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 창비시선 74
안도현 지음 / 창비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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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바닥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훅훅 입김을 하늘에 불어넣는
죽음도 그리하여 삶으로 돌이키는
삶을 희망으로 전진시키는
그날까지 끝까지 울음을 참아내는
모닥불은 피어오른다
한 그루 향나무 같다.
 

모닥불 중에서
 

안도현 시인의 시집이 여러권 있지만 이 시집은 처음이다. 초기에 쓰여진 시집이다. 89년에 나온 시집이다. 80년대 민주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았다. 표지나 시의 내용도 서정적이면서도 표현이 직접적이기도 하고 은유적이기도 하다.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겪는 일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사회의 소시민으로서 바라보는 것들에 대해서 충분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교실에서’와 같은 시는 어떤가. 아버지라는 단어 하나를 놓고 눈물을 이룬 교실풍경을 가슴아프고 시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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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파는 남자 - 출판 저작권 에이전트 이구용의 한국 문학 수출 분투기
이구용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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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관계로 알게되어 지금 간간히 안부를 묻고 연락하고 있는 일본인 교수님이 한 분 계시다. 이 분이 얼마 전에 일본의 저자와 연락하고, 그 분이 낸 책을 번역하여 국내에 출판을 하고자 했다. 이 계획은 진행되지 않았다. 에이전트를 통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저자도 그 부분을 알지 못했고, 의욕에 앞서 그러한 전후관계를 살펴보지 못하고 일을 추진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요약된 내용을 받은 출판사는 3주 만에 연락을 해와 진행할 수 없다고 했다고는 하지만 번역의 문제보다는 그러한 전후관계를 따져봤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위로를 드렸다. 그래서 이 계획은 다음으로 미루어졌다. 시기를 따져야 할 책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으니 다음에 할 때는 그러한 부분도 고려 할 것이다.  

이런 일을 경험하고 나서 에이전트라는 역할을 대략은 알겠지만 출판 분야의 에이전트라는 곳은 누가 어떻게 하는 일인지 궁금해졌다. 대행사를 흔히 에이전시라고도 한다. 광고 등의 업무를 대행해주는 곳이다. 스포츠 에이전트는 행사를 기획하고 선수를 맡아 관리한다. 출판사의 에이전트는 그럼 뭘 하나? 이 책이 그 답을 내려준다.  

고은 시인의 노벨문학상 소식을 계속 기대하지만 쉽지 않다. 우리 민족의 고유정신을 영어를 비롯한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하여 전한다는 것, 그러한 감정을 그들의 감정 속으로 넣어주는 그러한 언어의 한계가 적지 않게 벽이 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더불어 우리나라 작가들의 해외진출 작품이 적기 때문이다. 최근 영어로 혹은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나가고 있기도 하지만 베스트셀러 작가들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한 문학 작품을 맛보고, 전해질 수 있도록 해야겠지만 출판비용과 각종 비용의 한계를 넘을수도 없는 일이다.  

이 책은 문학이라고는 문외한이었던 저자가 에이전트로 활약하면서 겪은 일들, 저작권을 해외에 소개한 국내 저자들의 책과 그들과 일을 추진하면서 겪은 일들을 소개한다. 1부에서는 신경숙, 김영하 등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런칭한 작품들, 2부에서는 소개하려고 하고 있는 가능성 있는 작품들을, 그리고 3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통할 수 있는 작품들이지만 다른 나라와의 이해관계 등으로 인하여 대중성을 갖기에는 부족할 수 있는 작품과 작가에 대한 소개를 중심으로 하여 에이전트의 일상과 삶을 소개한다. 곳곳에서 만나는 국내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그의 의견 또한 읽어볼 만하다. 상품으로서의 가치와 문학적 가치를 나름대로의 시각에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 신문에서 자동차 한 대 파는 것과 IT기술 수출이 어느 것이 더 이익인가 하는 수출액 비교표를 보기도 했다. 문학은 이제 그 나라만의 영역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도전해야 할 때이다. 그러나 언어적인 한계와 국가적 특징이 뚜렷한 텍스트로 인하여 감정을 움직이는데 부족함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앞으로 문화콘텐츠의 수출에 있어서 이러한 부분도 작가들이 좀 더 고려하고 생각해야 할 부분은 아닌가 지적하며, 자신은 이러한 일을 위해 앞으로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한다. 그의 작은 다짐이 점점 커지면서 한국문학이 세계에 알려지는 것을 보니 자극이 된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욕심도 숨기지 않으면서도 때로는 양보도 하며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통해 출판비즈니스의 또 다른 면도 함께 볼 수 있게되었다. 룰을 지킨다. 그리고 정당하게 요구하고,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낀다. 계약이 성사되어 판권이 수출되면, 마치 금메달 수상대에 오른 선수처럼 말이다. 관심과 확신만 있다면 절반은 성공이라는 말도 인상적이다.  

판권수출 계약에만 목매어 무턱대고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작품활동을 기다리고 가장 적합한 곳으로 보내려는 그의 마음또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아쉬운 작품들을 따로 모아 데우고 있는 중인 듯 하다. 그런 마음들이 2부와 3부에 실려있다. 뿌듯함도 있다. “늦은 시각이었지만 돌아서는 내 발걸음이 가벼운 듯 무거웠다. 문학에 대한 얘기만으로도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즐거웠고, 그의 문학을 제대로 세계에 알리는 에이전트의 역할을 맡아 뿌듯했다.” 

에이전트들의 바람이자 또한 그가 소망하는 바 대로, 그가 관리하는 작가 중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나오는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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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이지성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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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는 지금까지 나의 독서는 사실 독서라고 하기에는 너무 너무 부끄러운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그가 추천하고 읽어야 할 책 목록에는 내가 읽었던 책 중에 들어있는 것이라고는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 밖에 안되었다. 돈버는 이야기, 마케팅에 대한 것, 나를 부각시키기 위한 그러한 요령을 알려주는 책들과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한 그러한 소설류와 에세이집들 뿐. 그냥 아는 것으로 끝나는, 그나마도 단기간의 기억만으로 끝나고 마는 그런 소모전적인 독서였다. 장기적이고 목적을 갖는 그러한 사유를 위한 행위가 아니다. 머리를 채우고 단지 조금 더 안다는 것을 내세우기 위한 그러한 행위였다. 잡스러웠음을 고백한다.  

이 책에서는 오늘날 성공한 위치에 선 사람들의 독서습관을 비롯하여 지금까지 인문고전의 대가로 알려진 사람들의 독서와 그들이 지은 책, 그리고 그들의 영향을 받아 온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에 대한 독서와 자녀교육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책을 통해 독서의 방향을 다시 잡아야함을 느끼게되었다. 저자가 추천하는 바 대로 목록에는 인문고전이 들어가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하나에 대해서 좀더 깊이를 갖는 그러한 읽기가 되어야겠다. 내 스스로도 ‘밤낮 읽기만 하면 뭐하냐’ 하는 생각도 한다. 그러면 결과가 있고, 이후에 뭔가 확장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한 것이 없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지금까지의 독서를 생각게 했다.  

고 이해할 만한 수준의 것들만을 손에 잡거나 남들에게 권했다. 정작 삶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읽어야 할 책들은 저 멀리, 후순위로 두었다. 거기에서 무슨 생각이 나오고 확장이 될 수 있겠는가. 저자 자신도 아직 부족하고 자신의 독서를 반성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렇게 이루어놓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있으니 말이다. 더 자신을 채찍질 하는 일이다. 읽고 쓰고 생각하는 일들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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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커피 수업
카노 토모요 외 지음, 천강원 옮김 / 북노마드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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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다. 커피 하우스에 들러 마시다보면 주변 장식품들에도 눈이 간다. 커피를 만드는 과정에서 거쳐야 할 기구들이다. 오래되고 멋져보이고 운치있어보인다. 더 없는 것은 그러한 수고를 거쳐 나오는 것이기에 정성이 보인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 시간을 기다리는 여유이다. 커피는 그런 것들을 제공한다. 그리고 또 만남이다. 7천원에서 1만원 정도 하는 100g 짜리 커피 간 것을 구입해서 마시다보니 더 욕심이 생긴다. 아직 그렇게까지는 못하지만 믹스커피에 길들여진 위를 벗어나 좀더 편하고 깔끔한 맛을 찾고 싶어지는 것이다. 커피 만화 책에 이어, 이번에는 커피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특히 핸드드립용 커피다. 카페를 내고 영업을 한 후배의 가게에서 얻은 100g짜리에서 시작했지만 좀더 앞으로 나아가보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이 그 길에 함께했다. 원두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로스팅, 커피 내리는 과정 등 ‘커피’를 만들어내기 위한 그 복잡한 과정을 사진과 글로 전해준다.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여유를 가져달라는 말이 와닿는다.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라고 요구한다. 맛있는 방법도 여러 가지라는 생각에 뭐 이런가도 싶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 맛이 궁금하다. 지금 하는 방법은 고노식이나 멜리타식으 중간정도라 생각한다. 아니다. 켈리타식이라고 보는게 더 맞겠다. 이렇게 커피를 내리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각종 다양한 기구들에 대한 설명, 물론 콩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도 빠지지 않고 들어있다.  

오묘하고 다양한 커피의 맛, 노력하고 애쓰는 것 만큼 가까이 다가올 것이라 여긴다. 커피는 그런면에서 보면 우리 삶과도 닮았다. 그래서 커피는 이야기이다. 

“커피는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결국에는 본래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음료입니다. 주인공이든 조연이든 어떤 역을 맡아도 매력을 발산하는 만능 기호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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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난 책읽기가 좋아
윌리엄 재스퍼슨 글, 척 에카르트 그림, 이은주 옮김 / 비룡소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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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에는 평범한 들판이었던 매사추세츠 주의 숲에 대한 이야기 책. 그 숲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이어져왔는지를 역으로 따라가본다. 책 안에는 흑색 펜 느낌의 숲과 그곳에 사는 동물들이 등장한다. 숲 속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다. 그 안에 사는 식구들 하나 하나를 등장시키고, 어떠한 특징들을 갖고 있는가를 소개한다. 서로에게 먹이가 되고, 또 그 먹이를 바탕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상위의 동물의 먹이가 되는 그러한 자연의 순환구조를 통해 더 숲이 강해지고 확장되어 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스트로부스잣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 나무도 햇빛을 좋아하지만, 영양분과 물기가 좀 적어도 잘 자란답니다. 가까운 숲에 있었던 씨앗이 바람에 실려 날아와서 싹을 띄운 거지요.” 햇빛을 받아 잘 자라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없이도 잘 자라는 잎이 넓은 식물도 있고, 그러다보니 또 그것을 먹는 사슴같은 동물들이 찾아와 숲을 또 이어간다.  

숲 속 여행을 가기에 앞서 읽어보고 떠난다면 좀더 많은 흥미와 관심을 갖고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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