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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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쓸모](feat. 책가방 8기)

최태성 선생님 강의는 10년 전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칠 때 처음 들었다. 한국사 시험이 이동 점수에 들어오면서, 한 번 치면 계속 쓸 수 있으니까 치자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역사를 좋아하기도 했고. 그런데 강의를 들으면서 내가 역사를 좋아하는 게 진짜 좋아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던 것 같다. 중학교 때 내가 역사 공부한 방법은 지금도 생각나는데, 빨간 색연필을 돌돌 말아 깎으면 나오는 돌돌이(?)에다가 연도와 사건을 줄줄이 적고 외우는 방법이었다. 지금에 와서야 말이지만, 단지 외우는 걸 좋아했던 게 아닌가 싶다.
최태성 선생님 강의를 들을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은 ‘아, 이 선생님은 역사관이 있구나.‘ 하는 거였다. 고등학교 선생님도 어느 정도 역사 의식이 있으셨던 분이긴 했지만, 최태성 선생님은 뭔가 달랐다. 사찰의 탑을 볼 때도 허투루 보는 법이 없었다. ‘아, 역사란 이렇게 이해해야 하는 건데.‘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선생님의 신념이 그대로 드러난다. 역사를 읽어내며 자신에게 적용하는 방식이 남달랐다. ‘성경을 읽고 적용할 때 이렇게 하는데..?‘ 싶으니까 또 혼동이 왔다.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삶의 방식에서 비슷한 점을 발견하는 데서 오는 혼동.-그런데 사실, 계속 그런 부분을 발견해왔기 때문에 충격일 것까지는 아니었다.
이 책에서 제일 마음에 남았던 것은, 이회영의 삶을 보며 자신의 신념을 지킨 일화였다.

‘학원으로 가는 게 나쁜 일도 아닌데 이 돈까지 받을 수 있다면 가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과 ‘아직 내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돈 때문에 옮기는 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충돌했습니다. 일주일간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중략)
서른 살 청년 이회영이 물었다.
˝한 번의 젊은 나이를 어찌할 것인가˝
눈을 감는 순간 예순여섯 노인 이회영이 답했다.
예순여섯의 ‘일생‘으로 답했다.

역사에서 만난 사람을 통해 자신이 사는 삶의 답을 찾고 그대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내 가슴을 뛰게 했던 건 이 부분이었던 게 아닌가 싶다. ‘가슴 뛰는 삶을 살았던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고민과 선택과 행동에 깊이 감정을 이입했기 때문이죠.‘ 성경을 이렇게 읽으면 어떨까. 나는 이렇게까지 감정을 이입하며 성경을 읽었던가. 최태성 선생님이 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듯, 입체적으로 성경을 풀어주시는 분들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독서모임에서는 두 가지 질문으로 생각을 나누었다. ‘어떤 인물이 제일 마음에 남는가?‘, ‘역사는 진보하는가?‘ ‘어떤 인물이 제일 마음에 남는가?‘로 내가 답을 했던가? 잘 기억이 안 난다(이미 일주일이 지났다.). 특별히 마음에 와닿는 인물이 있었던 건 아니었던 것 같다. 다만, 이회영을 읽어낸 최태성 선생님이 와닿았다. 태극기 부대를 바라보는 최태성 선생님의 시선도 새로웠고. 역사 인물보다, 역사 인물을 보고 자신의 삶에 연결시키는 최태성 선생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역사는 진보하는가?‘에 대한 논의도 흥미로웠다. 그렇다는 입장도, 아니라는 입장도 있었다. 나는, ‘진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시 반복한다‘고 답했다. 노예 제도는 없어졌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돈을 기준으로 다시 새롭게 계급이 나뉘었다, 새로운 권력이 만들어진다는 게 내 입장이었다.
이소현 선생님이 작가와의 만남을 한다면 이런 질문을 할 거라고 얘기한 것도 마음에 남는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어떻게 이런 따뜻한 시선을 가질 수 있는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지. 그 말을 듣고 보니 뭐라고 답하실지 나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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