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집에서도 행복할 것 - 늘 가까이 있지만 잊고 지내는 것들의 소중함
그레첸 루빈 지음, 신승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문장 하나하나가 나의 마음을 콕콕 찌른다. 내가 찾는 행복이라는 것은 밖으로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외식을 하고, 여행을 가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아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남들이 준비해 놓은 것들을 쉽고 편리하게 찾아 그것을 즐기는 것이다. 시간과 돈만 내면 되는 일이다.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았다. 아, 그런데 이게 아닌가 보다. 지금 바로는 그것이 하나의 추억이고 남는 일이 될 수 있지만, 온전히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아니다. 차로 다니고 이리저리 다니며 거리에 그냥 버리는 시간들이 많았던 것이다.
여행으로 외식으로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피곤함으로 혹은 다른 여행 준비로 제대로 말을 나누지도 못하고 제대로 함께 하는 시간을 갖지 못한다. 밖에서만 행복하고 집에서는 그렇게 살지 못했던 것이다.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읽고서는 더 그런 생각이 크게 밀고 들어온다. 제목이 벌써 강하지 않은가. ‘집에서도 행복할 것’
밖에서 행복하면 다 되는 건가. 그게 아니다. 집에서도 행복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것이 행복이고 어떻게 하면 집에서도 행복한 시간들을 갖는 건가. 결코 어려운 일들이 아니었다. 편하게 잠들어 있는 가족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지켜보며 미소 짓는 일조차도 행복이다.
그렇다. 뭔가 큰 계획을 세우고 힘들여 하는 일이 아니라 주어진 공간 안에서 주어진 시간을 그것대로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다. 한마디의 말, 한가지의 행동에서 가족을 배려하는 마음과 말을 그것대로 행복을 고스란히 집안에 뿌려주는 향기인 것이다. 따로 뭘 더 가져다 뿌릴 것이 아니라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을 뽐아 내는 것이다.
화나고 짜증나고 불편한 일이 없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러한 이유들을 찾아 제거하고 긍정적이고 밝은 일을 만들어 내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일이다. 저자의 생활 속 풍경들은 그리 어려운 일들이 아니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그것으로 인하여 행복해질 수 있음을 충분히 경험했다. 그 소중한 경험들을 고스란히 담아 독자들에게 전한다. 책을 읽는 내내 행복 에너지가 몸을 휘감는 느낌이 들었다. 문장 하나하나에 따뜻한 에너지가 담겨 있음을 느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면 바로 내 주변에서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그것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점이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했을 때 바로 그 점이라는 것이다. 달 별로 읽을 수 있도록, 12개월 달달이 지켜 갈 수 있도록 나누어 진 장들은 읽기 좋게 해 준다. 목표를 갖게 해주고 삶을 돌아보게 해 준다.
누구의 삶도 아닌 우리의 소중한 삶이 아닌가.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 가족이라면 그 안에서 더 없이 행복하게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의 주도권을 돈과 권력과 명예와 타인의 시선에 뺏기지 말고 오직 내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저자도 그 부분을 힘주어 말한다. 인정한다. 돌아보면 남의 시선, 타인의 눈길을 의식하고 거기에 따라 움직이고 뭔가를 사도 뭔가를 해도 눈치를 보고 비교해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더 달라져야겠다.
“주도권 혹은 통제권은 행복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삶의 주도권을 쥐고 있으며 시간을 잘 관리한다는 자신감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또 하나는 마음을 정리하는 일이다. 기대하는 것만큼 실망이 크듯 있는 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상대를 바꾸려고 애쓰는 것보다 내 스스로가 바뀌는 것이 더 쉽다. 그게 더 빠른 일이다.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자신의 위치에서 상대를 바라보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욕심은 불행을 불러 온다. 탐욕은 불행을 자초하는 일이다. 행복은 남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활기찬 운동에서도 행복을 찾는다. 기분을 좋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내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고 동료들이 웃을 수 있다.
“내가 행복해지는 최선의 방법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속성 중에서 가장 선행적인 면이다.”
좋은 일을 표현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외부로 뿜어낼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마음훈련이 필요한 시간이다. 갖는 즐거움도 있지만 버림으로 해서 얻을 수 있는 소소한 행복도 있다. 행복한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곁에 있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서 깨닫는다. 동네 한 바퀴를 돌며 느낄 수도 있고 가족들과 뭔가 같이 해보면서도 찾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집에서 행복해져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