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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바삭 표류기
전민걸 지음 / 한림출판사 / 2024년 11월
평점 :
[바삭바삭 표류기](전민걸, 한림출판사)
-단단한맘 서평단 도서
3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바삭바삭 갈매기]의 후속작이다. [바삭바삭 갈매기]는 갈매기가 과자를 주워 먹으며 생기는 에피소드들이라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교과서에서는 감각적 표현을 공부하며 다루는 책이라서 내용보다는 표현에 더 중점을 둔 것도 사실이고. 실제로 갈매기가 편의점에서 과자를 훔쳐가는 영상을 보면서도 갈매기가 똑똑하다는 생각을 했고, 인간이 만든 과자를 갈매기가 먹는 것에 대해 그럴 수 있지,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무거웠다. 딸이 슬퍼해서 더 무겁게 느껴진 건지도 모르겠다. 다 읽은 후 딸이,
˝끼룩이 너무 불쌍해.˝
˝왜?˝
˝끼룩이 엄마도 없고 친구도 없어.˝
그리고 이 말을 덧붙인다.
˝내가 새였으면 엄마 손 꼭 붙잡고 다녔을 거야.˝
˝그래.˝
로 그친 엄마. 얘가 책을 제대로 이해 못한 것 같은데 괜찮나, 하는 오만 생각을 했다.
그와중에 끼룩이가 불쌍하다는 말을 되뇌이는 딸을, 보다 못한 아빠가 달랜다.
˝끼룩이 엄마 만났어.˝
˝끼룩이 엄마 만났어?˝
˝응, 다른 섬에 가서 엄마 만났어.˝
˝거기 간식도 많아?˝
˝응. 엄마랑 간식 같이 먹을 수 있어.˝
그러자 끼룩이 걱정을 멈추었다. 이게 그 정도로 슬플 일인가 싶으면서, 내가 너무 찌들었나 싶었다.
[바삭바삭 갈매기]는 역동적인 느낌이 있었는데, 이 책은 힘이 쭉 빠졌다. 제목처럼 표류하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집이 플라스틱 섬으로 바뀌고, 가족도 친구도 다 떠난 곳에서 새로운 집을 찾아 날개짓 하는 갈매기를 담고 있지만, 나는 이 마지막 장면이 희망적이지는 않았다. 다른 곳 어디를 가도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넘쳐나지 않을까 하고.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쫓기듯 떠나는 게 불편했기 때문일 거다.
플라스틱의 여행을 담고 있는 [찬란한 여행]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단한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한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단단한맘 @gbb_mom
📍한림출판사 @hollym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