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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양반 이선달 표류기 3 - 해적을 물리치다 ㅣ 웅진책마을
김기정 지음, 이승현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5월
평점 :
[별난 양반 이선달 표류기3](김기정, 웅진주니어)
-부제: 해적을 물리치다
3권에서는 1, 2권의 이야기가 마무리되며, 정리된다. 당연히 타로도 찾고, 이 선달은 인도 여인과 결혼한다. 파격적이다.
˝허허, 둥근 것은 처음부터 위아래가 없는 법이지요. 어디든 위이기도 하고 아래이기도 하겠습니다. 참 오묘한 이치입니다.˝
선달이 휘 둘러보며 빙긋 웃었어요.
˝하하, 그렇지요? 땅은 둥그니까요. 사람이 본디 위아래 없이 평등한 것은 세상 역시 위아래 없이 둥근 이치와 같습니다. 자, 우리가 사는 곳은 어디겠습니까?˝
한참 뒤에 자복이 뭔가를 깨달은 듯 무릎을 치며 말했어요.
˝아하! 우리가 있는 곳은 늘 세상 한가운데입죠.˝
선달도 맞장구를 쳤습니다.
˝하하, 맞았네. 조선 땅이든, 여기든 우린 늘 세상 한가운데 있는 거지. 그게 정답이라네. 바로 땅이 둥근 까닭이라네.˝(76쪽)
예전에 ‘과학을 보다‘ 유튜브를 볼 때, 빅뱅이 일어난 곳은 ‘바로 여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또, 우주의 중심도 ‘바로 여기‘, 우주의 끝도 ‘바로 여기‘라고 했다. 지구뿐 아니라 우주로 확장해도 말이 통할 것 같다.
트레펜 호에서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재미있었다. 서로 말은 안 통하는데도 대화가 된다는 게 신기했달까.
˝이야기는 나흘 밤낮 동안 끝날 줄 몰랐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 놀랍고 슬프고 기뻤다. 우리 말고도 이 세상에 우리와 같은 다른 이들이 산다는 것에 놀랐으며, 이런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 슬펐고, 비로소 땅이 왜 둥근지 왜 그래야 하는지를 알고는 기뻤다.˝(183쪽)
이 글이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땅이 정말 둥근지 알려고 나왔던 이 선달은, 땅이 둥근 증거를 하나 하나 확인하며 땅이 둥글다는 것을 깨닫고, 땅이 둥글다는 까닭까지 확인하고 돌아간다. 책을 읽고 삶에서 직접 겪어내는 삶, 책 읽는 사람은 이래야 할 텐데. 책을 읽은 게 삶에서 드러나긴 하겠지? 그런 믿음으로 내일의 삶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