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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두 시 나의 도시 - 지금 혼자라 해도 짙은 외로움은 없다
조기준 지음 / 책들의정원 / 2017년 8월
평점 :
홀로 있는 사람을 보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바라본다. 사람들하고 어울리지 못하는 문제아로 본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는 말에 맞게 행동하느라 여기저기 바쁘게 움직인다. 뭉치는 게 힘이라고 단합을 강조하며 한마음 한뜻으로 나아가자고 서로서로 다짐한다. 우리가 남이 가라면서 동지적 관계를 마음속에 새기게 한다.
그래서? 그래서 우리 살림이 나아졌는가? 더 좋아졌는가? 우리는 그 틀에 딱 맞게 최적화되고 그렇게 움직이는 게 도움이 된다며 그 트랙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 용감해진 이단아들이 등장을 했다. 그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사회적 이슈를 만들고 있다. 변화는 그렇게 시작이 되고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 관계의 의미를 다시 살펴보도록 한다.
홀로 있어도 이제 그를 외로운 인간 혹은 문제아로 보지 않는다. 인간은 고독 속에서 새로운 생의 의미를 발견한다. 홀로 남겨지는 것을 거부하면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스스로 차단을 해왔던 것이다. 홀로 사는 삶을 통해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아갈 수 있다. 여럿이 있는 가운데서도 우리는 때로는 고독해지는 길을 걸어야 한다.
우리가 그동안 정답이라고 믿어 왔던 것들을 의심해야 한다. 정답이라는 틀에서 답이 아닌 것들은 울타리 밖으로 몰아냈다. 정답인 것이 어느 날 오답이 되고 오답이었던 것이 정답이 되고 있는 복잡한 세상이다. 어떤 삶을 택하든 그건 우리의 자유다. 마지막 자유다. 그것마저도 선택할 수 없다면 우리는 더 이상의 행복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해주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것이다."-144쪽
공간은 혼자이지만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일들을 우리는 할 수 있다. 그렇게 가까이 때로는 멀리 우리 자신을 놓고 바라보는 것은 새로움을 불러오는 기회이기도 하다.
"인간의 삶은 결코 나만 잘나서 이루어지는 독불장군의 삶이 아니다. 서로 미묘하게 연결되어 있고, 알게 모르게 하나의 공동체로 결속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삶이다. 우리의 삶에 결코 짙은 외로움은 없다. 이런 모습이 넘쳐난다면 분명 가능하다. 미우나 고우나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걱정하고 아픔에서 깨달음을 얻고 기쁨을 통해 성장해 나갈 테니, 한 번 믿어보시라. 후회 없는 삶이 될 것이다."-59쪽
크리에이터 조기준의 에세이 <밤 열두 시, 나의 도시>는 홀로 사는 한 남자의 인생 보고서다. 이 책은 더불어 사는 삶 가운데서 나만의 삶을 찾아가는 여행기이다. 더 멋지고 아름다운 사십춘기를 위한 인생 성장 일기이다. 삶의 행복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이 참 많음을 새삼 작가의 에피소드를 통해 느낀다. 음악, 마라톤, 고양이 기르기, 사랑, 걷기 등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두면 나의 반을 채울 수 있는 것들이 참 많다. 그 즐거움이 삶을 이끈다.
작가의 밤 열두 시는 그렇게 매일매일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