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아파트 북멘토 가치동화 8
박현숙 지음, 장서영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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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아파트](박현숙, 북멘토)
-권일한선생님 질문있어요 펀딩 책9
-스포일러 주의

이 책은 권일한선생님 질문있어요 펀딩 책이라서 읽게 되었다. 시리즈물 안 좋아하는데, 생각보다 생각할 지점이 많았다.

주인공 부모님이 이혼하시게 되면서, 여진이는 잠시동안 고모 집에 얹혀 살게 된다. 여진이에에게는 이런 일을 이야기할 친구가 없었다. 아니, 있었지만 자존심이 발목을 잡았다.

🏷나는 미지와 통화하면서 한편으로는 미안했다. 미지는 나와 일 학년 때부터 단짝이었다. 미지는 나에게 비밀이 없었다. 자기 엄마 아빠가 싸운 것도 나에게 모두 얘기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질 못했다. 엄마 아빠가 이혼하고 그 동네를 떠나오면서도 미지에게는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 단짝이기는 하지만 그런 일까지 시시콜콜 말한다는 것이 자존심 상했다.(37쪽)

여진이는 부모님처럼 싸우느니 고모처럼 혼자 사는 게 마음에 든다. 물론 고모의 살림 스타일은 싫어했지만. 고모에게 혼자 잘 사는 방법을 물었더니 돌아오는 답이 씁쓸하다. 🏷˝특별한 방법은 없어. 내 일만 생각하고 살면 돼. 바빠서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도 않지만. 이 빵, 안 보이는 데다 놓고 먹어. 보이면 나도 모르게 먹게 되거든.˝(77쪽) 주변에 관심 두지 않는 것. 나도 내가 관심 가지는 것 이외에는 눈길이 잘 가지 않아서 여진이 고모의 말에 어느 정도 수긍한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만 모여 사는 곳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여진이는 혼자 잘 사는 법을 정리한다. 다섯 가지의 방법이나 찾아냈다.

🏷혼자 잘 사는 법 하나, 지저분해도 참기. 둘, 불편해도 참기. 셋, 외롭다고 느낄 때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기. 넷, 뻔뻔해지기. 다섯,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기.(139쪽)

고모네 집은 더러워서 바퀴벌레가 출몰한다. 고모가 다른 집에 관심 가지지 말라고 했지만, 여진이에게 어쩌다 친해진 또래 호진이가 있다. 호진이와 호진이 삼촌이 바퀴벌레를 잡아주면서 투닥거리며 친해진다. 이쯤되면 고모가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할 텐데, 고마운 마음은 조금이고 자기 생활에 간섭하는 삼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걸 대놓고 이야기하니, 뻔뻔하기 짝이 없다. 호진이 삼촌 입장 충분히 이해간다.

고모네 아파트는 희한하다. 대부분이 혼자 살고, 남 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탈 때도 이상하기 짝이 없다. 모두 벽면을 쳐다보고 있다. 22층에서 자꾸 검정 봉지가 내려오는데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결국 그 할아버지가 치매인 것을 밝혀내는 데에는, 여진이와 호진이의 활약이 컸다. 물론 여진이 고모와 호진이 삼촌은 성가신 일이 좀 생겼지만.

혼자 사는 게 좋은 것 같아도, 함께 살아야 해결될 문제가 있다. 여진이는 호진이의 말을 들으며 함께 사는 것의 유익을 생각한다.

🏷˝밖에 나가 동네 애들하고 싸움이 붙으면 유리해. 형제 중에 누군가 싸우고 있으면 당장 달려가서 편들어 주거든. 예전에는 작은 누나가 앞집 누나와 싸운 적이 있었어. 작은 누나는 덩치도 작고 비쩍 말라서 힘이 없어 싸움도 못해. 그때 큰누나가 그걸 본 거야. 큰누나는 앞집 누나에게 달려들었어. 2대1로 싸운 거지. 우히히히. 내가 그 싸움을 처음부터 끝까지 봤거든. 우리 누나 두 명이 앞집 누나 머리를 죄다 쥐어뜯어 놨었어. 밖에 나가면 같은 편이 되어 줄 사람이 있다는 거, 그거는 좋은 거 같아.˝(119쪽)

같은 편이 되어 줄 사람이 있다는 거.
그러면, 전세계가 모두 한 편 먹을 가능성은 없나? 외계인이 침공하지 않는 이상 꿈도 못 꿀 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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