차드 멩 탄, 최인철, 한명기, 황현산


우리 사회는 20세기 중반 이후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같은 근본적인 고민을 잊고 살았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황폐해진 개인의 삶과 희미해진 사회적 가치가 두드러졌고, 그 결과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해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인간에 대한 학문인 ‘인문학’ 열풍이 거세진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 책은 플라톤아카데미가 주관한 대중강연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아름다운 삶과 죽음 Beautiful Life> 시리즈의 두 번째 강연을 묶어낸 책이다. 책에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열두 명의 지성들이 한결같은 목소리로 강조하는 것은 바로 ‘기본과 원칙’이다. 개인과 사회 모두 이 두 가지를 신뢰하고 지키고 따를 때 우리의 삶은 여유로워지고 우리의 사회는 안전해질 것이다.




노생거 사원 - 제인 오스틴


을유세계문학전집 73권. 제인 오스틴의 '별종'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사실상 첫 장편소설로 1799년 이미 탈고한 후 '수전(Susan)'이라는 제목으로 출판사에 팔았으나 책을 기다리는 사이 다른 소설가의 다른 작품이 같은 제목으로 나오면서 출간되지 못했다가 작가가 다시 1816년 원고를 사들인 후 죽고 나서 가족들에 의해 유고작으로 출간된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일찍이 제인 오스틴은 이 작품의 판권을 출판사로부터 다시 사들인 다음 스스로 특별히 서문을 달아 "이 작품을 완성한 지 십삼 년이 지났음을,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는 더 많은 세월이 지났음을" 밝히며 독자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 작품은 주제나 인물 형상화나 서술 기법 측면에서 제인 오스틴의 초기작 느낌이 강하다. 마지막으로 출판되었지만 사실상 오스틴이 처음으로 완성한 장편소설이라는 흥미로운 타이틀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또한 '시대를 타는' 소설이면서 동시에 '시대를 타지 않는' 웃음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노생거 사원>을 읽다 보면 휴양지로 유명했던 바쓰의 풍경이라든가 사람들의 생각, 옷차림 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나 고딕소설이 유행하던 시대상을 잘 엿볼 수가 있는데, 이는 작품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제인 오스틴은 이 작품에서 당시 문학시장의 주류였던 고딕소설을 풍자하고 있다. 이는 고딕소설 마니아인 주인공 캐서린이 벌이는 엉뚱한 망상과 해프닝으로 잘 드러난다. 그러나 이러한 패러디는 엄밀히 말해서 고딕소설 자체보다는 고딕소설이 소비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제인 오스틴은 특정한 소설가나 작품을 풍자하는 데 머물지 않고, 여성의 독서를 둘러싼 물질적 환경과 여성 교육 전반에 문제를 제기한다.




책공장 베네치아 -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


한 권의 책을 세상 모든 이에게 읽히겠다는 생각을 최초로 했던 사람 마누치오와 그가 건설한 '책세상'의 모습, 오늘날 우리가 책에 대해 알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이 시작된 책의 여명기이자 혁명기였던 르네상스 시대 출판의 역사, 근대 이행기 베네치아를 무대로 한 책과 지식의 생산 및 유통 그리고 문화와 지성의 풍경, <책공장 베네치아>가 전하는 이야기다. 

베네치아 출신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는 이 매혹적인 책과 출판의 여명기를 과거와 현재, 역사적 고증과 문학적 상상력을 교차시키며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세계의 진정한 혁명을 가져온 '책'에 대한 예찬이자, "책을 둘러싼 출판업자와 서적상, 기독교도와 이교도, 성서와 음란물, 자국인과 외국인의 갈등과 타협의 변주곡"이 우리를 500여 년 전 '베네치아 책세상'으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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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도 `공산주의`나 `빨갱이`라는 용어는 특정인을 비하하거나 혹은 대중들로부터 그 특정인을 고립시키려는 목적으로 활용된다. 한국인에게 이들은 마음속 깊이 금기 언어로 자리잡고 있다. 교육의 힘이다. 오늘은 6.25 전쟁이나 북한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배경이 우리로 하여금 공산주의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자본주의만으로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가 선명히 드러나지 않는데 있다. 공산주의에 대해 알고 이해해야 자본주의의 실제 의미를 선명히 관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를 지금보다 조금 더 괜찮은 체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공산주의를 이해한다는 것이 공산주의자가 된다는 것 의미하지 않는다. 공산주의는 자본주의를 위해서 알아 두어야만 하는 체제다. 이 세상의 절대로 알아서는 안되는 것 따위는 없다. 

_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권, 159쪽, `경제`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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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요청된다. 국가라는 개념은 신의 개념과 마찬가지로 지배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특히 `애국`에 대한 강요는 지배자들이 편리하게 한다. 그래서 애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장려되고 교육된다. 애국자와 국가유공자에 대한 보상과 기념 절차에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이루어지고, 사회는 이들을 지칭하는 어미를 검열하고 규정한다. 반대로 애국과 거리가 먼 사람들에게는 공공연한 정치사회적 압력이 가해지고, 이들을 지칭하는 어휘들에는 거칠고 모욕적이며 배타적인 언어들이 허용된다.
그러나 국가에 대한 요청은 자본주의만의 특성이 아니다. `신`을 요청할 수 없는 모든 지배권력은 애국을 장려한다. 합리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혹은 지적 대화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시민과 국가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신`과 `국가`에 대해 객관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이 `신`과 `국가`의 존재를 부정함을 의미한 것은 아니다. `신`과 `국가`의 객관적인 의미를 초월해서 사회 정치적으로 과장되고 포장된 의미가 나에게 강요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_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01~102쪽, `역사`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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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란 무엇인가 1 - 소설가들의 소설가를 인터뷰하다 파리 리뷰 인터뷰 1
파리 리뷰 지음, 권승혁.김진아 옮김 / 다른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2015-009. 작가란 무엇인가 - 파리 리뷰 인터뷰, 다른, 2014


0. 아아, 이 세상에는 분명히 취향이란 게 존재한다. 그리고, 청개구리 심보는 아니지만, 남들이 모두 좋다고 한 책이라도 나한테는 분명 맞지 않을 때가 있다. 하아. 진심으로 머리싸매고 내가 멍청하거나 감수성이 부족하지 않은지 고민하는 밤이다.


1. 2014년 초를 달구었던 책을 꺼내려 마음먹었다. 이번에 <작가란 무엇인가> 2, 3권이 연이어 발매되었기 때문이다. 나랑은 독서 취향이 맞지 않지만 독서력은 나보다 높으신 분께서는, 이 책을 워낙 재밌고 감명깊게 읽었다고 하니, 항상 책을 가까운 책장에 꼽아두고 '곧 읽을 책'으로 분류해뒀다.(물론 이렇게 분류해둔 책이 40권 정도이고, 벌써 6개월째 전혀 손대지 않는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은 물론, 소설가 김연수조차 극찬한 파리리뷰 인터뷰집이기에 이 책에 거는 기대가 컸다.


2. 3권으로 마무리되는 <작가란 무엇인가> 시리즈는 권마다 작가 12명씩을 다룬다. 이번에 읽은 1권에서 소개하는 작가를 보자. 움베르토 에코, 오르한 파묵, 무라카미 하루키, 폴 오스터, 이언 매큐언, 필립 로스, 밀란 쿤데라, 레이먼드 카버, 마르케스,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E.M.포스터.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유명한 작가들이다. 하지만 내가 읽은 책은 거의 없지. 오르한 파묵과 카버, 필립 로스, 마르케스, 포스터는 이름과 작품만 들었지 정작 읽은 책은 없다.(물론 책장에 다들 가지런히 꽂아두었다) 나머지 작가들도 죄다 한 작품씩밖에 읽지 않았다.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에코 : 장미의 이름 / 하루키 : 상실의 시대, 1Q84, 해변의 카프카 / 폴 오스터 : 뉴욕 3부작 / 이언 매큐언 : 토요일(가장 유명한 속죄도 아니고!) / 쿤데라 : 불멸 / 헤밍웨이 : 노인과 바다 / 포크너 : 곰


3. 사실 책 읽기도 잘 안되고 해서 머리 식힐 겸해서 편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난항이었다. 하루에 작가 한 명씩, 2주 정도에 걸쳐 읽을 예정이는데... 일주일만에 접었다. 이유는 별 거 없다. 재밌지가 않아... 나는 소설을 사랑하지만 아직 소설가까지 사랑할 포용력은 없다. 관심은 쥐뿔도 없는 작가들의 작품론, 인생관 따위를 읽어봐야 아무 감흥이 없다. 제아무리 소설 안에 시대관(중세)을 어렵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인 움베르토 에코라고 해도, 내겐 전혀 관심없는 시대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아저씨일 뿐이었다. (적어도 이 책에서는 말이다!) 동서양이 충돌하는 터키를 그리는 오르한 파묵의 이야기도, 그의 작품을 하나도 읽지 않은 나에게는 그저 뜬구름 잡는 소리일 뿐이다. 그래, 앞의 두 작가는 크게 좋아하지 않는 작가이니까 그럴 거야. 반 걱정에 세번째인 '무라카미 하루키'장을 열었는데... 오, 마이, 갓. 폴 오스터도, 이언 매큐언도... 이건 꿈일 거야 분명.


4. 각 작가의 작품을 서너 개씩만 더 봤다면 참 재밌고 유익한 책이 됐으리라 생각이 든다. 기존에 작가들의 팬이든가, 소설은 물론이거니와 작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좋아한다면 정말 사랑스러운 책이 될 듯하다. 이 책을 사랑하기에는 내 독서 내공이 모자란 게 가장 큰 문제인가... 재미없다는 말을 되게 장황하게 썼다. 하지만 어쩌겠어. 재미없고 잘 읽히지 않는 책은 당장 덮는 게 상책이다.(물론 공부는 제외한다) 모르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 곤욕도 없다. 나중에 읽기 부담이 안된다 싶으면 다시 펴야겠다. 아니면 작가들의 책을 좀 더 읽고나서... (그게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어쩌면 이 책은 적어도 나에게는 '전설의 책'이 될지도). <작가란 무엇인가> 2, 3권을 무턱대고 사지 않은 게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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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침대 머리맡에 책을 쌓아두고 잔다. 자면서라도 독서욕구가 들게 말이다... 내 온 신경이 다른 데 가 있어서 책이 죽어라 안 읽히는 요즘이다. #책 #도서 #독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게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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