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책 - 오염된 세상에 맞서는 독서 생존기
서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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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6. 집 나간 책 - 서민 (인물과 사상사, 2015)


독서동호회가 아니었다면, 알라딘 보관함에 아직도 잠들어 있을 책이었다. 동호회 모임 참석자에게 한 권의 책을 선물한다고 했을 때, 너무 쉬운 책을 골라 가벼워 보이지 않아 보이기 위해 이 책을 골랐다. 개인적으로 책에 관한 책(메타북)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 책도 썩 기대하지는 않았다. 오로지 저자 서민의 이름만을 믿고 주문하였다.


저자는 기생충박사이다. 단국대에서 기생충학을 가르치는 교수인 그는 <서민의 기생충 열전>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경향신문의 칼럼리스트로 활동했고 MBC <베란다 쇼>를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에 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질 부족이라는 이유로 잘렸다고 한다.(...) 다시 글이라는 초심으로 돌아오는 첫 결과물이 <집 나간 책>이란다.


저자가 쓴 글은 매우 쉽다. 어려운 말 하나 없이 쉬운 단어로 내용을 충분히 전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밌다. 글 자체에 위트가 철철 넘친다. 허나 그중 최고는 감히 비꼬기다. 변희재를 형님이라고 칭하며 걱정하는 투로 쓰인 글은, 얼핏 봐서는 변희재를 두둔하고 걱정하는 것 같지만 세세히 뜯어보면 그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비판의 대상은 국무총리뿐 아니라 대통령도 있으니 이분, 곧 소환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집 나간 책>은 저자가 여지껏 보인 글과 일맥상통한다. <집 나간 책>은 기본적으로 책을 주제로 한 서평집이다. 으레 감상이 주(主)인 독후감과 달리 서평은 책을 소개하거나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집중한다. <집 나간 책>도 우선 책을 간략히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일반적인 서평처럼 발췌문을 통해 책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이야기를 빌어 말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읽다보면 저자의 의도가 다분히 섞인 개인적인 글이 튀어나온다. <온도계의 철학>을 언급하면서는 저자인 장하성과 자신이 동창이며 학창시절에 있었던 시시콜콜한 일을 말한다. 이전에 보여주었던 비꼬기를 여지없이 보여주기도 한다. 필립 로스의 <유령 퇴장>을 읽으면서 좌파의 앞날을 예견한다고 하지 않나, 로라 힐렌브랜드의 <언브로큰>은 어느새 대통령을 은근히 언급하면서 끝난다.


글이 이리 재밌는 이유는 저자가 큰 부담없이 글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서평을 쓰는 이유를 몇 꼽는다. 서평은 책 한 권을 다 읽었다고 자랑하는 수단이며,  좋은 글을 썼을 경우 인터넷 서점으로부터 금전적 이익을 얻기도 한다고 말하니 피식 웃을 수밖에 없다. 보통 서평집에서 다루지 않는 미스터리 소설(<유괴>, 다카기 아키미쓰)의 서평도 있는데, 저자가 글을 재밌게 쓰는 이유는 재밌는 책을 잘 고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동안 생각했던 메타북이나 서평집과는 다른 면모를 가진 책이다. 자신의 이야기로 메꾸지만 책에 충분히 흥미가 가게 하는 모양새니, 서평집으로서는 충분히 그 몫을 다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센스와 위트까지 갖췄으니, 이 어찌 안 읽고 넘기겠는가. 유머와 진중함 둘 다 놓치지 않은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반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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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토의 호모 사이언티피쿠스 - 현대과학·인문학·SF를 통섭하는 재미
원종우 지음 / 생각비행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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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5-020.

한동안 인문학과 사회과학에 빠져 살았다. 인문학은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 큰 감명과 동시에 나는 여태껏 뭐하고 살았나 하는 후회를 하며 살짝 발을 담갔다. 사회학은 작년 1월, 여태까지 읽은 사회학 서적 중 역대급에 드는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덕분에 살짝 입문하게 되었다. 그뒤로 기업의 책임이나 인간 소외 현상, 더 나아가 사회와 결부된 자본 때문에 경제학까지 살짝 기웃거리기도 했다.

물론 그 경험은 내가 지식이 부족하고 공부하는 데 너무 무뎌진 머리 때문에 썩 유쾌하진 않다. 아니, 머리만 탓할 게 아니라 뭔가 새롭고 어려운 지식을 받아들이려고 전혀 노력하지 않아서 멍청하다는 핑계로 책을 덮고 한숨만 쉰 건 아닌가 모르겠다. 올해는 호기롭게 사회학 서적 <차브>로 독서를 시작했다. 미래 우리나라의 모습이 상상되는 영국의 계급사회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책인데,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지금과 연계하면서 읽으니 재밌다가도 후반부로 갈수록 내용이 어려워져 결국 포기했다. 끈기를 갖고 묵묵히 읽으면 결국 피와 살이 될 책들을, 이렇게 놓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철학과 예술, 종교을 다룬 <지대넓얕 현실편>과 대중 철학서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를 읽다가 결국 머리가 펑! 하고 터져버렸다. 맞아, 나같은 무지렁이는 철학이나 예술 따위의 분야를 건드리면 안됐다. 결국 두 권 모두 도중에 포기하고 말았고, 덕분에 책에서 관심이 멀어지는 일이 다시 일어났다. 올해에만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으나, 직전에 쉬운 소설을 읽었기에 다시 소설을 펼 수는 없었다. 초기 관심 분야인 소설과 과학 중에 소설은 됐으니 오랜만에 과학 쪽으로 눈을 돌려볼까 해서 결국 보관함에 있던 과학 관련 서적인 <파토의 호모 사이언티피쿠스>를 골랐다.

이 책의 저자 파토 원종우는 팟캐스트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 있네’의 주인장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고 나서 잠시 이 팟캐스트를 들은 적이 있다.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의 저자인 이종필 교수가 출연한 인터스텔라 편을 들었다. 나도 한때 블랙홀이다 웜홀이다 시간여행이다 많은 과학 대중서를 읽어(공부는 물론 하지 않았다. 소설 보듯이 대충 넘겼을 뿐) 팟캐스트 내용을 어느정도는 이해할 거라 생각지만 잘못된 생각이었다. 팟캐스트를 듣고 나니 현대 물리학의 기초가 되는 특수 상대성 이론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뼈저리게 깨달았다. 그래서 몇편 듣지 앟고 팟캐스트 구독을 중지했다.

팟캐스트 전성시대답게 팟캐스트를 기반으로 책이 많이 출간된다. 그 시작은 <나는 꼼수다>였고,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책은 <지대넓얕>이다. (책의 원고가 방송보다 먼저여서 팟캐스트 기반은 아니지만 방송 기저에는 책의 내용이 깔려 있다) 최근에는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이 팟캐스트를 기초로 <생각해봤어?>를 꾸렸다. <사이언티피쿠스>도 파토의 팟캐스트를 토대로 만들어겠거니 하고 집어들었건만 웬걸, 아니다. 전혀 아니다.

이 책은 이론을 쉽게 알려주는 대중과학서도 아니고 <지대넓얕 현실편>처럼 단순히 과학사를 나열하는 방식을 택하지도 않았다. 글은 과학을 기초로 한 에세이나 칼럼에 가까운 편이다. 과학에 대한 기사나 칼럼을 쓰고선 적당한 순서로 나열한 느낌이다. 순수하게 과학 이야기만을 하기도 하고 SF영화(매트릭스)를 다루기도 하며 중간중간 저자가 쓴 단편 SF소설도 실려 있다. 저자는 가장 아름답게 쓰여진 과학서로 <코스모스>를 꼽았는데, 아쉽게도 그정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책이라는 큰 틀에서 쓰인 글들이 아니라 과학이라는 주제만 있을 뿐 두꺼운 줄기를 찾기가 조금 힘든 편이다.

직전에 읽은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에서 다룬 주제를 똑같이 얘기하는 글도 있는데, 다루는 철학적 내용이 너무 약해 다소 흥미가 떨어진다. 기대보다는 깊이가 없어 아쉽긴 하나 각자의 글은 적당한 난도와 적당한 잡담이어서 단순히 과학 에세이로 접하면 좋을 내용들이다. 간혹 나오는 단편 소설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필력은 그의 다른 저작 <태양계 연대기>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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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주식회사
사이먼 리치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014.

<지대넓얕 현실편>의 답답함과 <플래너리 오코너>의 따분함에 질려 다른 책을 통 잡을 수 없었다. 조금 가볍게 읽을 책이 필요했다.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서 소설만 뽑아 죽 보았다. 가볍고 흥미 위주의 책은 많이 찾을 수 없었다. 뒤지다보니 나름 공신력 있다고 생각하는 소설리스트에서 꼽았던 책이 몇 권 눈에 띈다. 샘 서비스에 등록된 책 중에 눈에 띈 건 <천국 주식회사>였다.

소설 속 천국은  최고 경영자는 하느님이고 직원이 천사인 주식회사이다. 회사는 인간세계의 일에 조금씩 관여하는 일을 한다. 인간세계의 회사처럼 여러 부서가 있다. 주인공 천사인 크레이그는 기적부에 소속해 있다. 소소한 기적을 생산해 인간세계의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인간이 원하는 소원은 많고, 그것을 처리하기에는 기적부 직원이 부족하다. 그러던 중 기도 수취부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일라이자가 기적부로 옮겨온다.

둘이 투닥거리며 일을 하는 중, 크레이그와 일라이자는 천국 주식회사의 CEO인 하느님을 만날 기회를 갖는다. 하지만 하느님은 이미 인간세계의 일에 싫증을 느낀지 오래다. 하느님의 방에 산더미처럼 쌓인 인간의 기도문을 발견한 일라이자는 자신이 구축해놓은 기도문 시스템이 회사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 하느님에게 제대로 하지 않을 거면 이 사업을 하는 이유를 묻는다. 하느님은 직언을 듣자 정신을 차리기는 커녕, 지구를 없애고 천국에 다른 사업(레스토랑)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는다. 지구가 끝장나기까지는 30일밖에 남지 않았고, 크레이그와 일라이자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복잡한 머리를 식히는데 아주 좋은 수준의 책이다. 어려운 단어 하나 없고 스토리도 매우 직선적이다. 정치적 암투 같은 건 당연히 없고 결말도 파괴적이지 않다. 사실 너무할 정도로 가벼운 소설이라 할 수 있는데, 10대에서 20대 초반을 타겟으로 한 킬링타임용 소설이란 인상이 든다. (사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내 상황에는 매우 잘 고른 책이라 할 수 있다) 상상력이 딱 10년 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정도이다. 인간세계에 관여하는 천국 주식회사의 설정은 참신한 편이지만 전지전능할 것 같은 신이 사실 매우 게으르고 무책임하다는 설정은 조금 구식이다.

하느님과의 내기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남녀의 사랑을 이루어내는 것인데, 이 둘의 에피소드를 보는 것도 재밌지만 우리의 작은 일에 일희일비 하는 천사들의 모습도 사랑스럽게 묘사된다. 다만 성격적 변화가 너무 급하다. 크레이그와 일라이자에게 전혀 협조적이지 않던 반스가 사실 자신도 지구가 파괴되는 건 크게 원하지 않는다는 투로 일에 협조하거나, 기적을 일으키는데 보수적이던 크레이그가 목적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모습이 조금 모순적이다.

복잡한 건 차치하고 읽는 재미 자체는 떨어지지 않는다. 깊이가 없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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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무리 고전소설, 인문학,철학 서적을 읽는다 해도 내 책 읽기의 본질은 장르문학이다. 홈즈가 아닌 뤼팽 덕분에 문자에 대한 집착이 시작됐고 드래곤 라자와 세월의 돌이 나를 책으로 확 끌어들였다. 중간에 판타지에 잠시 소홀했으나 덕질(?)은 그만하는 게 아니라 잠시 쉬는 거라 했던가, 일본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위시하여 판타지, SF, 추리까지, 나는 여전히 장르문학을 사랑한다. 예전엔 하류 취급 받던 장르문학이, 이제 문학을 위기에서 구원해줄 하나의 방법으로 표현되는 요즘이기에 기분이 좋다. 그래서 1인 출판사 `불새`에서 나오는 SF 소설과 엘릭시르에서 출간하는 추리소설을 모두 사고 싶지만 시간과 돈이 허락하지 않는다. 한때 국내 유일 장르문학 잡지 월간(나중엔 휴간, 계간, 폐간으로 이어진다...) 판타스틱까지 정기구독했으니 나도 어지간하다. (캬, 나보고 어지간하다고 자뻑하다니 대단하군!) 아직 장르문학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미스터리 추리 전문 잡지가 발매되었다. 위에서 말한 엘릭시르 출판사의 격월 `미스테리아`! 미스터리와 히스테리아, 두 단어를 조합해 미스터리를 광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란다. 큰 기대를 하고 샀는데, 오후에 도착한 책 상자를 뜯어보니 겉표지는 매우 만족스럽다. 무광의, 에, 뭐랄까, 만지면 약간 폭신하고 고급진 표지랄까. 뭐라 표혀이 되지 않는다. 아직 안을 펴보진 못했지만 내용은 뭐 백점 만점이겠지. 장르문학은 (웬만하면)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과학잡지 스캡틱이다. 해외에서능 유명한 과학잡지라는데 우리나라에 번역으로 들어오는지, 우리나라만의 내용과 구성으로 출간되는지는 모르겠다. 장르문학과 마찬가지로 과학도 매우 좋아한다. 이과를 택한 건 수학과 과학이 좋아서였다. 실제 과학 공부와는 아무 상관 없지만 가장 좋아하는 파트는 천체 물리학이었다. 빅뱅과 우주의 탄생, 죽음, 성간의 법칙과 미지의 세계, 블랙홀-화이트홀 그리고 웜홀, 시간여행, 광속, 쿼크, 초끈이론... 고3 때 수시 1차 합격 후 미적분 시간을 빼고는 4분단 첫번째 줄에 앉아 틈틈이 엘러건트 유니버스를 읽었던 기억이. 물론 초끈이론은 커녕 아직 특수상대성 이론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멍충이다. 이번에 알라딘에서 고전 읽기 프로젝트 첫 책으로 코스모스를 골랐는데, 가장 우아하고 아름답게 쓰인 과학 교양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예상보다 심심하고 별거 아닌 내용을 담고 있어 실망했던 기억도 있다. 코 찔찔 묻은 돈으로 뉴튼을 정기구독하던 때가 있었으니, 나도 참 대단하다. (벌써 두번째라니!) 그런 내가, 이제 돈도 버니(물론 카드로 다 탕진...) 관련 책을 마구 사댄다. 이야, 기분 좋다! (돈을 허공에 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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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5-06-26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손잡이님
루팡이 아닌 뤼팽이라고 써주신게 너무 좋아서 인사 남기고 갑니다~ 저는 타고나길 왼손잡이인데 어머니가 오른손 쓰기를 강권하시면서 양손 모두 서투르게 되었답니다 ㅠㅠ

양손잡이 2015-06-27 08:30   좋아요 0 | URL
이...잉??? 왜죠? ㅎㅎㅎ 덧글 감사합니다~
저도 왼손잡이인데 할아버지께서 왼손은 불길한 손이다~ 하셔서 숟가락질과 글씨쓰기만 오른손으로 한답니다 ㅠ 덕분에 밥먹을 땐 조금 지저분하네요...
 

내 책읽기는 섞어찌개식이다. 아무런 질서도 없고 순서도 룰도 없이 그냥 닥치는대로 읽는다. 한 작가의 소설을 읽다가 흥미가 생기면 같은 작가의 책을 또 찾아 읽는 거고, 여러권으로 이루어진 장편소설도 중간에 재미없으면 잠깐 끊어서 다른 책도 읽고 하는 그런 거다. (예 : 스티븐 킹의 <스탠드>) 관심분야가 많기 때문에 소설을 읽다가 사회과학서적을 읽다가 인문서, 철학, 과학을 넘나든다. 물론 소설 외의 다른 분야은 절반밖에 못 읽고 덮어버리지만. 지식과 이해력의 얕음을 탓해야지... 그래도 지키는 대전제가 있긴 하다. 소설과 비소설을 번갈아 읽을 것. 소설을 덮었다면 그 다음엔 비소설이다. 픽션의 세계를 더 좋아하지만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중심을 잘 잡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참, 하나 더. 어렵거나 긴 책 후에는 무조건 쉬운 책을 읽는다. 지금,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일주일 째 끙끙대며 읽는 중인데 이 다음엔 엔터테인먼트 소설인 <도착의 론도>가 이어져 있다. 동시에 난도가 낮은 김영하의 에세이, <말하다>. 그뒤로는 몇번이고 실패한 ㅠㅠ 조르바 차례다. 물론 이것도 어그러질 게 뻔하다. 당장 봐도 <외딴 집>이나 <코스모스>, <세상은 왜 존재하는가> <이아생트> <자메이카의 아이들>등 흥미진진한 책이 굴러다니기 때문이다. 처음엔 규칙이 없다고 썼는데 지나보니 엄청나게 빠듯한 룰이 있었네 이러나 저러나 책을 맨 처음 집을 때는 기분이 좋은 법이다. 책을 읽을 땐 고통이 엄청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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