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
레나타 살레츨 지음, 박광호 옮김 / 후마니타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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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오늘의 사회는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주는 듯 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그로 인해 우리는 이전보다 더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정말 그런가더 자유롭다고 여기는가그렇다면 더 우리는 이전의 삶보다 행복해야 한다행복한가OECD 행복지수는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는 걸까.

 

더 많은 상품들이 생산되고 개별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신체의 특징을 고려하고 개별적인 성격에 맞춘 다양한 맞춤형 상품을 내놓고 광고를 통해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기다린다는 광고를 우리는 매일 마주한다그리고 우리 자신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를 당부한다.

 

쉽게 말하면우리 상품이 당신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현명하게 하며선택을 더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유혹의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우리는 이렇게 잘 짜인 메시지에 빠져 지갑을 연다카드 고지서가 도착하고 나서는 후회하지만 바로 다음 날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카드 단말기에 카드를 맡긴다.

 

우리는 현시점에서의 완벽을 추구할 뿐만 아니라 미레에도 완벽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선택은 훨씬 힘들어진다 선택은 압도적인 책임감을 느끼게 하고 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그리고 선택을 잘못했을 때 발생할 죄책감과 불안후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이 모든 것이 선택의 독재적 측면에 기여한다.”-본문 23페이지 중에서

 

개인의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정치 곳곳에서 우리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해서 최종 결정을 위해 선택을 한다그것은 어떤 기준에 의해 어떤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걸까그것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선택인가합리적인 판단이라는 것은 과연 존재하며 그것은 또한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인가이건 착각이 아닌가저자 레나타 살레츨은 그 점을 지적한다.

 

이 책은 선택 이데올로기가 개인에게 자신이 자기의 안녕과 인생 방향의 완전한 주인이라는 생각을 심어줄 때 얼마나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는지또 사회구조적으로 가능한 변화를 어떤 식으로 발행하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본문 31페이지 중에서.

 

우리 사회를 한때 지배했던 자기 계발서들은 지금 이전과 다르게 사그라졌다그것을 통해 사람들은 자극을 받고 아침형 인간이 되려고 매달렸다그리고 무엇이 달라졌는가부족한 것들을 발견하라고 하고그것들을 채워야 한다고 사람들을 몰아갔다저자는 그러한 책들은 행복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내지 못 했다'라고 비판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환경을 우리는 늘 선택을 한다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지금의 부를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가난해졌다고 한다개인의 성공이며개인의 잘못으로 몰아간다우리는 온전히 우리 삶을 위해서만 선택하지 않는다어떻게 보이질 것인가에 대해 늘 신경 쓰고 그 구분을 먼저 생각한다.

 

후기 자본주의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슬로베니아 출신의 철학자인 저자는 여성의 관점에서 사랑과 결혼 등 당면한 문제들을 들여다보고 어떤 문제들이 있으며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방향으로 선택의 문제를 제기한다.

 

일반 독자로서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남아 있지만전체적으로 선택의 결정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저자는 정신분석 측면에서 주변의 사례를 들어 쉽게 접근하려 한다.

 

우리 사회는 선택과 이에 수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통제력을 강조한다어떤 면에서 이런 사회는 삶에 대한 강박적 태도에 특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내 판단에는 정신병이 증가하고 있다고 선언하기보다는우리 삶의 전 영역에서 선택을 강조한 까닭에 통제력과 예측 가능성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죽음과 소멸에 대한 두려움을 마비시키게 되었다고 결론짓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사회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몸매를 가꾸는 법욕망을 억제하는 버인생의 행로를 조종하는 법특히 죽음을 막는 법에 관한 조언을 쏟아 낸다그러나 우리가 이런 조언을 지속적으로 따른다고 해도 확실성이나 더 많은 통제력을 얻는 것은 분명 아니다오히려 선택 이데올로기는 우리에게 강박적 성격을 선택해주고오늘날 자본주의에 가장 기여할 신경증의 유형을 선별해 주고 있다." -192페이지 중에서

 

사회가 선택에 의한 결과로 진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고 있음은 무엇 때문일까이것을 또한 멈출 수 있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무엇이 우리를 좀 더 나은 길로 이끌어갈 수 있는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선택을 하고도 다시 또 그 선택에 대해서 고민하고 나의 선택이 올바른 지를 확인하고 자신할 때까지 계속 마음의 갈등이 일어나는 것은 왜 그런 걸까. 완벽해야 만 한다는 강박증인가?

 

우리는 선택 사회라는 허울 속에서 자유로움을 느낀다는 착각 속에 속고 사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저자는 선택 이데올로기가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는 계급 차이와 인종적성적불평등을 은폐한다고 말한다.

 

그간 문제없다고 여겼던 것들당연하게 여겨진 것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시간이다선택을 잘 못한 나의 책임이 크다고 여전히 느끼는 사회이 불안감에서 우리는 다른 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그 두려움을 피하기도 한다우리가 정말 잘 해야 할 선택에 대해서는 너무나 가볍고 정말 가볍게 해도 될 것들에 대해서는 이리저리 웹 검색을 하며 비교하고 구매한다그리고 그리고 나서도 다시 또 그 제품의 평가를 뒤져보는 일 말이다.

 

당신의 선택은 합리적이라고 믿는가.

 

선택은 사회적 차원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다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선택이 더는 개인의 특혜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오늘날 사람들의 선택권은 실제로는 사회적 분할에 따라 심각하게 제한되어 있고노조 조직화보건과 안전환경과 같은 안건들은 점점 더 우리의 선택지에서 멀어지고 있는데선택 이데올로기는 우리의 눈을 가려 이것을 보지 못하게 한다바로 이것이 선택 이데올로기가 지금껏 승승장구해 온 원인이다그 결과 사회적 차원에서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권력관계들을 변화시킬 선택의 가능성을 잃어버리고 있다.” -211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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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그림전기
왕시룽 지음, 이보경 옮김, 뤄시셴 그림 / 그린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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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에 대해서는 들어봤지만 정작 그의 작품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 했다.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한 그의 글은 당시 안고 있던 사회의 문제를 비롯, 다양한 사상의 변화, 좌우 정치적 대립 등 많은 것들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루쉰의 전집을 언젠가 다 읽어 볼 날이 있겠는가 싶지만 우선 그의 생애라도 제대로 알아봤으면 싶었다. 그의 전기가 어디 있을까 싶어 찾아봤는데 마침 그린비에서 나온 루쉰 그림 전기가 있지 않은가. 이런.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루쉰의 생애를 이야기를 그림 형식으로 볼 수 있게 해 준다. 유소년 시대부터 상하이에서 생을 마칠 때까지의 모든 생이 간결하게 정리됐다. 길게 풀어쓰는 것은 쉬워도 짧게 필요한 부분만을 기록하고 그 역사적 흐름을 따라갈 수 있게 해준다. 

 

그냥 몇 권의 유명한 책들을 남긴 작가로만 알았는데 책을 읽어가다 보니 루쉰은 수많은 잡지를 만들고, 사회적 문제들을 바라보라는 강한 메시지들을 글로 남겼다. 특히 청년들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바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강연 요청에 주저하지 않은 것은 그러한 연유다. 


그는 생각했다. 의학은 결코 급한 일이 아니다. 무릇 어리석고 약한 국민은 설령 체격이 아무리 건강하고 튼튼하더라도 아무런 가치도 없는 조리돌림의 소재나 구경꾼 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 병으로 죽는 사람들이 좀 있다고 한들 꼭 불행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민족을 구원하기 위한 첫번째 방법은 사람들의 정신을 바꾸는 것이다. -94페이지, '루신 그림전기'(왕시룽, 그린비) 중에서

 


몇 차례 이름을 바꾼 것처럼, 그의 인생도 만만치 않았다. 오늘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고, 현실의 문제를 피하려고 하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라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태도를 갖추어야 함을 새삼 느낀다. 


루신 그림 전기가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라고 여긴다. 


"루쉰은 또다시 그통스러운 깊은 생각 속으로 빠져들었다. "나는 이제껏 진화론을 신봉했다. 어쨌거나 미래는 반드시 과거보다 낫고 청년은 반드시 노인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 그런데 훗날 나는 내가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나는 광둥에서 다 같은 청년이 두 개의 큰 진영으로 갈라져서 투서로 밀고하거나 관방의 체포를 돕는 것을 목도했다. 나의 사고는 이로 말미암아 무너져 버렸다."


옛것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사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야 함을 끊임없이 주장의 그의 생애를 이 책을 통해 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중간 중간에 담겨져 있는 그의 사진들은 왠지 모를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달려온다. -282페이지,  '루신 그림전기'(왕시룽, 그린비) 중에서 

 

정신을 바꾸는데 제일 좋은 것은 문예라고 생각한 루쉰의 왕성한 활동으로 남겨진 작품들은 오늘을 사는 세계인들에게 주어진 정신의 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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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렐렘
나더쉬 피테르 지음, 김보국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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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이고 비사실적인, 실제적이고 

비실제적인, 따라서 두 개가 아닌 서로 독립적인 체계. 바로 그 반대. 큰 체계의 부분들, 왜냐하면 하나는 그 다른 것에 대한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비사실적인 관련 체계 안에서 뭔가 그 다른 것을 사실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실적인 관계 체계 안에서 움직이면서, 내가 보는 것은 비사실적으로 보인다." -146페이지 중에서


나더쉬 피테르라는 독특한 작가의 소설을 한 권 만났다. 늘 편하게 읽던 국내 소설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에 펼쳐봤는데 처음부터 글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지 종잡을 수 없다. 한 번을 읽고 다시 한 번 더 작가가 말하는 바를 집중하다 보니 이게 뭐야 싶기는 했지만 그 안으로 점점 들어가는 생각을 느낄 수 있다. 작가의 기법도 독특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 그 생각을 따라가기 바쁘다. 

 

읽는 독자로 하여금 더욱더 글에 집중하게 하고 뭐지 싶지만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그리고 그 밖에서 펼쳐지는 작가의 글들은 공간을 날아다니는 듯 기분이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공간과 만나는 사람들을 왠지 의심하게 되는 기분까지 불러온다. 이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그런 기분을 지울 수 없으니 그렇다. 시간과 공간을 오고 가며 퍼붓는 듯한 그리고 다시 멈추어 대화를 나누지만 어느 것이 안이고 어느 것이 밖인지 조차 구분할 수 없는 상황들은 혼란스럽다. 

 

결국 삶이 그러한 것들이 아닌가. 구분 지으려 하고 규정지으려고 몸부림치는 삶의 모습이란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다른 곳, 다른 공간을 찾아다니지만 우리는 결국 그 어디에도 머물러 있지 않은 것은 아닌지. 

 

작가 나더쉬 피테르의 삶도 만만치 않았다. 헝가리가 낳은 20세기의 위대한 작가로 칭송받는 그의 삶이 그렇다.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장을 만들어놓은 것에는 그의 삶과 사고가 그대로 녹아져 있는 기분이다. 그가 던진 다양한 삶의 문제들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가 던져놓고 그것들을 서로 엮어 놓음으로해서 우리를 그 안에 가두었다가 다시 풀어놓아다가 묶어 놓는 그런 아주 복잡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으니 말이다. 

 

풀고나와야 할 몫은 우리의 것이다. 현실을 벗어나던가 그 안에 푹 묻혀 살던가.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하지 않을 이유도 우리가 갖고 있는 삶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세렐렘이라는 말이 헝가리어로 '사랑'이란다. 남자 주인공과 그의 애인 에바의 하룻밤의 이야기 속에 뿌려진 삶의 질문들을 하나 하나 담아보고 싶다면... 기존의 인식을 벗지 못하면 안으로 들어가기는 어려울 듯 싶다. 


한 문장 더 옮겨보자.


"내가 있었던 어떤 깊이에서부터 더 높이 오른다. 여기 이 방이 있는 것을 그곳에서 이미 보았다. 하지만 지금도, 마치 내가 본 그 방에 있는 것이 아닌 듯 하다. 그러면 어디에? 감옥. 만약 내가 외부 세계에 속하는 감옥을 생각할 수 있다면, 그러면 기억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구급차를 부른다면, 구급요원들은 우리를 감옥으로 데려갈 것이다. 그러므로 구급차를 불러서는 안 된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구급차를 부르지 않는다면, 그들이 우리를 감옥에 데려가지 않는다면, 나는 언제 이 방에서 나갈 수 있는 걸까?" -110페이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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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2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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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에코와 사쿠짱이 나누는 일상의 대화. 제목대로 소소하다. 마스다 미리의 흑백그림은 간결하지만 따뜻하다. 많지 않은 텍스트는 긴 글 만큼 삶을 생각하게 한다. 일상의 것들을 나누는 두 부부의 대화를 통해 오늘 주어진 삶을 좀 더 행복하게 살아야할 일임을 느낀다. 차를 마시고, 좋아 하는 음식을 먹고 나누는 일들, 소소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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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 1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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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소소한 일상을 통해 살며 느끼는 행복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거창하거나 결코 대단한 것이 아니다. 함꼐 같은 길을 걷는 것이거나 같이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 이 두 부부의 바람은 다른 것이 아니라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는 것이다. 다툼도 있지만 그 조차도 사랑스러운 소란이다. 서로를 걱정하고 걱정해주지 않는 것들에 대한 것이다. 안타까움과 그리움으로 가득한 일상이다. 마스다 미리의 이야기는 늘 변함없다. 사람과 삶과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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