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2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이클 코넬리와는 첫 만남이다. 저자의 페르소나인 해리 보쉬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가 10여 년 전에 출간되었다고 하나 만나보지 못했고, <런던 차를 타는 변호사The Lincoln Lawyer>의 미키 할러에 투영된 저자를 처음 만난 것이다. 영미권에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답게 캐릭터나 플롯 자체로도 매력 만점이다. 작품을 다 읽고 나서 드는 마음은 스탠드 얼론이라 아쉽다는 생각뿐이다. 이 정도 캐릭터라면 시리즈로 나와도 무방할 것 같은데. '다시 한번 기꺼이 이 진실 없는 세상에 설 것이다'란 마지막 문장을 봐선 시리즈로 나올 가능성도 아주 없지는 않을 것 같다. 그거야 작가의 맘이겠지만.

 작품 초반엔 생각지도 않게 법률 용어 때문에 헤맸다. 법정 스릴러를 좋아하고 읽어볼 만큼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차원이 다르다. 그렇다고 어렵거나 하진 않다. 익숙해지면 일상 용어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니. 저자가 5년에 걸쳐 작품을 구상했다고 하더니 그에 상응하는 리얼리티로 단단히 무장하고 나온 것이다. 할러가 잘 나가는 변호사이니만큼 맡은 의뢰가 많을 뿐이지 사건의 구도는 복잡하지 않다. 결말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반전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러나 재미있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앞에선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했지만, 사실 할러는 도덕적이고 정의로운 인물이 아니다. 그래서 전처와의 사이에 있는 딸에게도 자랑스럽지 못하다. 쉽게 말해 범죄자들을 의뢰인으로 삼고 그들의 돈줄을 노리는 변호사인 것이다. 이 책을 읽은 계기도 이렇게 생긴 할러에 대한 선입관을 부숴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만족스러울 정도로, 할러는 내게 매력적인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이 작품의 끓는점은 독자에 따라 다를지 몰라도, 의뢰인의 거짓말이 처음 걸리는 순간부터 부글부글 끓어 올라 절정으로 치닿는다.

 마지막으로 작품 내용과는 상관없지만, 카페에서 들은 정보 하나. 최근에 열린 LA 북 엑스포에서 신작 <The Brass Verdict> 홍보차 들른 저자의 인터뷰에서 신작에 해리 보쉬와 미키 할러가 함께 등장하고, 알고보니 두 사람이 이복형제였다는 깜짝 발언을 하셨다고 한다. 이쯤하니 신작도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다. 독자의 기대로는 출판사에서 저자의 스탠드 얼론뿐만 아니라, 그의 대표격인 해리 보쉬 시리즈도 모두 소개해 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볼 때 그는 이미 법정 스릴러의 대가인 존 그리샴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 중이다. 법정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쳐선 안 될 최고의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