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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사냥꾼 ㅣ 살림어린이 숲 창작 동화 (살림 5.6학년 창작 동화) 21
김선희 지음, 박현주 그림 / 살림어린이 / 2019년 1월
평점 :
[방과후 사냥꾼](김선희, 살림어린이)
권일한선생님 책 중 어딘가에서 읽고 킵해 두었던 책이다. 이 책을 학교 도서관에 신청하고 읽으려고 생각하던 차였다. 내가 신청한 책은 거의 아무도 안 빌려보기 때문에 언제 빌려볼까 하며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책이 사라졌다. 누군가 먼저 빌려간 것이다. 반납될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두 달 넘게 감감무소식이어서 당황했다. 못 보는 건 아닐까, 라고 생각할 만큼 초조했다.
기대했던 것만큼, 기다렸던 것만큼 내용에 만족한 건 아니었다. 방과 후 사냥꾼이라는 말이 실제로 어떤 동물을 죽이는 것을 의미하는 거라는 데서 한 번 충격을 받았다.
지오의 엄마는 선생님이다. 지오는 엄마와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여러가지 불편한 상황을 마주한다. 지오의 엄마는 자기 얼굴에 먹칠하지 말라고 닦달한다. 지오의 마음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 딸도 아직은 엄마가 학교 선생님인 게 신기한 것 같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4학년 때, 우리 반 남학생 중 한 명의 엄마가 우리 학년의 다른 반 선생님이었다. 내 기억에 그 남학생은 학교를 잘 아는 것처럼 행동했던 것 같다. 수업이 마치면 자기 엄마 반에 가기도 했다. 동아리활동이 아니면(아마 그때는 특별활동이었을 거다.) 다른 반에 가는 건 금기시됐는데, 그애는 마음대로 다닐 수 있으니 부럽기도 하고 재수없기도(?) 했다. 후에 내가 선생님을 하고 있으리라고 생각도 못했지만.
아무튼, 선생님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일부러 직업을 밝히지 않는다. 우리 꼬맹이는 엄마가 선생님이라는 게 마냥 좋고 신기해서, 담임선생님한테 내 직업을 얘기할 것 같다. 나는 아이에게 내 직업을 얘기하든말든 신경쓰지 않을 작정이다. 말해서 불편하면 다음부터 안 할 거고, 괜찮으면 계속 하겠지. 다만, 선생님이 물어보기 전까지는 직업을 말하지 않을 생각이다.
누군가가 방과 후 사냥꾼을 모집하고, 그 사냥꾼들은 1차 모임에서 그 동물을 죽이는 목적이 무엇인지 설명해야 했다. 주인공인 지오는 그 사냥꾼이 되는 데 어떤 목적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냥 더 강한 자극이 필요했던 것 같다. 방과 후 사냥꾼으로 모인 사람들은 그나마 각자 죽이려는 목적이 분명했다. 사람들에게 도움이 안 되고 해만 끼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기억에 남는다. 해를 끼친다고 해서 죽이는 게 바람직한지는 2차적 문제이긴 하지만.
지오는 병든 너구리를 발견했고, 너구리를 사냥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너구리를 사냥해야 하는 특별한 목적도 없다. 폼나는 무언가를 사냥해야겠는데, 눈에 띄는 것이 너구리였을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너구리를 사냥하기 위해 너구리를 치료하고, 먹인다. 너구리를 치료하기 위한 약, 먹이가 부족하니 동생의 돈에도 손을 댄다. 동생은 심증만 있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너구리를 최종 사냥하기 위한 무기를 찾는다. 마침 친구가 적당한 무기를 갖고 있다. 친구가 곱게 빌려주지 않으니 훔치기까지 한다. 결국 선생님께 들키고, 지오의 엄마도 그 사실을 알게 된다. 과연 지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면 오백원.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