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재미있게 읽는 법 - 발견하고 창조하는 소설 읽기 더행의 독서의 궁극 시리즈 2
조현행 지음 / 생애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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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재미있게 읽는 법](조현행, 생애)
-부제: 발견하고 창조하는 소설 읽기
-모도 서평단 도서

나는 원체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이야기에 몰입했다. 지금처럼 닥치는 대로 읽지는 않았지만, 틈틈이 도서관에 가서 책 빌려 읽기를 좋아했다. 20년 전까지는 틈날 때마다 소설이나 동화를 읽었는데, 직장인이 된 이후로 이야기 책을 멀리했다. 아주 가끔, 이야기책에 몰입해서 밤 늦도록 읽을 때도 있었지만, 할 일이 많았다. 그리고, 이야기 책을 읽는 것이 시간 때우기처럼 여겨졌다. 이야기 책을 읽으면 나에게 뭐가 남지, 라는 자본주의적 사고가 이야기 책을 읽는 것에 죄책감을 심어주었다. 이야기 책은 잘 사지도 않았다. 그 당시 내 책장에는 (그때도 책이 적은 것은 아니었다.) 음악, 상담, 교육, 신앙 관련 분야 외에는 거의 없을 정도였다. 한 번 읽고 잘 읽지 않을 거라면 사지 않는 게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야기 책이 아닌 다른 분야라고 해서 여러 번 읽는 것 같지도 않지만.
아이를 낳고 책 읽기를 다시 시작했다. 개인적인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육아는 무척 힘든 일이었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이 책 읽기였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살아냈다.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고질독(고전질문독서)을 만났다. 고전을 너무 안 읽었구나, 왜 고전인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스며들었다. 꼭 해야 할 것 같았다.
고질독에 참여한지 3년차에 접어들었다. 읽고 독서모임을 할 때마다, 내가 소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소설을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마침 [소설 재미있게 읽는 법]이라는 책의 서평단 모집 글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뭔가 길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서평단 신청을 했고, 감사하게 선정되었다.

📍차례
1장. 소설 읽기란 무엇인가
2장. 소설을 읽으면 무엇이 좋은가
3장. 소설, 어떻게 읽는가
4장. 한국 현대 단편 소설 깊이 읽기

1장은 소설을 읽는 목표, 또는 이유와 연결된다. (고전이 아니더라도) 개인적으로 소설을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내게 공감능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MBTI의 T 성향이 강하고(신랑보다 내가 더 점수가 높은 것 같다.), 인지적 공감은 하더라도 정서적 공감이 잘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을 공부하면서 (정서적)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것 때문에 너무 힘들었는데, 소설을 읽으면 정서적 공감 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처럼 소설을 시간 때우기용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1장의 내용이 도움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얻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2장을 읽어야 한다. 사실 2장은 1장과 연결되는 지점이 많다. 1장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소설을 읽으면 이런 점이 좋겠구나, 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1장과 2장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하나, 하고 생각했다.
1장과 2장을 종합해 보면, 소설로 얻을 수 있는 것의 궁극은 ‘인간 이해‘이다. 요즘처럼 자기 이해에 관심이 많고, 자기 사랑이 넘쳐나는 시대도 없는 것 같은데, 자신을 이해하려면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답처럼 주어지는 자기 이해 말고, 소설을 통해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인간 이해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얼마나 책을 안 읽는지에 대해서는 책을 안 읽는 사람도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 소설을(소설조차) 안 읽으니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고,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으니 각종 갈등을 법적으로만 해결하려 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쇼츠나 릴스로 답을 빨리 얻으려는 사람들에게, 기나긴 서사는 견디기 힘든 일일 터다. 그나마 답을 떠먹여주는 소설이 인기 있는 것은, 쇼츠와 릴스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수순인가 싶다. 인간 이해가 없으니 서로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어 공허함을 느끼던 차에, 기승전결은 없어도 따듯함과 위로가 있는 소설이라면 손이 가게 될 것 같기도 하고.

3장에 본격적으로 소설을 읽는 방법이 설명되어 있다. 인지-추론-해석의 3단계가 핵심일 텐데, 나는 추론 단계에서 헤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질독에 참여하면서 매일 질문을 만들고 답을 쓰다보니,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소설 이해에 어느 정도 다가서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 소설을 읽을 때는 이야기에 몰입하며 읽어서, 천천히 읽지 않고 책장을 넘기기 바빠 질문을 던질 틈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그래서 추론과 해석까지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 생각하면서 읽지 않으니까, 질문을 던지며 읽지 않으니까. 소설에 대한 이해가 없고, 인간에 대한, 사회에 대한 이해가 없는 것은 그래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을 던지고 사유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것. 대한민국 학교에서 문학을 공부한 대부분의 학생이 거쳐온, 정답만 찾는 방법으로는 글 전체를 이해할 힘이 생기지 않았다. 질문 만들기가 어려운 건, 안 만들어봤기 때문이구나. 이제야 질문을 만들려고 하다보니, 좋은 질문을 만들고 싶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거였다. 아직 갈 길이 멀다.

4장에는 한국 단편소설 20편의 해석이 실려 있다. 불행히도 20편 중 단 한 편도 읽지 않았더라. 단편을 안 좋아하기도 하고, 우리나라 현대 소설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다. 내가 읽었던 소설 내용이었다면 이 부분이 더 와닿았을 것 같았다.

소설 이해에 있어 내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소설을 이해하는 방법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 서평은 모도(@knittin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생애출판사(@saeng_ae_book)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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