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폭풍의 언덕 북로드 세계문학 컬렉션
에밀리 브론테 지음 / 북로드 / 201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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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feat. 고질독 21기)

📚소감
엄청 몰입해서 읽었던 책이었다.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고딕소설로 분류되어 반가운(?) 마음이 있었다.-고딕소설 하면 [플래너리 오코너]가 생각난다. 너무 충격적이었던 그 책. 그러나 [플래너리 오코너]와 비교하면 [폭풍의 언덕]의 괴이함이 훨씬 가벼웠다.
등장인물의 감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스타일이라 읽기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다만, 이사벨라의 아들 린튼 이야기가 나올 때 화가 났다. 캐시는 답답했고.

📚고질독 질문 만들기
1. 작가 조사
2. 다른 사람이 모르는 나의 모습이 있다면?
3. 복수심에 불타올랐던 적이 있나요?
4. 생각이 행동을 바꾸나요?
5. 나와 비슷한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6.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7. 감정에 휩쓸려 속내를 털어놓은 적 있나요?
8. 관계에서 보상을 바라는 게 있다면?
9. 이때까지 가장 잘못 판단한 게 있다면?
10. 불쌍하게 여긴다는 게 뭘까요?
11. 살면서 가장 슬펐던 때는 언제였나요?
12. 문제의 원인을 어디서 찾나요?
13. 알아야 좋아할 수 있나요?
14. 나에게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감정이 있나요?
15. 린튼? 캐서린? 내 행복은 어느 쪽인가요?
16.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나요?
17. 린튼에게 더 분노했습니다.
18. 화가 나면 어떻게 하나요? 어떻게 하면 화가 풀리나요?
19. 내 기억의 진열장에는 무엇이 있나요?
20. 즐거움과 괴로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이 있나요?

질문 만들기한 것을 보니 [폭풍의 언덕]을 읽으면서 내 감정도 폭풍 속에 있었던 건가 싶다. 행복과 즐거움에서 화에 이르기까지. 감정은 아직도 나에게 뜨거운 감자이고, 공감을 해야 이해한다는 MBTI F식 공감 방식의 책들만 있는 게 불편한 나는 ‘이해해야 공감하는‘ MBTI T식 공감(?)의 책들도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해형 공감이 로봇 같다고 해도 감정은 찐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워더링 하이츠(Wurthering Heights)
이 책의 원 제목은 ‘워더링 하이츠‘이다. 원래는 워더링 하이츠가 이 책에 나오는 집의 이름이라서 고유 명사라 워더링 하이츠로 번역하는 게 맞다고 볼 수도 있지만, ‘폭풍의 언덕‘만큼 워더링 하이츠의 본 모습을 잘 보여주는 번역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다.-워더링 하이츠보다는 ‘폭풍의 언덕‘이 훨씬 더 잘 와닿는다. 집 이름도 폭풍 속에 있고, 집 내부에서 발생하는 일들도 폭풍 속에 있고, 그것 때문에 발생하는 감정들이 폭풍 속에 있는 것을 보면 [폭풍의 언덕]은 책 제목으로 정말 찰떡이라고 생각했다.
참, 워더링 하이츠와 대조되는 집으로 드러시크로스(번역에 따라 스러시크로스라고 번역된 책도 있다. 영어로는 Thrushcross Grange다.)는 개똥지빠귀가 가로지르는 집이다. Grange까지가 집 이름인 것 같던데, Grange는 ‘풀을 뜯는‘이라는 뜻이니 얼마나 평화로운 집인지. 그런데 이 드러시크로스와 워더링 하이츠가 만나 폭풍이 한 번 휘몰아친 다음 잠잠해지는 게 두 이름을 참 잘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 탐구(인물 한 줄 정리)
📌히스클리프: (복수와 사랑의) 집착남
히스의 꽃말은 고독, 쓸쓸함이다. 히스클리프는 히스에서 왔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끝까지 고독하게 살았다. 히스클리프가 가지고 있던 복수의 에너지를 다른 데 썼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집안을 망하게 하기 위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다 쏟아붓는 느낌이었다.
📌캐서린: 자신의 욕망에만 충실했던 여자
소설 속에서는 매우 이기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의 조상격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사랑해서 히스클리프를 만났고(히스클리프는 캐서린 자신이라고 할 정도였다.), 품위와 명예 때문에 에드거와 결혼했다. 자신(의 문제)에게만 빠져있고, 욕망이 충족되지 못하는 것을 견디지 못해 결국 정신병에 걸리고 만다.
📌힌들리: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느꼈던, 아버지가 주는 사랑에 목말라 했던 사람
히스클리프가 언쇼 집안에 양자로 들어오지만 않았어도, 힌들리가 이처럼 빗나가는 일은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어쨌든 선택은 힌들리의 몫이니까. 죽은 자는 말이 없다지만, 언쇼는 왜 히스클리프를 데려온 걸까. 자기 아들도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면서. 자신의 욕심 때문에 모두가 불행하게 되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겠지.
힌들리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줄 사랑을 히스클리프가 빼앗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버지가 나에게 줄 사랑을 빼앗겼기 때문에 내가 엇나가는 건 다 아버지 탓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이런 잘못된 자기합리화로 자기 자신을 파멸로 몰아간다.
📌린튼, 캐서린의 딸 캐시: 아버지를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자
캐시는 히스클리프와 이사벨라의 아들 린튼(내가 분노한 린튼이 이 린튼이다.)을 사랑했다. 린튼에게 자신은 아버지를 더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린튼을 놓지 못했다. 나는 속으로 ‘도대체 왜 이런 인물을 좋아하는 거야? 보는 눈이 없어도 너무 없네.‘라고 생각했다.
📌헤어튼: 좋지 않은 양육환경과 자기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잘 자랐던 사람(독서모임에서는 이렇게 말하지는 않았다.)
도박과 술 중독에 빠졌던 아버지 힌들리보다, 어쩌면 히스클리프에게 더 아버지로서의 정을 느낀 건지도 모르겠다. 캐시가 히스클리프가 얼마나 나쁜 사람인지를 말할 때, 헤어튼은 화를 내면서 히스클리프를 욕하는 것은 자기가 캐시에게 아버지 린튼을 욕하는 것과 같다고 했으니까. 아무도 히스클리프를 위해 울지 않을 때, 홀로 히스클리프를 위해 울어줬으니까.
📌넬리 딘: 매우 주관적인 객관(이성)주의자(역시 독서모임에서는 이렇게 말하지 않았다.)
감정 처리 부분에서는 [남아 있는 나날]의 스티븐스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래서 독서모임 때는 ‘융통성 있는 스티븐스‘라고 정리했는데, 사실 스티븐스는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했던 사람이었고, 넬리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서 스티븐스와 완전히 닮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는 했다. 주인에게 필터 없이 팩트 폭격을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질문픽
고질독에서는 자신이 그동안 만든 질문 중 하나를 골라서 독서모임 시간에 나눈다. 내 질문은 아니었지만, 생각하게 하는 질문이어서 적어본다.

📌지혜는 어떻게 쌓는가?(허브티님 질문)
지혜, 하면 솔로몬이 하나님께 받은 ‘지혜‘가 떠오른다. 하나님이 물어보실 때 ‘듣는 마음‘이라고 대답했던 지혜 말이다. 그래서 나는, 지혜는 듣는 마음으로 쌓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작년 2학기, 권일한 선생님의 글쓰기 연수에 이어, 올해는 독서 연수를 듣고 있다. 개인적으로 권일한 선생님은 지혜가 있다고 생각하고, 나는 그 지혜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마음.
[역사의 쓸모]의 최태성 선생님도 지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분은 역사적 인물의 말을 ‘듣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롬 10:17)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거늘‘(잠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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