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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벤트 ㅣ 일공일삼 62
유은실 지음, 강경수 그림 / 비룡소 / 2015년 3월
평점 :
[마지막 이벤트](유은실, 비룡소)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냄새가 싫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만 다녀오면 엄마가 아빠한테 잔소리를 쏟아붓는 것도. 맛없는 과자들과 사이즈가 맞지 않는 신발을 사주실 때도 싫었던 것 같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야, 할아버지가 할머니에 대해 얼마나 애틋하셨는지, 그리고 나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알고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할머니에 대해 무심했구나 하는 생각도.
책의 전반부에서 자꾸 눈물이 나왔다. 내가 죽기 전까지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건 너무 싫을 것 같은데.
이 책에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나이는 일흔 아홉.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여든 넘어 돌아가셨는데, 우리 아빠 나이가 여든이 되기까지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다. 지인들의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조문을 가면서도 내 일이 아니라서 와닿지 않는 일들이, 부모님 나이를 생각하니 목이 메어온다. 우리 부모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가까운 가족의 죽음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죽은 이후에야 하고 싶은 일을 다 이루게 되는 것도 아이러니했다. 살아있을 때 해드려야 하는데, 그걸 늘 잊는다. 언제까지나 곁에 계실 줄 알고.
예전에 읽은 책 중에, 자신은 이러이러한 장례식을 바란다는 내용이 기억난다. 그때까지만 해도 으레 다 하는 장례식처럼 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 책을 읽고서는 나의 장례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죽을 준비는 되어 있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읽은 유은실 작가님 책
✔️일수의 탄생
✔️순례 주택
✔️까먹어도 될까요
✔️나는 기억할 거야
✔️마지막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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