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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의 웃는 마음 - 판화로 사람과 세상을 읽는다
이철수 지음, 박원식 엮음 / 이다미디어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결국 절제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정전대비 훈련을 하는 이런 오늘을 봐도 그렇다. 문을 열고 에어컨을 틀고 시원한 바람을 거리로 쏟아내며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이다. 그 시원함에 쉴 곳을 찾아 가는 것이 소비의 공간이다. 한쪽에서는 가뭄으로 고생하고 목말라 하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넘치게 쓴다.
넘치는 소비시대에서 진정 살아남고자 한다면 줄이는 일 뿐이다. 욕심을 줄이고 과욕을 줄이고 허황된 꿈을 줄이는 것이리라. 남을 향한 미움과 시기와 질투를 버리는 일이다. 그런데 이와반대로 점점 소비를 자극하고 지갑을 유혹하는 광고영상과 문자들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을 피해서 땅과 벗하고 자연을 벗하며 최소한으로 살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이철수가 아닌가 한다. 나름의 고민이 없겠냐마는 그런대로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쓸 줄 알고 무엇을 하며 사는 것이 올바른 가를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여긴다. 그의 책이 박웅현으로 인하여 더 찾게 만들었고 최근에 나온 이책을 통해 그의 생각과 마음을 짚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 그림들이 나오지만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바코드의 숲이다. 180쪽에 있는 그림이다. 주말 바토드의 숲에 들다라는 제목의 그름이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아서 말이다. 피할 곳 없는 도시 삶에서 바코드는 늘 우리를 나타내는데 충실하다.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이 너무 많아지면 어느 가난한 아이의 입에 들어가는 것이 적어질 거라는 건 누구도 알지만 이 문제에도 마음으로는 지나치게 둔감해요. 내남없이!”
저자가 몇날을 두고 이철수를 만나 그와 나눈 자연, 마음,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장별로 구분하여 차 한 잔, 그림 하나씩을 보여주며 이철수의 삶을 통해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해결방안은 무엇이 있는가를 고민케 한다.
이철수는 무엇보다 마음자리의 변화를 촉구한다. 세상이 달라져야 한다는 또렷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