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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
박에스더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평점 :
정해진 틀 안에서 살기를 강요받았다. 왜냐하면 그게 관리하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것을 먹고 말이다. 그런데 이게 바뀌고 있다. 개성이 넘치는 사회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통제해야 할 것과 통제되지 말아야 할 것들이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마구 분출되는 욕망들을 억제하지 못하다 보니 소비시장은 더욱 과열되고 사람들은 겉멋으로 늙어간다. 대한민국 사회는 정말 짧은 시간안에 많은 것을 이룩하고 세계가 부러할 만한 많은 타이틀을 안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 좋지 못한, 남들에게 내보여주기 부끄러운 일들도 그 만큼 갖고 산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야 한다고 하지만, 사라져야 할 ‘전통’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배우지 말아야 할 ‘현대’는 활개를 친다. 그 속에서 대한민국이 움직이고 있다. 방향을 잡아 나가자고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같은 생각, 같은 방향이라고 하면 살만한 일이겠는가. 다양성이 존재하고 그것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대한민국이 되고,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이런 상식의 이야기가 통하지 않는 곳이 또한 대한민국인지 모르겠다. 존중한다고 앞에서 말하고는 뒤에서는 열심히 욕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가득한 나라. 앞에서는 하지 않았다고 버티고 마는 뻔뻔한 정치인들이 가득한 나라.
박에스더 기자의 대한민국론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그려본다. 상식이 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협력이 만들어질 때 좀 더 멋진 하루 하루의 삶이 만들어지지 않겠는가 싶다. 사회현실을 짚어보고, 그 속에서 문제되고 있는 것들의 바탕이 되는 것이 무엇인가를 살펴본다. 다름아닌 ‘장유유서’의 문화를 저자는 제일로 꼽는다. 버려야 할 것들을 버릴 때 새로움과 만날 수 있다. 질질 끌고 다니면서 앞을 막는 그런 일들이 사라지길 소망한다. 더 망가지고 힘들어지기 전에 모두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본이 튼튼한 나라가 되어야 할 일이다. 행복한 삶 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겠는가.
정치비판과 사회현실을 논하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이 가운데 새로 나온 이 책, 나는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는 남성이 아닌, 여성의 시각에서, 일하는 엄마로서의 현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 꺼내놓기 어려운 이야기를 내놓음으로 해서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