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서. - 상처받아 아픈 아이가 없는 세상을 바라며
권일한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곁에.서.](권일한, 새물결플러스)
-feat. 책가방 9기 1st.

성서교육회 독서모임 책가방도 어느덧 9기가 되었다. 이번 학기는 ‘권일한선생님 읽기 시즌2‘로 하자고 정했다. 이로써 내가 제일 많이 읽은 작가는 권일한선생님이 될 예정이다. 그리고 한동안 이 기록은 안 깨질 예정이다. ‘권일한선생님 읽기 시즌1‘에서 다섯 권의 책을 읽었고, 나 혼자 따로 읽은 [성경을 돌려드립니다]와 이번 독서모임의 [곁에.서.]까지, 지금도 부동의 1위다.
권일한선생님 연수도 여러 번 들었다. 기독교사대회 선택식 강의를 두 번 들었고, 21년 글쓰기 연수와 올해 독서 연수도(올해 상반기에 독서 연수를 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방학 이후로 충격적인 사건이 여럿 있어서 그런지 몇 개월 된 줄 알았다.) 들었다. 올해 독서 연수 말미에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잊히지 않는다. 아이들 마음을 잘 들으려면 많이 아파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 책은, (아이들이 아팠던 이야기도 있지만) 선생님이 아프셨던 이야기가 있다.
이 책으로 독서모임한지는 2주가 지났다. 그럼에도 (무의식적으로) 쉽사리 서평이든, 독서모임 후기든 못 쓰겠다는 생각을 했던 건지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이 책의 슬픔을 내 글로 쓰기에는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렇게 아픔과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겠어, 라고 생각했다. 이 책에 나오는 선생님처럼 ˝저는 참아지지 않아요. 선생님처럼 못 해요. 선생님이 대단한 거예요.˝(233~234쪽)라고 똑같이 말했을 거다. 선생님은 ‘내가 아파야 아이들이 낫는다고 생각한다‘(238쪽)고 하셨지만, 나는, 내 자녀에게도 내 힘듦을 못 버티는 나약한 인간이다.
물론 기독교사 모두에게 똑같은 모습을 기대할 수는 없을 거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예수님을 믿는 교사라면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나. 내가 늘 생각하던, 비기독교인과 기독교인의 차이는, 사실 나에 대한 질문이었다. 나는 뭐가 다르지? 왜 믿지 않는 자와 같은 문제로 끙끙대는 신앙밖에 안 될까. 내게 있는 예수님의 사랑은 뭘까? 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표현했어야 했나? 무조건 어려워, 가 아니라 그 순간을 넘어서는 믿음이 있었어야 하지 않나. 위기의 순간이 닥쳤을 때, 기도로 지나야 하는 순간이었음에도 내 믿음의 현주소를 보고 좌절했고, 몇 년이 지나서야 겨우, 책 읽고 글쓰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인간이다. 헨리 나우웬이 말한, 하나님을 향한 발돋움이 되지 않았다.
ACTS에 가기 직전, [갈대상자]를 읽었다. 그 책에 두 학생의 죽음 이야기가 나온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이야기를 읽고 울었던 것 같다. 어째서 하나님은 그 어린 학생들을 데려가셔야 했을까. 잘 되는 간증에 색안경을 끼게 된 게 그 무렵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3부에도 죽음과 슬픔이 있다. 2부까지 고요했던(?) 마음이 3부에서 요동쳤다. 깊은 이야기이고 쉽게 꺼낼 수 있는 주제가 아니었다. 절절함이 느껴져서 더 슬펐다.
나는 죽음이 슬프다. 죽어가는 사람의 이야기도 슬프지만, 그 사람을 마주한 산 사람의 이야기도 슬프다. 나는 친했던 사람의 장례식장에 가면 울 것 같다. 믿는 사람이기에 천국에서 만날 것을 기대하므로 즐겁게 보낸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는 못하겠다. 독서모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즐겁게 보내는 것도, 우는 것도, 어떤 모습에도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독교사로 사는 분들에게, 꼭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