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오늘의 일본문학 5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로망은 어디인가!
 
여기, 심플한 작업 기술로 활동하는 은행 강도 네 명이 있다.
인간 거짓말 탐지기 '나루세'와 타고난 거짓말 쟁이 '교노',
정확한 체내 시계를 지닌 '유키코'와 뛰어난 소매치기 '구온'.
이들은 각자가 지닌 기술로 은행을 턴다. 이들이 '명랑한 갱'이다.
 
이 이야기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중심 축은 '기억'과 '시간'이다.
작가는 '인간'을 통해, '기억'과 '시간'은 정반대의 특성을 풀어내고 있다.
 
"기억이란, 생각해내려고 하는 지금 이 순간 스스로에 의해
새로이 만들어진 '기억이라고 생각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교노의 연설을 통해, 인간에 의해 재창조되는 '기억의 불완전성'을,
 
"시간이 모래시계의 모래가 줄줄 빠져나가는 것처럼 줄어든다"는
유키코의 대사와 유키코 편에 나오는 시간에 대한 정의(아래)에서

           시간【時間】1. 시간 흐름의 두 지점 사이.
               2. 공간과 함께 인식의 기초를 이루는 것.
                  인간이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졌다고 믿는 것 중 하나.
                  인간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안심하고 있는 것 중 하나.
                  인생의 충실도와 비례하여 그 진행 속도가 느려지는데,
                  수업 중에는 완전히 멈춘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때도 있음.

 인간이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졌다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임을 상기시키며 '시간의 절대성'을 말하고 있다.
 
이사카 코타로 캐릭터의 원형이 세 명으로 분리되어 나타나는데,
한 명은 "인간의 최대 단점 중 하나는 '분수를 모른다는 점'이에요.
동물은 그런일이 없지요"라고 말하며 동물 편애주의자 '구온'이고,
 
한 명은 태어나서 진실을 말한 경우보다 거짓말을 한 경우가 더 많고,
되는대로 지껄이는 편인, '평생 삽질하기' 선수권 대회 챔피언 '교노'고,
한 명은 모든 일을 꿰뚫어보고 미래를 아는 나루세의 아들, '다다시'이다.
 
'다다시'의 경우, <오듀본의 기도>에 나온 미래를 예언하는 허수아비
'유고'의 캐릭터를 이어 받았기 때문에 가장 원초적이며 핵심적인 원형이다.
 
'나루세'는 냉정하고 침착한 성격에 무뚝뚝한 말투가 맘에 들지 않지만,
인생을 즐기는 온화한 사람이다. 아기의 울음을 그치게 했거든.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은 <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인데,
어째서 지구는 돌리지 않고, 은행을 터냐고 말할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이 지구를 돌리고 있는지 말해 주겠다. 물론 그들은 아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대출이에요. 지구는 '대출'로 돌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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