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좀 내버려 둬! -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는 법 어린이를 위한 심리학 3
박현진 지음, 윤정주 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사게 된 동기, 간단하다. 우리 반의 한 녀석 때문이다. 내가 그 아이와 코드가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2학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생각해서 초등학생의 감정 상태로 돌아가보자는 심산에서 이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내 감정이 어디까지 자라있는가를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구입했다.

몸과 생각과 기분이 친구라는 이 책의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 학기초에 두 명이 싸우면 무작정 반성문을 쓰게 했는데, 차라리 이 방법으로 아이들의 감정을 풀어줬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의 감정을 살리겠다는 목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고 이야기했으면 그렇게 해야지, 나 역시도 덜 자란 감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겠다고 설치니 제대로 된 교육이 안 나오는 것 같다.

이 책은 어른도 읽어야 할 책이다. 어른들도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주위 사람을 긴장하고 당황스럽게 만드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나 역시도.

우리 반 아이들이 몇몇 산만한 녀석들 때문에 아마 긴장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을 거다. 아이들은 내가 무엇 때문에 화를 잘 낸 건지 알고 있는 걸까? 내일 한 번 물어봐야겠다. 대답은 잘 하는 것 같던데ㅡ_ㅡ 아니다. 또 다른 문제일 수 있다. 혼내는 상황이 항상 화난 상태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이 혼나는 이유는 알지만 내가 화나는 이유는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화나는 이유를 설명해 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화를 내는 건, 너희들 몇 명이 산만하게 해서 진도가 안 나가니까 결국 다른 반에 뒤쳐져서 나중에 시험칠 때 애 먹게 되니까 화가 나게 되는 건데, 교무 선생님이 아이들 못 잡는다고 뭐라 하실까봐 아이들이 조용히 안 하면 스트레스 받아서 화부터 내는 건지도 모르는데, 이것 때문에 화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모를 것이다. 단지 자신들이 떠들었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하겠지. 사실상 이런 긴 이유를 아이들에게 설명해야 하지만 일부러 설명하지 않는 것도 있다. 내가 화날 때마다 하나 하나 설명하려면 너무 길기 때문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한 명 한 명의 소리를 다 들을 수 없고 내 소리를 다 말할 수 없다. 시간은 제한적이다.

또다른 반성문 양식을 생각하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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