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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ㅣ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모모](미하엘 엔데/한미희 옮김, 비룡소)
역시나, 재독이었다. 17년 전에 읽은 거면 기억이 안 나는 게 당연한가. [모모]를 읽었던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내용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다. 다시 읽는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매우 새로웠다. 정말이지 감탄하며 읽었다. 좀전에 2007년에 쓴 서평을 발견했는데, 그때도 꽤나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시간 죽이기‘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그 ‘죽이는 시간‘을 (눈에 보이지 않는) 회색 신사로 표현한 것이 매우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거꾸로 가야 빨리 가는 거리가 있다는 설정도, 딱 30분 일만 미리 알 수 있다는 거북 이야기도 흥미로웠다.-2007년에는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거북 이름을 카시오페이아라고 한 건, 카시오페이아가 북극성을 찾을 수 있는 별자리여서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카시오페이아 거북이 30분 앞일을 아는 것은, 카시오페이아로 북극성을 찾는 것 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번에는 회색 신사가 마음에 많이 와닿았다. 올해 PDS로 다이어리 쓰기를 하고 있는데, PDS는 내가 어디에 시간을 많이 쓰는지, 어떻게 가용 시간을 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다이어리이다. [모모]를 읽고보니, 시간을 아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고질독을 하면서 글을 잘 쓰려면 순간(현재)에 머물러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현재에 머물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PDS 다이어리를 쓰면서 시간을 아껴 그 시간에 다른 걸 해보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회색 신사에게 바쳤던 시간들을 가족과, 이웃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데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려면 여러가지 벌인 일들부터 정리를 해야 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