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프랫 학교를 지켜라 1 - 금화의 비밀 열린어린이 창작동화 14
앤드류 클레먼츠 지음, 홍연미 옮김, 애덤 스토어 그림 / 열린어린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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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프랫, 학교를 지켜라 1~5(시리즈)](앤드루 클레먼츠/홍연미 옮김, 열린어린이)

📌시리즈 제목
1️⃣금화의 비밀
2️⃣위험한 스파이
3️⃣한밤의 대작전
4️⃣위험을 무릅쓰고
5️⃣역사가 되다

내가 좋아하는 앤드루 클레먼츠의 책이라서 학교 도서관에 신청했다.

벤저민 프랫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대기업에 팔렸다. 대기업은 학교를 밀고, 놀이동산 등 관광지로 만들 예정이다. 학교를 옮길 장소도 정해졌고, 몇 가지 기구들은 옮겨 놓았다. 학교도 옮길 준비를 하기 위해 정리 중이다.
이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사람이 있었으니, 이 학교를 오랫동안 관리하던 수위 할아버지다. 그런데 이 수위 할아버지가 별안간, 심장을 부여잡는다. 사고 직전 같이 있었던 사람이 벤저민 프랫이다. 그리고 수위 아저씨는 벤에게 오크 선장이 새겨진 금화를 전달한다. 학교를 지켜달라는 말과 함께.

이런 일들은 항상 아이들이 도맡아 한다. 아, 클레먼츠 책들은 다 그런가. 아니면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동화들이 대체로 아이들이 영웅이 되게 하나.
학교를 지키는 일을, 고작 열세 살 어린아이들에게 맡기는 건 너무 무책임하지 않나. 한편으로, 아이들을 너무 보호하느라 실제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벤과 벤이 믿는 친구는 학교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대기업의 하수인(?)인 새로운 수위 아저씨의 눈을 피하고, 대기업과 싸우는 일도 한다. 물론,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기에 어른들도 하나 둘씩 함께 학교를 지키는 일에 동참한다. 주체는 아이들이지만.
프리메이슨 관련 이야기가 나와서 흥미로웠다. 프리메이슨 관련 음모론도 나돌던 때가 있었는데. 그걸 내가 처음 접한 게 고3 때였나. 일루미나티랑 같이 엮어서 음모론이 나돌았다. 사탄을 숭배한다는 둥 어떻다는 둥, 세계 단일정부를 세운다는 둥. 그때는 그 말들에 귀 기울이기도 했는데, 인간의 죄성을 보니 그게 그리 쉬운 일인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공중권세 잡은 자가 세상을 휘두를지라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가능한 일인 걸.

🏷그렇지만 벤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었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심지어는 결과물보다도 중요했다. 결과물은 오롯이 벤의 손에 달린 일이 아니었다.(3권, 211쪽)

마음에 제일 와닿았던 문장이다. 결과물보다도 중요한 건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 어릴 때는 매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현대 용어(?)로는 ‘갈아넣는다‘고 하지. 갈아넣는 게 최선을 다하는 건 줄 알았는데.. 사실 그것도 잘 모르겠다. 어느 순간에는 갈아넣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서. 그걸 성경적으로는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썩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으려나. 하나님을 사랑해서 갈아넣고 싶으면, 갈아넣는 그것도 사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누구의 강요도 없이 자발적으로 하는 거라면, 그것도 사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행동으로 드러나는 게 자신을 갈아넣는 거라면, 다른 사람이 그 갈아넣는 걸 판단할 수는 없는 거 아닐까.

📌내가 읽은 앤드루 클레먼츠의 책
✔️프린들 주세요
✔️위험한 비밀편지
✔️루저 클럽
✔️단추 전쟁
✔️지도 박사의 비밀 지도
✔️랄슨 선생님 구하기
✔️벤저민 프랫, 학교를 지켜라 1~5(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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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걷기 클럽 사계절 아동문고 108
김혜정 지음, 김연제 그림 / 사계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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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의 걷기 클럽](김혜정, 사계절)
-2024 경남독서한마당 5~6학년 선정 도서

🔑키워드: 우정, 친구관계, 믿음, 콤플렉스, 따돌림, 무기력, 루머, 소문

학교에서 운동 클럽이 생겼다. 딱히 하고 싶은 운동도 없고, 가입하고 싶은 운동 클럽도 없다. 주인공 윤서는 걷기 클럽을 만들기로 한다. 아무도 안 들어올 것 같아서 만들었는데 웬걸,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어서인지 공부만 하는 재희가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오지라퍼(?) 강은이와, 소위 노는(?) 친구 혜윤이까지 들어왔다. 거기다 담임선생님이 지도하시게 되었으니...

강은이는 착한 일에 항상 앞장선다. 그 때문인지 주변에서 강은이를 고깝게 생각한다. 왜 착한 일을 앞장서서 하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시선이 삐딱할까. 뭐, 나조차도 그렇다는 걸 시인해야겠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선행에 자기의는 늘 포함되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냥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거 아닐까. 생각이 같든 다르든.

혜윤이는 노는 아이들 무리에서 은근슬쩍 따돌림을 당하고, 다행히 걷기 클럽 아이들이 혜윤이를 감싸준다. 이 과정에서 강은이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엄청 전학 가고 싶었어. 근데 전학이 또 쉬운 일은 아니니까 나만 빼고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이젠 괜찮을 거 같아.˝
혜윤이가 마지막 말에 힘을 주어 또박또박 말했다. 난 길을 걸으며 혜윤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주었다.
˝그런데 혹시 되돌리고 싶어서 후회하는 게 아니라, 너무 큰 일이라서 계속 생각나는 거 아닐까?˝
강은이가 평소와 다르게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후회되는 일 있어?˝
혜윤이의 물음에 강은이는 곧바로 ˝응.˝ 하고 대답했다.(132쪽)

되돌리고 싶어서 후회하는 게 아니라, 너무 큰 일이어서 계속 생각한다는 말. 있지. 나는 30 넘어서야 그런 일이 있었고, 40 넘어서도 이 말을 곱씹게 되는데, 이 10대들은 너무 속이 깊은 거 아닌가.

강은이가 나서서 착한 행동을 하는 바람에 미디어를 탔다. 강은이의 이전 학교 아이들이 미디어에서 강은이를 보고, 잘 알지 못하면서 이야기(강은이의 가정사)를 퍼트린다. 이래서 모르고 말하면 안 된다. 나는 정치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양당의 극단을 지지하시는 분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당을 얼마나 잘 아시는지 묻고 싶다. 반대당을 까기 전에, 자기 당의 들보도 생각하시면 좋겠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도 반대당의 주장과 근거도 좀 유심히 살펴보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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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탕자, 돌아오다
앙드레 지드 지음 / 포이에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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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자, 돌아오다](앙드레 지드/배영란 옮김, 포이에마)
-다북다복 12th.

이 책을 쓰신 분은 잘 모르는 분인데 노벨상 수상자라고 한다. 노벨상 수상하신 분들의 책들이 읽기 힘들어서인지, 노벨상 수상자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매우 짧은 책이다. 기독교인이라면 잘 알고 있는 누가복음 19장 탕자의 비유가 배경이 되는 이야기다. ‘돌아온 탕자, 아버지의 훈계, 형의 훈계, 어머니, 동생과의 대화‘ 다섯 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누가복음의 분위기를 생각하고 읽으면 당황할 수 있다. 어떤 분은 이 소설을 또다른 성경 해석으로 생각하기도 했지만, 나는 소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한 거라고 생각했다.

첫 챕터 ‘돌아온 탕자‘에서 돌아온 탕자가 돌아오는 내용은 상상한 내용과 같을 수 있다. 다른 점은 이 챕터 끝에 나온다. 탕자에게 동생이 있었다는 것.

‘아버지의 훈계‘ 챕터에서는 의외의 내용이 나온다. 아버지와 탕자가 대화를 나눈다. 탕자는 아버지의 존재는 도처에 있으니, 떠났지만 떠난 게 아니란다.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집을 지었다고 했으나, 탕자는 아버지가 직접 지은 건 아니지 않냐며 숨 막히는 곳이었단다. 하, 탕자, 왜 다시 갇혀 지내는 곳으로 돌아왔니?
탕자는 아버지의 유산을 쾌락으로 바꾼 것을 후회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무엇이 남았냐는 질문에, ‘쾌락의 순간들에 대한 기억‘이 남았다고 했다. 궁핍한 생활 속에서 아버지가 함께 하심을 느꼈단다. 죄 가운데서 은혜를 더 경험할 수 있다는 사도 바울의 말이 생각난다.
🏷˝황야의 메마름 속에 있고 난 후에야 저는 제 갈증을 가장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빈 상태가 된 제 마음이 서서히 사랑으로 차올랐다고요. 제 전 재산을 바쳐서 저는 열정을 사들였습니다.”
일부러 죄를 경험할 필요는 없긴 한데, 탕자가 경험한 것을 죄라고 볼 수 있나? 성도들은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하지만, 분리되어 살아야 하는 건 아니다. 그러므로 세상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세상과 구별되려는 마음은 여러가지 실패(?)를 경험한다. 탕자가 경험한 것은 어쩌면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형의 훈계‘에서 형은 율법, 형식, 제도, 질서의 대명사로 등장한다. 🏷˝질서에서 어긋나는 건 전부 다 오만함의 소치이자 그 씨앗이란다.”
형은 융통성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다. 🏷˝아버지의 말씀을 이해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일 수 없고, 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는 방식이 여러 가지일 수 없지. 아버지를 사랑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일 수 없고. 그래야 우리가 아버지의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지 않겠니?”
성경 해석에 차이를 허용할 수 없다는 말로 들린다. 다른 교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형의 훈계까지 살펴보면, 아버지는 집에 관한 걸 형에게 일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형에게 다 맡겼을까?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사랑의 표현일까? 이 시점에서 생각나는 성경구절은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다.

‘어머니‘ 챕터다. 앞서 아버지와 형은 ‘훈계‘를 했고, 어머니는 그냥 어머니다. 뒤에 ‘동생과의 대화‘가 있는 걸 보면, 어머니는 대화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보다도 힘들었던 건… 남의 집 종살이를 했던 거죠. 이건 형에게는 말하지 않았네요.”
“왜 숨긴 거냐?”
“저를 학대하고 제 자존심을 건드렸던 못된 주인들이 있었어요. 먹을 것도 거의 주지 않았죠. 그때 전 생각했어요. ‘아, 종살이를 위한 종살이를 하고 있구나’ 하고 말이에요. 꿈에 집이 아른거렸고, 결국 이렇게 돌아오게 되었지요.”

‘동생과의 대화‘에서 탕자가 유일하게 움직인다. 이제까지 등장한 인물들은 다 탕자에게 찾아왔는데, 이제 탕자가 동생에게 간다.
🏷˝형이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만든 게 대체 뭐였어요?”
“내가 찾아 헤매던 그 자유를, 나는 잃어버렸지. 남에게 얽매인 상태로 종살이를 해야 했거든.”
“나는 이 집에 얽매여 있는 상태인걸요.”
“그래. 하지만 나는 악독한 주인 밑에서 종살이를 했지만, 이 집에서 네가 모시고 있는 사람은 바로 네 부모님이 아니냐.”
(중략)
˝그럼 대체 왜 그렇게 무릎을 꿇은 거예요? 그렇게 힘들었어요?
˝아니, 아직 그렇게 힘든 건 아니었어. 하지만 의심이 들더구나.˝
˝그게 무슨 말이죠?˝
˝모든 게 다 의심스러워졌어. 나 자신도 그렇고. 이제 그만 걸음을 멈추고 싶어졌지. 결국 어딘가에 속해 있고 싶은 상태가 된 거야. 그 못된 주인이 내게 약속했던 안락함에 그만 넘어가고 말았지. 그래, 이제야 분명하게 느껴지는구나. 내가 진 거야.˝

아버지, 형, 어머니는 하나같이 왜 집을 나갔냐고 묻는다. 그리고 그에 대한 탕자의 답이 다르다.
<아버지와의 문답>
“얘야, 내 곁을 떠났던 이유가 뭐냐?”
“아버지, 제가 정말로 아버지 곁을 떠난 거라고 생각하세요? 아버지의 존재는 도처에 있지 않습니까? 저는 한 번도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집안의 상속자인 너는 도대체 왜 이 집에서 도망쳤던 게냐?”
“그 집안에 갇혀 지내는 것 같았으니까요. 집이 곧 아버지인 건 아니에요.”
<형과의 문답>
˝대관절 무엇 때문에 집을 떠난 게냐?”
“집이 곧 이 세상의 전부라고는 생각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형님이 있으라는 이 집에서는 나 자신이 온전한 나로 존재할 수 없었어요. 저도 모르게 저는 다른 땅, 다른 문화를 꿈꿨고, 한껏 뛰어다닐 수 있는 길, 아직 뚫리지 않은 그런 길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쭉 뻗어가는 듯한 새로운 나 자신을 상상했지요. 그래서 집을 나갔던 것이고요.”
<어머니와의 문답>
“대체 뭐에 홀려서 그렇게 집 밖으로 나간 거냐?”
“그 생각은 더는 하고 싶지 않아요. 무언가에 홀려서 그런 건 전혀 아니었어요. 그냥 제 자신에게 이끌려서 그렇게 나갔던 거죠.”
“우리 곁에서 멀어지니 행복하던?”
“저는 행복을 찾아 떠난 건 아니었어요.”
“그럼 뭘 찾아서 떠났던 건데?”
“저는… 제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떠났죠.”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여정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세상 속에서 자신을 알기 위한 몸부림은 계속되지만, 어딘가에 소속되어야 한다는 갈망이 집으로 돌아오게 한다는 것 같다. [죄와 은혜의 지배]와 연결지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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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의 봄 이야기 책 먹는 여우
프란치스카 비어만 지음, 송순섭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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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먹는 여우의 봄 이야기](프란치스카 비어만/송순섭 옮김, 주니어김영사)
-스포일러 주의

🔑키워드: 사랑에 빠지다, 착각, 시

봄, 하면 떠오르는 낱말이라면 ‘사랑‘을 꼽았던 것 같다. 어.. 그러니까 옛날 옛적에. 분홍분홍한 표지가 사랑에 빠질 여우 씨를 미리 알려주는 것 같다.

여우 씨의 사랑은 ‘쿠피엘라 아모로사‘에 쏘이면서 시작된다. 이 벌레는 큐피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아이고! 불쌍한 여우 씨가 쿠피엘라 아모로사에 쏘인 게 분명해요!˝
서점 주인은 바로 무슨 일인지 알아차렸어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벌레예요. 이 벌레에게 쏘이면 사랑에 푹 빠지지요. 분홍빛 안경 증후군이라고도 해요. 화살처럼 날아와 찌르는 작은 침인데 특히 봄에 강력한 독성이 있어요. 이 독은 분별력을 흐트러뜨려서 온 세상이 분홍빛으로 보이게 만들어요. 안 됐지만 이 증상은 좀 오래 갈 거예요!˝(45쪽)

🤔질문. 내가 만약 ‘쿠피엘라 아모로사‘에 쏘인다면? 음, 별로 쏘이고 싶지는 않다. 분별력이 흐트러지는 게 싫기 때문이다. 어.. 그런데 이미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뱀이에요. 이 뱀에게 물리면 죄에 푹 빠지지요. 검은 안경 증후군이라고도 해요. 부드럽게 몸을 감싸 사람의 정신을 쏙 빼놓는데, 사계절 내내 강력한 독성이 있어요. 이 독은 분별력을 흐트러뜨려서 온 세상이 까맣게 보이게 만들어요. 안 됐지만 이 증상은 평생 갈 거예요!˝

여우 씨가 이름 긴 벌레에게 쏘여 비명을 지르자, 그 비명을 듣고 근처에 있던 화가 마리가 달려온다. 여우 씨는 마리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사랑에 빠지니 소설이고 뭐고 머릿속에는 시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시를 어려워하는 나로서는, 시가 떠오른 적이 없는데.. 아, 여우 씨가 작가라서 그런가.
아무튼 마리는 곧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었고, 여우 씨를 모델로 그린 그림을 전시한다고 하니, 여우 씨는 마리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단단히 착각했다.
착각은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 사람은 누구나 착각을 하곤 하는데, 나는 그걸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착각으로 벌어지는 일들로 인한 수치심이 견디기 힘들었다. 그 착각이 상대를 믿지 못해 생기는 일이라면 더더욱. 상대를 믿지 못한다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았던 걸까.

마리는 추상화가였다. 여우 씨는 다행히(?) 그림 보는 눈이 없었다(?). 마리에게 빠진 사랑의 감정이 파사삭 부서졌다. 화를 내며 돌아왔지만 그 그림은 고가로 팔려나갔다. 마리와는 다시 화해하고 또 모델이 되었다. 이번 그림은 독자의 몫이다.

📌내가 읽은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책
✔️슈퍼 토끼의 결심
✔️책 먹는 여우
✔️책 먹는 여우와 이야기 도둑
✔️책 먹는 여우의 여름 이야기
✔️책 먹는 여우의 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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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슨 선생님 구하기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6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김지윤 그림, 강유하 옮김 / 내인생의책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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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슨 선생님 구하기](앤드루 클레먼츠/강유하 옮김, 내인생의책)
-스포일러 주의

🔑키워드: 언론의 자유

앤드루 클레먼츠의 책으로 제일 좋아하는 책은 [프린들 주세요]인데,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책을 꼽으라면 이 책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펼치면 제일 앞에 미국 헌법 수정 제1조가 나온다. 종교, 언론 및 출판의 자유와 집회 및 청원의 권리에 대한 항목이다. 🏷‘연방 의회는 국교를 정하거나 또는 자유로운 신앙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 또한 언론, 출판의 자유나 국민이 평화로이 집회할 수 있는 권리 및 불만 사항의 구제를 위하여 정부에게 청원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할 수 없다.‘(6쪽)
이 글을 읽는 순간, 종교의 자유와 관련한 내용이 나오면 어쩌지, 하고 잠시 걱정을 했다. 미국의 종교는 주로 개신교일 테니까 관련된 내용이 나오면.. 생각하다가 이후의 걱정은 밀어넣고 책장을 넘겼다.

랄슨 선생님은 예전에는 아이들 지도에 열심인 선생님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교실 붕괴 일보 직전이다. 랄슨 선생님은 학급 아이들을 그냥 방치한다. 교실 한구석에는 신문들이 산처럼 쌓여 있는 공간이 있지만 활용도는 0%다. 이 반에 배정된 우리의 주인공 카라는 이 사태를 그냥 두고 볼 수가 없다. 이 사태에 대한 칼럼이 실린 미니 신문을 붙이기에 이른다. 물론, 카라는 이전 학교에서 날선 말투로 이런 대자보를 붙였다가 인간관계가 힘들어진 경험이 있었다. 여기에서는 그렇게 행동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지만, 결국 카라는 행동했다. 카라는 이전 학교의 일처럼 될까봐 두려워한다. 엄마의 조언이 인상깊다.

🏷˝이건 시편에 나오는 말인데, 자비와 진리가 함께 만났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맞추었도다. 진리가 땅에서 솟구쳐 나올 것이요. 의가 하늘에서 굽어보리라.˝
엄마가 웃었다.
˝진실은 좋은 거야. 그리고 진실이 알려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래도 그런 진실을 발행할 때는, 반드시 자비와 함께해야 한단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좋지.˝(52쪽)

성경을 찾아보니 시편 85편 10~11절 말씀이다. ‘그래도 그런 진실을 발행할 때는, 반드시 자비와 함께해야 한단다.‘ 대학원 때가 생각난다. 기독교 상담의 이론과 실제 수업 때 교수님이 이야기하신 내용이다.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라.‘ 사랑 참 어렵다.

아무튼, 카라의 칼럼에 랄슨 선생님이 발끈했다. 이제 랄슨 선생님 차례다. 아이들에게 기사와 관련된 과제를 내기 시작한다. 기사를 아무 생각 없이 읽었던 내게 굉장히 흥미로운 내용이 있었다.

🏷˝기자들이 선택하는 단어들은 긍정적, 부정적, 혹은 중립적으로 나눌 수 있다. 가사가 뭔가를 생산했다! 그럴 때는 긍정적인 기사라고 한다. 뭔가를 찢어발겼다! 그걸 부정적인 풍자라고 한다. 만약 기자가 그냥 탐색만 할 때는, 그 기사거리를 주위에서 구경만 할 때는 말이다. 그걸 우리는 중립적인 표현이라고 한다.˝
카라가 손을 들었다. 랄슨 선생님이 말했다.
˝좋아. 카라. 뭐지?˝
˝만약 편집인이 전쟁이나 마약 같은 것을 부정적인 투로 다룬다면, 그걸 긍정적이라고 해야 하지 않나요?˝
랄슨 선생님이 말했다.
˝그렇기도 하고 안 그렇기도 해. 효과는 긍정적이지. 그러나 그 표현법은, 그들이 대화하는 단어 자체나 이미지들은 부정적이라고 해야 하겠지. 자, 모두들 여러분이 오린 사설들을 살펴보자. 여기 표들을 만들어 보자. 긍정적, 중립적, 부정적.˝(102-103쪽)

카라는 신문을 만든다. 처음에는 혼자 편집과 기자 일을 다 했지만, 아이들이 모여 들어 서로 돕겠다고 한다. 이제, 혼자의 신문이 아니라 여러 명의 신문이 되었다. 발행 면도 점점 늘어났고, 제보하는 내용을 기사화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어엿한 이름도 생겼다. ‘랜드리 뉴스‘. 학급에서 발행된 신문은 전교로 퍼져 나갔다. 마침내 교장선생님 반즈 박사도 그 신문을 보기에 이르렀다. 평소에 랄슨 선생님을 안 좋게 생각하고 있던 터라, 이 신문으로 랄슨 선생님을 쫓아낼 궁리를 했다. 그리고 랄슨 선생님을 부른다.

🏷˝하젤우드? 물론입니다. 1988년에 학교의 교장이 학교신문을 발행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연방대법원에서 판결한 것 말입니까? 전원일치된 결정은 아니었지만 다섯 명의 대법관이 학교 교장 선생님이 전권을 가진다고 동의했죠. 어떤 사람들은 대법원의 결정이 헌법에 보장된 언론의 자유에 위배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가 발행인이 된다면 신문사 사주처럼 학교가 최종 결정권을 가지니까요.˝
반즈 박사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랄슨 선생님이 얼마나 많은 신문을 보는지, 또 정보에 능통한지! 여태껏 랄슨 선생님을 지나치게 깔보고 있었던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박사가 말했다.
˝선생님은 그 결정을 아주 잘 알고 있군요. 그럼 랄슨 선생님, 선생님은 대법원의 결정에 동의하시오?˝
랄슨 선생님이 어색하게 웃었다.
˝그건 마치 ‘만유인력의 법칙에 저보고 찬성하시오.‘ 하고 물어 보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찬성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그건 지켜야 하는 법이죠.˝
반즈 박사가 싱긋이 웃었다.

이 상황은, 교장이 학교신문 발행권자이니 학급에서 학교신문이 발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나는 신문 발행에 반대하니, 발행하지 말라고 말한다. 법을 들먹이면서 아이들의 ‘언론의 자유‘를 뺏으려 했다. 이 꿍꿍이를 알게 된 랄슨은 열은 받았지만 다른 생각을 했다.

🏷랄슨 선생님은 잠시 조용했다. 고함을 치고 싶은 마음을 꾹 눌렀다. 필립 반즈 박사와 큰 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다.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되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랄슨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을 존경했다. 반즈 박사는 항상 아이들의 최고의 관심거리가 무엇인지 찾아왔고,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바라 왔으며, 선생님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육위원회, 교육감과 함께 일해 온 동료였다. 그러나 반즈 박사는 좋은 선생님은 아니었다. 랄슨 선생님은 반즈 박사가 랜드리 뉴스와 관련이 생긴다면, 뭔가 아주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다고 확신했다.(118쪽)

나는 이런 부분이 랄슨 선생님의 훌륭한 점이라고 생각했다. 반즈 박사의 장단점을 잘 판단하고, 문제 해결에 감정을 섞지 않았다는 점, 아이들 신문을 보호하려고 했다는 점, 그리고 반즈 박사가 자신을 싫어하는지 알았을지는 모르겠지만 반즈 박사를 존경했다는 점.
랄슨은 아이들에게 신문을 발행하지 못한다고 알렸다.

🏷˝여러분은 학교가 주인이라고 했어. 그리고 학교의 가장 큰 어른은 교장 선생님이야.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또 교육위원회에서 고용했고, 교육위원회 임원들은 여러분의 부모와 칼튼 시의 사람들이 투표로 뿜거든. 여러분의 부모와 칼튼 시민들이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에게 지급될 월급과 종이와 컴퓨터와 프린터를 살 경비가 되는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고.˝
잠시 뒤 랄슨 선생님은 말했다.
˝여러분들이 신문을 발행할 때, 생각할 것이 많습니다. 그렇죠?˝(130쪽)

랜드리 뉴스는 변모했다. 신문 이름을 바꾸었고, 학교에서 신문을 만들지 않았다. 학교 물건은 집에 있는 물건으로 대체했다. 학교에서 신문을 배부하지 않고, 길가에서 배부했다. 반즈 박사는 여전히 신문이 돌아다닌다는 것을 알았고, 아이들에게 적절하지 않은 내용이 신문에 실린 것을 확인했다. 이 내용으로 랄슨 선생님을 해고하려고 청문회를 열려고 했다. 랄슨 선생님의 대처가 매우 훌륭했다.

🏷선생님은 자신의 문제는 잊었다. 이 추악한 상황에서 학생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만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학생들 중에 하나라도 어떤 식이라도 해를 입거나 상처를 입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원했다. 아이들을 생각하자, 모든 수고와 부담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갑자기 랄슨 선생님은 기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의자에 똑바로 앉았다.
그러자 생각이 분명해졌다. 생각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단순해졌다.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고, 또 반즈 박사를 보호하는 것이다.
모든 상황이 한 단어로 요약되었다. ‘가르침.‘(144-145쪽)

반즈 박사가 자신을 몰아내려고 해도, 모두를 보호하기 원했던 랄슨은 아이들에게 청문회 과정을 알렸다. 🏷‘랄슨 선생님은 반즈 박사를 악독한 사람으로나 자신을 고귀한 희생자로 채색하지 않았다. 옳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최대 다수를 위한 최대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한 두 생각의 다툼으로 가르쳤다.‘(149-150쪽) 공리주의가 항상 옳은 건 아닐 테지만.

카라는 청문회에서 기가 막히게 응수했다. 너무 멋졌다.
🏷˝교장 선생님은 이 신문이 이름만 바꾼 랜드리 뉴스라고 생각하시죠? 그건 아닙니다. 첫째로, 랜드리 뉴스는 학교 시설을 이용해서 수업 시간에 기사가 쓰여졌고, 그 기사를 편집하여 인쇄하였습니다. 그러나 가디언은 학교 밖에서 쓰여졌습니다. 그리고 개인 시설과 용품을 이용하여 발행된 것입니다. 둘째로, 랜드리 뉴스는 학교 안에서 수업 시간 중에 다른 학생들에 의하여 학생들에게 배포되었습니다. 가디언은 등교 전에 아이들의 동네에서 배포되었습니다. 셋째로, 랜드리 뉴스는 2호부터 마지막 호인 9호까지 랄슨 선생님의 감독을 받았습니다. 랄슨 선생님은 매 호 그걸 검토했습니다. 가디언은 여기 발행인 명의란에 있는 친구들이 독립적으로 발행했습니다. 어떤 선생님도 여기에 감 놔라 밤 놔라 하지 않았어요.˝(157쪽)

사실, 가디언에 실린, 반즈 박사가 아이들에게 부적절하다고 생각한 내용은 ‘부모님의 이혼‘이었다. 이혼 가정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이었고, 카라도 깊이 공감했다. 카라도 이걸 싣는 게 문제될 수 있다는 걸 알았기에 선생님과 의논한다. 그러나 선생님은 편집장은 카라라는 걸 분명하게 말했다. 카라의 결정을 지지한다고도 말했다.

랄슨 선생님과 카라가 만나지 못했다면, 랄슨 선생님은 여느 해처럼 그냥 무기력하게 지냈을 거다. 카라도 신문 발행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 해 아이들에게 배움이 없었을 수도 있다. 누구와 만나는가가 이처럼 중요하다. 혼자 힘으로는 해낼 수 없다. 물론 역량도 중요하겠지만.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
언론의 자유는 계속 지켜 내야 합니다.(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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