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가게 - 제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53
이나영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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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게](이나영, 문학동네)
-제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한줄요약: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요즘 ‘제이미 맘‘이 뜨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의 엄마는 제이미 맘 같은 부류다.

엄마는 이 동네가 이 근처에서 교육열이 가장 센 곳이라고 했다. 이곳에서 최고가 되어야 진짜 1등이 되는 거라고 했다. 그리고 어떤 친구를 사귀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며 수영이와 빨리 친해지라고 했다.(8쪽)

엄마는 1분 1초가 아깝다. 학교에서 마치면 시간에 딱딱 맞게 학원에 가야 한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엄마의 지청구를 들어야 한다. 학원에 늦을 판이고, 엄마한테 혼나지 않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시간 가게 홍보물을 믿기로 한다.

시간 가게에서는 시간을 판다. 10분에 행복한 기억 하나다. 기억은 중요할까? 윤아는 기억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엄마기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기억 따위, 윤아에게도 소중하지 않다. 기억은 시간과 탈바꿈하고, 시간은 스펙과 탈바꿈한다. 부모가 기억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면, 자녀도 역시 그렇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기억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시간 가게는 기억 가게이기도 하다.

그래, 어차피 내게 지난 기억 따위는 필요 없다. 엄마도 늘 말했다. 앞만 보고 달리는 거라고.(17쪽)

엄마 말로는 유기농 재료로 만든 거라 몸에도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먹는 것까지도 자기 관리 능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엄마는 모르는 걸까? 음식의 질도 중요하지만 같이 먹는 사람이 있어야 밥맛이 난다는 것을.(75쪽)

기억을 쌓아가는 데에는 밥을 함께 먹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공동체 내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함께 밥을 먹는 것이다. 그 의식은 공동체를 결속시킨다.

윤아는 행복한 기억을 떠올려 시간을 샀다. 그리고 엄마를 만족시키기 위해 나쁜 짓도 서슴치 않는다. 스펙을 위해서라면 나쁜 행동도 상관 없나? 어떤 부모는 스펙을 위해서라면 자녀가 도덕적으로 타락해도 묵인하는 것 같았다.

한편으로, 최근에 봤던 쇼츠에서 가난하지만 자상한 아빠와 돈 많지만 잘 못 놀아주는 아빠(맞는지 모르겠다) 중 선택할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냐고 아이들에게 묻는 걸 봤다. 아이들 중 두 명이(내가 두 명만 봤다) 돈 많은 아빠를 선택했다. 돈이 많으면 여행을 갈 수 있고, 여행으로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나. 오늘날은 대부분 여행에서 추억을 얻는 경우가 많고, 우리 집도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 같다. 진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거라고 하지만, 돈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나. 무언가를 얻으려면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돈을 무조건 악한 것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돈을 행복한 기억을 만드는 밑바탕으로 삼아도 괜찮은 건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행복한 기억으로 시간을 샀던 윤아는, 다른 사람에게 점점 잊혀진다. 그건 아니라는 생각에 이번에는 윤아의 시간을 팔아 행복한 기억을 얻고자 한다. 그러나 윤아의 행복한 기억만 들어오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복한 기억까지 들어오면서 자신이 누군지 혼란스러워 한다. ‘다른 사람의 기억은 내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 누구의 것인지도, 언제 들어온지도 모를 기억들이 섞이면서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졌다.‘(186쪽)

이 책의 주제는 행복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 과거의 내가 있기에 현재의 내가 있는 것이라는 내용일 거다.

시간만 사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런데 내 과거도 현재도 엉망이 되어 버렸다. 지금 행복하지 않은데 엄마 말처럼 미래에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만약에 그렇다 해도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150쪽)

난 1등을 위해 달렸다. 1등을 하면 행복해진다고 믿었다. 그리고 내 미래도 행복해질 거라고 믿었다.
엄마가 웃는 걸 보고 싶었다. 엄마에게 칭찬받고 싶었다.
그래서 시간을 샀다. 과거의 행복한 기억 따위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덕분에 전교 1등을 했다. 그런데 시간을 살수록 외딴섬에 간힌 것처럼 무서웠다. 생각해 보니 과거의 시간들이 있어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행복한 기억을 찾기 위해 시간을 팔았다. 행복한 기억이 많아졌다. 그 기억 속에서 인증 시험 만점을 받은 영어 수재도 되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기억일 뿐 내 행복이 아니었다.(187쪽)

하지만 분명한 건, 행복이란 내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말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다. 그리고 내 시간을 내가 주인이 되어 써야 할 것이다.(197쪽)

요즘은 자신의 기대 충족을 위해 자녀의 미래를 담보잡는 행동을 하는 부모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지만, 너무 자녀의 행복만을 따지다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쳐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들이 생기기도 하고, 또는 자녀도 부모가 제시하는 꿈이 합리적이라 생각하고 일찍부터 공부하는 데에 몰입하며 친구들과 노는 것에는 시간을 덜 쓰는 아이들이 생기기도 한다. 스스로의 생각이라고 하더라도 일찍부터 공부에 몰입하는 게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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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비상벨을 누르면 토토는 동화가 좋아 10
김화요 지음, 김수영 그림 / 토토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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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비상벨을 누르면](김화요, 토토북)
-스포일러 주의

김화요 작가님은 5학년 1학기 도덕 1단원 수업을 하며 알게 되었다. 김화요 작가님이 쓰신 [내가 모르는 사이에]라는 책으로 도덕 수업을 했는데 아이들 반응이 정말 폭발적이었다. 4학년 도덕에서 김화요 작가님 책으로 수업하셨다는 다른 선생님 말을 듣고 더 관심이 가게 된 차에, 토토북에서 서평단 신청 이벤트를 하고 있어 냉큼 신청했고 감사하게 선정이 되었다([내가 모르는 사이에]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아이들에게 이 책도 깨알홍보를 했다. 아이들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후속작이냐며 관심을 많이 보였다.).

토토북에서 서평단 신청을 받을 때,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최악의 하루로 시작해도 최고의 하루가 된 이야기로 끝맺고 싶었다는 작가님 인터뷰를 보았다. 아, 여기 등장하는 아이가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가 최고의 하루를 맞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어린이 서평단의 추천사도 살짝 봤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면 다른 세계로 가게 된다고 해서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 궁금했다.

주인공 이름은 내 이름하고 비슷했다. 사람들이 내 이름을 들으면 항상 ‘은하‘로 기억해서 일부러 내 이름을 더 또박또박 말하는 습관이 생겼다. 어릴 때는 귀찮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귀찮게만 생각할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은하의 최악의 하루는 등굣길에 넘어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은 까져서 피가 철철 나고, 새 휴대폰은 작동되지 않는다. 급기야 단짝 친구와 싸우기까지 했는데, 선생님은 하교 직전에 가족과 관련된 글쓰기를 해오라는 숙제를 주시지, 친구와는 화해도 안 했지,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오지라퍼(?) 아주머니를 만났지, 집에 도착해서 엄마가 일찍 왔다고 좋아했더니 엄마한테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지, 4학년짜리 여자 아이한테는 버겁기만 한 하루다. 와, 나는 이렇게까지 소소한 일들이 제멋대로인 날은 없었는데, 4학년이 감당하기 너무 힘들었겠다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은하는 집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급하게 탄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갇힌다(이제 하다하다 엘리베이터까지.). 비상벨을 눌렀는데 이상한 세계가 펼쳐진다. 엘리베이터가 가득한 세계로. 여기까지 봤을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과자 엘리베이터를 소개하는 장면을 읽으면서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이 많은 엘리베이터 세상은 [찰리와 거대한 유리 엘리베이터]를 떠올리게 했다. 작가님이 그 책에서 영감을 받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은하는 어떤 엘리베이터를 탈지 고르는 과정 중에 최악의 하루를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들은 ‘기억 엘리베이터‘를 탄다. 은하는 세 개의 기억 세계로 여행한다. 뱃속에 있을 때, 1학년 학부모 참관수업 날, 여섯 살 생일날. 그리고 부모님이 은하에게 말해주지 않았던 비밀을 알게 된다. 그게 참 슬펐다. 때로 어떤 비밀은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는데, 은하가 이 비밀들을 알게 된 게 약이었을 수 있고 부모님의 사랑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과연 좋은 점만 있었을까 싶어서. 때로는 부모님의 마음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싶은 때가 있는 덜 큰 어른이라 나도 잘 모르겠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을 마주할 때마다 세월을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에 계속 모른 척하고 싶다.

🏷잊고 싶은 기억 속에는 내가 모르는 비밀 한 조각이 숨겨져 있었다.
˝엄마...˝
나는 가만히 엄마를 불러 보았다. 뒷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엄마에 대해 내가 잘못 알고 있는 조각들은 얼마나 될까? 놓치고 만 순간들은 얼마나 될까?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까지 엄마는 어쩌면 늘 나를..., 아니, 분명히 나를...(67쪽)

엄마를 원망하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나도 엄마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조각들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엄마의 사정을 알았다면, 엄마를 더 이해할 수 있었을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오해들을 쌓으면서 사정을 말하지 않는 게, 참 모순적인 사랑의 모습이랄까.

🏷˝내가 보이지 않아도 나는 너를 보고 있을 거란다.˝
그 말을 하는 아빠의 눈빛이 너무나도 정확하게 내 눈에 머물렀다. 나는 마른침을 삼겼다.
˝응? 그게 무슨 말인데?˝
여섯 살의 내가 천진하게 묻자 아빠가 빙긋 웃었다.
˝네가 있는 모든 순간에 전부 내가 있을 거라는 얘기야. 그러니까 말이지....˝
아, 항상 그리웠던 목소리가 나를 어루만졌다.
˝잊어도 괜찮아.˝
참았던 눈물이 왈칵 흘러나왔다.
˝정말로 괜찮아, 은하야.˝(81쪽)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사랑하는 이들에게서 잊혀질까봐인 이유도 있지 않나. 그런데 잊어도 괜찮다니. 너무 슬펐다. 기억은 내게 어떤 의미이기에 이토록 슬펐던 걸까.

내가 수업하고 있는 아이들 중엔 은하처럼 어릴 때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신 아이가 있다. 이 아이에게 이 책이 어떨지 잘 모르겠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한 아이에게,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

🔎[엘리베이터 비상벨을 누르면]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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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티 오! - 바다 생물의 집이 된 항공 모함 환경 그림책 고래와 펭귄 1
제시카 스티머 지음, 고디 라이트 그림, 박규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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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티 오!](제시카 스티머/고디 라이트 그림/박규리 옮김, 위즈덤하우스)
-부제: 바다 생물의 집이 된 항공 모함

이 책은 어른인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인간이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책이다. 환경 문제의 문제성만을 꼬집는 책이 아닌, 환경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보여주는 책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항공 모함인 ‘마이티 오‘의 본디 이름은 오리스카니였다. 6.25에도 참전했던 이 항공 모함은 오랫동안 임무를 수행하다가 새로운 임무를 맡게 되었다. 바로 바다 생물들의 인공 어초가 되어주는 것. 산호초가 사라지고 있는 이 시대에, 바다 생물들의 집이 되어 바다 생태계를 보전해 주는 것.

처음에는 항공 모함을 바다 밑으로 가라 앉히는 게 탐탁치 않게 여겨졌다. 또 하나의 쓰레기를 바다에 투척하는 게 아닌가 하고. 그런데 이 책을 보고 내가 너무 몰랐다는 것을 알았다. 마이티 오를 그냥 가라앉히는 게 아니었다. 기름과 연료를 제거하고, 갑판의 구리를 뜯어 내고, 내부 장식도 뜯고, 페인트도 벗기고, 할 수 있는 한 바다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기 위한 준비를 한 후에 바닷속으로 보내는 거였다.

바다로 가라앉힐 때도 그냥 가라앉히지 않았다. 배가 기울어지지 않도록 폭탄을 설치한다. 배를 가라앉히는 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공정이 필요했다. 그리고 사후에도 계속 살펴보는 일을 했다. 배는 잘 가라앉았는지, 바다 생물들이 잘 정착하고 있는지, 마이티 오에 남아 있는 독성 물질들이 바다 생물에게 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그림책 뒷부분에 산호초와 마이티 오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실려 있다. 그리고 활동책은 2학년 학생들이 [마이티 오!]를 읽고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습지와 설명이 실려 있다.-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활동책을 통해 산호와 산호초를 구분한다는 것, 우리나라에도 인공 어초가 있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다. 사천시 앞바다, 울진 앞바다, 강릉 앞바다에 인공 어초가 있다고 한다!

어차피 환경은 파괴되어가고 있고,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쓰레기의 양도 늘어나고 있다. 이 책은 쓰레기가 될 수밖에 없는 것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하고, 현대 우리가 사는 시대는 환경 문제의 심각성보다는(이것도 중요하지만) 해결책에 초점을 둔 다양한 시각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즈덤하우스 ‘나는 교사다 4기‘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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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4의 세계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41
조우리 지음, 노인경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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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X4의 세계](조우리, 창비)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고학년 대상작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곱셈구구를 떠올렸다. 곱셈과 관련 있는 성장 이야기일까, 했는데 아니었다. 4X4의 빙고판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였다. (가제본이긴 하지만) 표지를 조금 더 유심히 봤어야 했나.

공간적 배경이 되는 장소는 병원이다. 병원에서 지내는 아이를 보니 십수 년 전에 내가 맡았던 아이가 생각났다. 평생 교직에 있어도 한 번 볼까말까한, 병원학교 출석률을 볼 수 있었던 아이, 마음속에 짐처럼 남아 있는 아이. 주인공 아이들이 짠해졌다. 얼마나 학교에 가고 싶을까. 그때는 내 힘듦 때문에 그 아이의 아픔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 같은데, 지금에 와서 다시 본다면 그 아픔을 잘 보듬을 수 있을까. 여전히 자신할 수 없다.

제갈호가 병원에 누워서 볼 수 있는 건 천장뿐이다. 천장 패널을 4X4 빙고판으로 만들어 이것 저것 무늬 만들기 놀이를 하는 게 유일한 낙이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 도서관이 생겼다. 천장을 보는 것보다야 책을 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호는 만화책부터 빌리기 시작해서 영역을 넓혀 간다. 그러다 우연히 책 맨 뒷장에 그려진 강아지 그림을 발견한다. 그리고 몇 권의 책에 그 강아지 그림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강아지 그림의 주인과 포스트잇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정을 키워간다. 우연찮게 아이들은 패널로 빙고판을 만드는 공통점이 있었다. 제갈호(가로)와 새롬(세로)이는 가로 세로 패널을 서로에 대한 빙고판으로 완성하며 서로를 알아간다. 4X4의 세계다.

호는 새롬이를 만나며 상태가 호전되지만, 새롬이는 그렇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바라기는 새롬이도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채 꽃 피우지 못한 아이들이 아픈 건 너무 마음 아픈 일이다.

가로와 세로가 만나게 된 [클로디아의 비밀] 책에 가로와 세로의 비밀이 있을지 궁금하다.

🔎[4X4의 세계] 가제본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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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인생의 베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7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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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베일](서머싯 몸/황소연 옮김, 민음사)
-고질독 41기 1st.

📚질문 만들기
1. 비교하나요?
2. 키티는 왜 페인을 거절하지 않았을까?
3. 언제 갑자기 달라지나요?
4. 사랑해서 감수하는 것은?
5. 뒤늦게 깨달은 것이 있다면?
6. 월터는 키티를 왜 데려온 걸까?
7. 복수하겠다는 심리
8. 스스로 무가치하다고 생각한 적 있나요?
9. 상상력을 일깨우고 영혼을 되찾는 일?
10. 안다고 생각했지만 모른다는 걸 알았을 때?
11. 스스로 고문하고 있지는 않나요?
12. 의무를 사랑하나요?
13. 키티는 왜 거지를 계속 떠올렸을까?
14. 무엇을 얻고 싶나요?

📚독서모임
🔑소감
첫 장면이 너무 강렬했다. 월터의 반전 매력도 흥미롭게 봤다. 키티의 성장이 놀라웠다.

🔑‘베일‘의 의미
속마음, 성향인 것 같다고 답했다.
타인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이라고 말한 분이 있었다. 이 말을 듣고 ‘페르조나와 비슷할까?‘ 하고 생각했다.
‘가리고 있다‘는 베일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내가 아는 부분을 가릴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부분을 가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인물 탐구
📌월터: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자신 속으로만 들어간 사람.
월터는 키티를 선택했으나 키티가 외도를 하고, 키티와 함께 메이탄푸에 가서 키티가 죽기를 바랐으나 키티는 수녀들과 만나며 내적 성장이 일어난다. 메이탄푸에 간 걸 잘못 선택했다고 생각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살을 선택한 걸 보면 스스로에게 기준이 높았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오만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 선택은 흠이 없어야 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슈퍼 토끼]의 재빨라 같기도 하다.
📌찰스: 겉만 번지르르하고 뻔뻔한 사람.
정치꾼의 면모를 두루 갖추고 있다. 키티를 유혹하고 책임질 생각을 하지 않았으며(키티가 멍청하기도 했지만), 월터를 깎아내렸다. 자기 기준에서 이익이 될 만한 것만 취하려 들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 같았다.
📌워딩턴: 삶의 방향을 알고 유쾌하게 살아내는 사람.
이 사람이 한 줄 정리가 어려웠다. ‘삶을 유쾌하게 살아내면서, 눈치가 빠르고 책임감도 강하고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라고 답했는데, 마음에 드는 정리는 아니었다. 마음에 안 드는 정리지만 저 정도로 마무리.
📌키티: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것을 깨닫고 성장해 가는 인물. 인생의 베일을 벗겨낸 인물.
키티는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것을 깨달은 후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다. 내면의 문제를 찾고 마지막에는 아버지와 화해하기에 이른다.

🔑죽은 거지를 보거나 회상하는 장면 & 월터의 유언 ˝죽은 건 개였어.˝
키티는 죽은 거지를 두 번 본다. 워딩턴과 함께 아치문에 가는 길에, 그리고 아치문에서 숙소로 돌아올 때. 갈 때는 죽은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고, 올 때는 그 사람이 살아 있을 때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한다.
이후로 월터가 키티에게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 묻는 장면에서도 죽은 거지를 떠올린다. 키티가 겪은 일들이 자신을 변화시켰고, 거짓말이 무가치한 것이라고 깨달았을 때였다.
두 번째는 워딩턴과의 대화였다(66장. 이 부분을 계속 꼼꼼하게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월터를 땅에 묻은 후에도 거지를 떠올린 것 같았다. 거지가 두려웠던 건 인간처럼 보이지 않아서였다고. 키티는 월터도 멈춘 기계라는 표현을 썼다. 이 대화의 끝에, 키티는 워딩턴에게 ˝죽은 건 개였어.˝의 의미를 묻는다. 워딩턴은 골드스미스 애가(개가 남자를 물었으나, 남자는 살고 개는 죽어버린 이야기)에 나오는 구절이라는 것을 말한다. 월터는 자신을 개로, 키티를 남자로 생각했던 것 같다. 자신이 키티를 메이탄푸로 데려왔으나, 결국 죽는 건 월터였음을 암시하는 문장이었던 것 같다.
세 번째는 찰스와의 대화였다. 찰스가 키티에게 칵테일을 권하며 ˝메이탄푸엔 이런 거 없지?˝ 하고 물었을 때였다.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했던 것 같고, 까뮈의 부조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자신을 용서하는 것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받아들이는 것이겠다. 그런 면에서 월터의 오만함과는 대비되는 겸손함이 요구된다.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므로.
윤주님은 밑바닥의 베일까지 벗겨내는 것이라고 하셨다.

🔑합리화 vs. 수용
똑같은 말인데, 키티가 월터에게 말했던 장면은 수용인 것 같고, 찰스가 키티에게 말했던 장면은 합리화인 것 같다는 힐링튜터님의 질문으로 시작된 내용이다. 이 질문 받을 때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던 게, 이 장면을 합리화와 수용으로 해석하지 않아서였다. 이 부분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책 제목 바꾸기: 인생의 ( )
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종이에 끄적거리기는 했다. 그래프, 선물, 상자라고 적어두었다. 자신의 베일을 벗기는 게 선물 상자를 푸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적었다. 그러나 제일 처음 떠오른 건 마트료시카였다.

🔑2025, 나의 다짐은?
이 책을 생각하면 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겠고, 개인적으로는 기본을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기본이 무너지면 다 무너지는 것 같아서. 매일 매일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요즘 더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억압으로 성실하게 지내왔는데, 요즘은 억압하고 싶지 않아서 풀어두었더니 얼마나 기본이 없었는지를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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