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우리의 질문 - AI와 우리를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질문 13
미리엄 메켈.레아 슈타이나커 지음, 강민경 옮김 / 한빛비즈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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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창의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인간이 창조해낸 것을 바탕으로 학습한 것인데, 그것이 인공지능이 창의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은 걸까. 인공지능을 쓰는 기업은 노동생산성을 몇십 배 가져올 것이라고 생성형AI 사용을 재촉한다. 안 쓰는 기업이나 개인은 도태될 것이라고 말하니, 더 마음이 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드는 생각은, 그럼 우리는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것 만이 우리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준다고 할 수 있을까. 대체되는 인간은 괜찮은가. 다른 직업으로 전환하면 되니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가 어둡다고만 할 수 없을 것인가.

이런 고민들, 생각이 들 때, 생각의 실마리를 가져다준 게 <AI시대, 우리의 질문>이다. 어쨌거나 이제 우리는 AI를 떠나 생각하는 게 어렵게 됐다. 물론 하는 일과 관련되어 있어 더 그런지 모르겠다. 생산성을 높이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러기만 하면 끝인가 하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 내 생각은 그럼 어디에 있는 건가, '나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인가'하고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데이터 입력이 주저됐지만, 이제 그런 주저가 사라졌다. 하나 둘 넣다 보니 더 넣게 된다. 넣으면 넣을수록 그럴듯한, 내가 원하는 답을 내주기 때문이다. 그럼 이 데이터는 어떻게 사용될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인 입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쓰면서 염려되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 기술의 발전과 인공지능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게 <AI시대, 우리의 질문>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질문은 모두 13가지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 노동을 위한 인공지능이 될지, 아님 자본에 충실한 인공지능이 될지에 대한 질문, 인공지능과 정치, 그리고 인공지능의 도덕적 사용과 이용, 규제에 대한 질문이 이어진다. 마지막 질문은 이러한 인공지능이 가져다줄 미래,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 책을 쓴 미리암 메켈과 레아 슈타이나커는 미래 기술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에이다 러닝을 공동 설립하고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레아 슈타이나커는 포브스에서 유럽 언론매체를 이끄는 30세 이하이 영향력 있는 인물 30인에 선정된 바 있다. 저널리스트로서 대학에서 AI의 사회적 효과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 책의 성격이 어떠한지를 잘 보여주는 저자의 이력이다.

우리 사회가 생성형AI로 인해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 창작과 저작권, 윤리적 규제 등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는 질문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협력과 대립, 이 둘 사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이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그러려면 현 상황을 바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문제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대응하길 권해본다.

"그러니 우리는 미래에도 인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모델이 붕괴하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 문화 체계를 평범함의 하향곡선으로 이끌어갈 때도 인간은 독창성과 놀라움의 원천으로서 꿋꿋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 AI 도구와 협업할 때 우리는 인간으로서 이 세상을 묘사하는 창의적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성과 놀라움이라는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174쪽, <AI 시대, 우리의 질문> 중에서

각 장마다 충실한 근거와 예시를 제시하고 있는데 특히 주목해서 읽은 부분은, 7장, 8장, 9장에 있는 이야기다. 7장은 딥페이크의 주체에 대한 질문이다. 단순히 있는 사진을 조작하는 게 아니라, 없는 사진을 만들어내 진짜라고 배포하고 있다. 어떤 것이 사실인지, 우리는 구분해낼 능력이 있는가? 그 능력을 갖추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AI는 인간의 상상력 확장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되어 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과 거짓을 구분해야 하는 일이 된다면 어떻겠는가. 인공지능이 정답 만을 내준다면, 모두에게 똑같은 답을 내어준다면 그 또한 인간을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오히려 AI를 환각에 빠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AI를 활용해 훨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고 싶다면 AI를 환각에 빠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한편으로는 AI가 사실과 올바른 결과만을 내놓도록 해야 한다. 창의적 자유를 유지하는 AI의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AI는 늘 인간이 제어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한다."-218쪽, <AI시대. 우리의 질문> 중에서

이렇게, 7장, 8장, 9장에 들어 있는 이야기들은, AI가 우리에게 가져올 문제가 무엇인지를 좀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는 없다.

<AI시대, 우리의 질문>은 챗GPT가 열어놓은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염려하는 분들을 위한 충실한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 특정 기업이 인류 전체의 운명을 결정짓도록 해서는 안 된다. 도구에 지배당하지 않고 지배하려면, 인간은 인간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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