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역할 훈련 토머스 고든의 '역할 훈련' 시리즈 2
토머스 고든 지음, 김홍옥 옮김 / 양철북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0년쯤 전에 이 책을 접했고, 몇 년 전에 이 책을 샀다가 이제야 겨우 다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교사와 학생간의 의사소통(비단 교사와 학생 사이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에서의 갈등이, 문제라는 공이 누구에게 있느냐 하는 데에서 접근한다. 교사의 문제, 학생의 문제, 문제 없음의 영역. 저자는 문제 없음의 영역에서 교수 학습이 일어날 수 있기에 문제 없음의 영역을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의사소통은 힘의 원리에 입각해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며, 그 힘의 원리들(의사소통을 방해하는 12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문제는, 나 역시 12가지 방법을 다 쓰고 있다는 것.ㅠㅠ 상담을 공부하면 뭐하나.. 나아지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12가지 방법 중에는 해석하기도 있는데, 해석하기와 상담에서의 명료화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다.
이 책은 의사소통에서의 갈등이, 각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서 발생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생각해보면 맞는 말 같다. 내가 아이들에게 원하는 대로 아이들이 행동하지 않고,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대로 하고 싶어한다. 이 경우 교사가 이기든지, 학생이 이기든지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게 될 때가 많은데, 누구든지 이기지(혹은 지지) 않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것은 나-메세지와 적극적 듣기인데, 적극적 듣기는 내가 정말 안 되는 부분이라 대학원에서 상담 공부하면서도 너무 애를 먹었었다. 왜냐하면 적극적 듣기에는 공감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내담자가 어떤 느낌을 느끼는지는 알 것 같지만, 그 감정이 내 감정이 아니고, 남의 감정을 내가 대신 말해준다는 게 너무 어색했기 때문이다. 왠지 넘겨짚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불편함이 무엇인지는 직면해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나-메세지를 무조건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나메세지를 썼으면 바로 적극적 듣기로 전환해야 한다. 학생의 문제를 교사의 문제로 생각하는 한 적극적 듣기를 적용하기란 매우 어렵다. 학생의 문제인데도 교사가 대신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많아서 학생이 수동적으로 변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 없음의 영역이 좁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비수용적이라는 말이 되고, 아이들에게는 그만큼 내가 엄격하다는 뜻일 것 같다. 가정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내 나이가 너무 많지만, 훈육의 방법으로 다른 방법은 보아온 것이 없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같이 생각했던 것은 사티어의 의사소통유형인데, 의사소통유형검사를 할 때 회피형으로 나왔던 기억이 난다. 일치형과 나-메세지는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할 것 같아서 다음 읽을 책은 사티어 책으로 정했다.
교사와 학생, 또는 학부모의 관계는 교장선생님 말씀처럼 불가근불가원의 관계일까?
사실상 내가 화를 내고 있는 것의 밑바닥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깔려 있다. 매우 많이.
이런 감정들을 학생들이 알았을 때 반응이 어떠할지 너무 불안해서 쉽사리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불안하지 않은 척, 두렵지 않은 척,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척척박사로 지내왔던지 화의 감정의 기저에 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바로 드러내는 것도 어렵다.
적극적 듣기를 잘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필요한데 어떻게 연습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TET 연수를 뒤져보고(경남교육연수원에서 1월 초에 하는데 일정상 갈 수 없어서ㅠㅠ) 카페도 뒤져보았는데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숙제는 적극적 듣기의 내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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