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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제정신 - 우리는 늘 착각 속에 산다
허태균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착각이 오히려 편할 때가 있다. 진실은 불편하다. 알게되면 더 멀어질 수 있다. 착각에 빠져서 사람을 만나고 행복해 하기도 한다. 어떤 특정한 순간 속에서 가려진 눈은 사물이나 사람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게 한다. 그렇게 사랑이 이루어지고, 일이 이루어진다. 그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렇게 둥글게 둥글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착각, 왜 사람은 착각을 하는 걸까. 그게 편해서, 아니면 왜? 진실을 덮어두고 싶기 때문일까?
내 아이는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내 남편은 남과 다르다고 더 특별하다고 여기며 산다. 머리가 좋은데, 공부를 안해서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둘러 말한다. 착각은 우리의 바람과 욕망이 투영된 것이다.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거다. 그것이 아님을 알면 슬프다. 의욕이 없다. 즐거움이 없다. 착각은 오히려 즐거움이 되어줄 수도 있다. 복권을 봐라. 발표하기 전 까지 그 순간 만큼은 다 가진 것 같고 행복하다. 저자가 말한다. 복권은 사야 한다고 말이다. 1천원 어치만 사서 세상의 어려움을 버텨나가는 힘으로 즐기라고 말이다.
저자의 경험과 여러 사례들이 풍부해서 읽는 것이 지루하지 않다. 살면서 우리가 마주하는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것과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일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말이다. 혹은 직업에 대해서 말이다. 안전하다고 믿는 것들이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렇게 믿고 싶기 때문에 그렇게 착각하고 사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일이 일어나기도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확신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일이 일어난 후에 이미 알았던 것처럼 착각하긴 쉽다. 이런 착각이 위험한 이유는 그 착각의 여파로 다른 사람을 비난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마치 그런 일이 일어날 줄 예측할 수 있었을 것 같은 착각은, 마치 그 일을 미리 막을 수 있었던 것처럼 느끼게 하고, 그래서 막지 못한 사람을 더 비난하게 만든다. 빤히 막을 수 있는 쉬운 일을 놓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는 예측 불가능하기에 막을 수 없는 일이었는데도 말이다. (145페이지)
“사람은 자신에게 보이는 걸로 세상을 이해한다.”
착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살펴보고 그 이유를 따져보지만 그것으로 인하여 자신을 더 괴롭히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주변에 반응하며 열심히 살아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