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아빌루 - 어부 나망이 사막 소녀 랄라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화영 옮김, 조르주 르무안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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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어부 나망이 들려주는 옛날 옛날 이야기이다. 사막 소녀 랄라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한 임금의 딸이 제물로 바쳤졌는데 이 딸을 사랑한 한 청년이 새로 변하여 이 딸을 지켜주고 자신은 돌아올 수 없는 새가 되어 영원히 산다는 이야기이다. 파도 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해변의 모래밭에 지는 노을들이 앉고 밤하늘 별들은 더욱 진하게 빛나는 시간, 그 시간 속에 이야기는 잘 스며들었다.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은 희생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쉬운 일인가. 전체를 살리기 위하여 소중한 딸을 내놓은 임금이 있는가 하면 그 딸을 지키기 위해 사람의 몸으로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청년은 기꺼이 새가 된 것이다.

 

“바닷가에 저녁이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나망의 나직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럴 때면 마치 더 이상 시간이 존재하지 않거나 혹은 더할 수 없이 느릿느릿하고 정다웠던 옛날로 되돌아가는 것만같이 느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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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의 웃는 마음 - 판화로 사람과 세상을 읽는다
이철수 지음, 박원식 엮음 / 이다미디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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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결국 절제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정전대비 훈련을 하는 이런 오늘을 봐도 그렇다. 문을 열고 에어컨을 틀고 시원한 바람을 거리로 쏟아내며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그 시원함에 쉴 곳을 찾아 가는 것이 소비의 공간이다. 한쪽에서는 가뭄으로 고생하고 목말라 하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넘치게 쓴다.

 

넘치는 소비시대에서 진정 살아남고자 한다면 줄이는 일 뿐이다. 욕심을 줄이고 과욕을 줄이고 허황된 꿈을 줄이는 것이리라. 남을 향한 미움과 시기와 질투를 버리는 일이다. 그런데 이와반대로 점점 소비를 자극하고 지갑을 유혹하는 광고영상과 문자들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을 피해서 땅과 벗하고 자연을 벗하며 최소한으로 살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이철수가 아닌가 한다. 나름의 고민이 없겠냐마는 그런대로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쓸 줄 알고 무엇을 하며 사는 것이 올바른 가를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여긴다. 그의 책이 박웅현으로 인하여 더 찾게 만들었고 최근에 나온 이책을 통해 그의 생각과 마음을 짚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 그림들이 나오지만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바코드의 숲이다. 180쪽에 있는 그림이다. 주말 바토드의 숲에 들다라는 제목의 그름이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아서 말이다. 피할 곳 없는 도시 삶에서 바코드는 늘 우리를 나타내는데 충실하다.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이 너무 많아지면 어느 가난한 아이의 입에 들어가는 것이 적어질 거라는 건 누구도 알지만 이 문제에도 마음으로는 지나치게 둔감해요. 내남없이!”

 

저자가 몇날을 두고 이철수를 만나 그와 나눈 자연, 마음,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장별로 구분하여 차 한 잔, 그림 하나씩을 보여주며 이철수의 삶을 통해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해결방안은 무엇이 있는가를 고민케 한다.

 

이철수는 무엇보다 마음자리의 변화를 촉구한다. 세상이 달라져야 한다는 또렷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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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한 사람의 전쟁
윤성근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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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아픈 책이다.

 

삶의 끝에서 힘을 다해 남긴 시들이다. 삶에 대한 소중함, 그리고 원치 않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인간이기에 누구나 건너가야 할 그곳. 그곳으로 가는 이의 외침이며, 기도이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순간에서도 그 고통을 참으며 이겨내려 애써보지만 결국 극복하지 못한 한 시인의 투병기이다. 오랜시간 시를 쓰지 않아 폐업시인이라 칭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생의 마지막 순간에 시를 남겼다.

 

내가 발을 딛고 사는 이 땅, 사람들을 만나 말을 하고 듣는 일들이 소중하고, 귀찮고 짜증내며 상대를 탓하고 나의 부족함을 탓하는 이러한 하루의 일들을 돌아본다. 좀더 따뜻한 미소와 마음으로 다가가고 주어진 일들에 감사하며 살아갈 일이다. 시인이 그토록 소망한 하루하루를 돌아본다.

 

살길 하나 주시지

관용의 눈길로, 연민의 말 한 자락 들려주시지

예뻐질 수는 없어도 한 번만 허락해주시지

아님 안된다는 말이라도 한 번 들려주시지요.

 

‘살길 하나 주시지’ 중에서 일부

 

숱한 길들 가운데 삶의 길도 하나

내려주소서.

숱한 과오들 가운데 한두 가지만

사멸시켜주소서.

 

‘기도’ 중에서 일부

 

삶을 향한 기도들이다. 바람이다. 삶을 향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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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로 산다는 것
김학원.정은숙.강주헌 외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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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책이다. 강의형 책이다. 강의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책이다. 저자들의 이야기가 말처럼 들린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겪는 여러 가지 일들을 이야기한다. 저자관리, 출판, 사람관계, 일처리, 번역과 특정 부분의 책 기획 등 다양한 일들을 이야기한다. 각자가 속해 있는 출판사의 성격과 하는 일이 잘 전달되고 있다. 책을 안 읽는다고 하지만 이렇게 책을 만들어 삶의 자양분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여러 가지 기반들이 만들어지고 책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또한 기획력과 상상력으로 좀더 발전적인 진보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무엇보다 이 책 가운데서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의 글 중 번역가를 찾는 일과 그를 둘러싼 이야기가 흥미롭다. 한 번의 인연을 소중히 하고 적어도 세 번 이상은 같은 출판사에서 책을 내도록 저자를 설득하고 또 그렇게 이끌어 줌으로 해서 자신의 분야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을 하니 말이다. 단순히 한 번 맺고 끊는 인연이 아니라 꾸준하게 각인을 시켜주는 일을 맡아서 하니 말이다.

 

‘편집자로 산다는 것’은 출판사 창업과 출판기획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현실감있게 다가설 것으로 본다.

 

개인도 마찬가지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꿈꾸는 출판사라면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 즉 암묵지를 형식지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형식지는 말 그대로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으며 즉시 활용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형태다. 더군다나 규격화하여 저장 가능하니,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얼마든지 재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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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봇대
함민복 지음, 황중환 그림 / 대상미디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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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 시인의 글은 따뜻하다. 그래서 좋다.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의 삶도 그러하다. 욕심내지 않으며 주어진 환경에서 있는대로 산다. 그도 사람이기에 욕심이 없을 수 있겠냐마는 그의 글에서는 그것을 찾을 수 없으니 그렇게 믿을 따름이다. 또 그렇게 알려져 있으니 말이다. 사람좋은 사람들은 좋은 사람을 알아보니 말이다. 내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의 친구, 그의 지인들이 그를 그렇게 말한다. 강화에 가면 그의 식구들이 하는 가게에도 가보고 싶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지친 일상에 위로를 주고, 마음의 텃밭을 일구도록 해주는 책이다. 마흔에 관한 글과 꽃에 관한 글들이 더욱 와닿는다. 아무래도 지금 내 삶의 지점이 그러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가져야 할 이유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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