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문학동네 청소년 51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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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이꽃님, 문학동네)
-스포일러 주의

누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체인가 했더니, ‘행운‘이다. 행운이 주인공이 되어(?)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전한다. 사람이 아닌 주인공, 신선했다. 행운이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도 생각해볼만 했다.

내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들은 이런 사람들이다.
인생이 마구 장난을 쳐 대는데도 견디는 방법밖에 모르는 사람들. 인생에게 걷어차여 정신을 못 차리면서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어떻게 해서든 인생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싶은 사람들.
이들이야말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다.(12쪽)

행운이라... 운이 좋았던 때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모든 때가 아닐까. 지금, 살아 있으므로. 물론, 죽는다고 하더라도 운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뭐, 운보다는 하나님의 섭리라고 말하겠다.

나는 그래서 인생이 싫다. 짜증 나고 역겹다.
처음부터 엿같이 만들질 말았어야지. 랜덤으로 누구에게는 그럴싸한 삶을 주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옥 같은 삶을 줘서는 안 되는 거다. 더는 빼앗길 것도 없는, 구렁텅이에 빠진 아이에게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친구까지 빼앗는 짓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27쪽)

아동학대를 당하는 아이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신고도 해봤으나, 꾸준하게 지원되지는 않는다. 참 대책없다. 이런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나.

결국 행운이 은재의 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친구들을 통해서. 다행이다.

은재는 용기가 나서가 아니라, 자신을 지켜 주려 지옥 구덩이 속에 손을 내밀던 친구들을 위해서, 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 더는 지옥 절벽에 매달려 있지 않을 작정이다.(191쪽)

인간은 참 양면적인 존재이며, 모순적인 존재다.

인생은 끔찍하지만 인간은 그보다 훨씬 더 끔찍하다.(165쪽)
인생은 불공평하지만, 불공평한 인생에 손을 내밀어 주는 건 언제나 다시 인간들이다.(182쪽)

사실 여기에는 은재 외에도, 다른 아이들의 아픔이 드러나 있다. 다 옮기지 않을 뿐이다. 내 속에 있는 아이는 이 시기에 멈추어 이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조금만 더 힘내서 이겨봐! 이 아이들이 이기는 게 내가 이겨낼 힘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의 결론으로 픽한 문장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누군가에게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을 하라고 한다면 그렇게 힘든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대답할 것이다. 어떤 이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거고, 어떤 이는 내 인생도 힘든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꾸느냐고 물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이 그저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라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거다. 고개를 젓고 헛소리 말라며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토록 간단한 것이 인생의 비밀이다.
관심을 가질 것. 너무 쉬워서 아무도 믿지 못하겠지만, 그래서 대부분이 그렇게 하지 않겠지만.
나는 여전히 이 녀석들이 좋다. 스스로가 별 볼일 없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부터 이 녀석들은 뭐든 할 수 있는 녀석들이 된 거니까.(196쪽)

📌내가 읽은 이꽃님 작가님 책
✔️죽이고 싶은 아이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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