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억할 거야](유은실, 사계절)이 책은, 끝말잇기로 시작한다. 흔히 하는 장난이 등장한다. 원소 이름으로 다음 낱말 시작하지 못하게 하는 장난이다. 동생이랑 가끔 그러고 놀았던 게 생각났다. 결국 이 놀이는 싸움으로 번지고, 엄마의 개입으로 평화로워진다. 그리고 새로운 ‘디‘ 말놀이로 평화로워진다. ‘디‘ 말놀이 부분을 보니 ‘밤양갱‘ 노래가 절로 떠오른다. 장기하가 이 책을 읽고 가사를 쓴 건 아니겠지.ㅋㅋㅋㅋㅋㅋㅋㅋ두 번째 사건은 첫사랑이다. 오빠는 성공하는 중인데, 주인공 정이는 실패했다. 첫사랑 상대가 정이를 못 알아본 것이다. 이 마음을 말놀이로 표현했다.내 첫사랑은 예의가 없다. 실패한 첫사랑이다.˝드디어 인생의 쓴맛을 보는구나.˝엄마가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속상하다.오빠는 인생의 단맛을 보고 있다. 나는 쓴맛을 본다.(50쪽)˝괜찮아, 정이는 세 살 때부터 쓴맛을알았잖아.˝아빠가 말했다. 나는 안 괜찮다. 씀바귀 쓴맛은 맛있다. 아주아주 괜찮다. 인생의 쓴맛은 안 괜찮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 그냥 쓰디쓰다. 나는 인생의 쓴맛을 몰랐던 거다.(52-53쪽)네 명 가족 중 첫사랑에 실패한 사람이 셋이다. 첫사랑으로 결혼까지 간 사람은 얼마나 될까.첫사랑에 실패했어도, 정이는 첫사랑을 기억하기로 결심한다.그래도 잊기는 싫다.나는 기억할 거다. 오하를 좋아했으니까.내 마음은 행복했으니까.(57쪽)인생의 쓴맛을 기억하기로 결심한 정이에게 박수를 보낸다. 인생의 쓴맛에 녹아 있는 쓴맛만 기억하고 기억을 지우면서 행복한 맛까지 잊어버리는데, 정이는 행복한 기억을 갖겠다고 다짐하는 게 대견하다. 우리가 사는 인생에서 쓴맛을 느껴야 할 때, 행복한 기억도 잘 찾아내면 좋겠다. 그리고 그 기억을 잘 간직하면 좋겠다.📌내가 읽은 유은실 작가님 책✔️일수의 탄생✔️순례 주택✔️까먹어도 될까요✔️나는 기억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