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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 에리히 프롬 진짜 삶을 말하다
에리히 프롬 지음, 라이너 풍크 엮음, 장혜경 옮김 / 나무생각 / 2016년 8월
평점 :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에리히 프롬/장혜경 옮김, 나무생각) 전자책/종이책 208쪽(누적 1406쪽)
에리히 프롬 책은 처음 읽었다. 유명한 책들이 있지만 한 권도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에리히 프롬의 생각을 살짝 엿본 느낌이다.
솔직히 이 책은 어려웠다. 글쓴이의 생각을 따라가기가 버거웠다. 무기력을 (나처럼) 삶의 사소한 부분에 얽매이지 않고 사회학적 관점으로 바라본다. 에리히 프롬이라면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어야 했을까.
인간이 무기력하게 된 까닭으로 산업혁명에서 근원을 찾는 것 같았다. ‘우리는 인간처럼 행동하는 기계를 생산하고, 점점 더 기계처럼 행동하는 인간을 제작한다.‘(30쪽) 산업혁명 이후 우리에게는 여가라는 게 생겼다. ‘하지만 시간을 절약해 놓고는 막상 그 절약한 시간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당혹스러워한다. 기껏해야 시간을 죽이려고 노력할 뿐이다.‘(30쪽) ‘세기의 질병, 즉 인생의 무의미함은 인간이 사물로 변한 데 그 원인이 있다.‘(31쪽)-서평을 쓰면서 드는 생각인데, 전도서에서도 인생이 헛되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원인을 ‘인간이 사물로 변해서‘라고 말하지 않는다. 원인을 다르게 진단하니 결론도 다르겠다. 무기력이 인생의 무의미함과 동의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르게는, 번아웃과 무기력을 동의어로 여긴 것 같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무기력의 반대는 자유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프롬의 자유는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 유한성으로 인한 장애, 제약, 한계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인간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56쪽) 이 자유는 관계 안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온전히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 자신이 되는 유일한 길이다.‘(60쪽)-이 문장은 뒤에서 ‘진정한 자아감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인격을 부수어야 한다.‘(141쪽)와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끝없는 이야기]에서도 같은 말을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이 길을 에릭슨의 욕구위계 7단계와 연결한다. ‘인간은 자신의 자아를 실현하고, 자기 자신이 됨으로써 자유를 획득할 수 있다.‘(69쪽)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프롬, 에릭슨, 아들러는 비슷한 선상에 있는 듯하다.
‘온전히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 자신이 되는 유일한 길이다.‘에서 프롬이 의도한 바가 무엇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신이 되기 위해서 나를 남에게 내어주겠다.‘라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행동으로 드러날 때는 이타적이라는 이유로 합리화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물론 세상적인 관점에서는 이마저도 대단하고, (나를 포함해) 기독교인이라고 하지만 세상 사람과 별 다를 바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에도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으로는) 이들은 대단하다. 어쩌면, 자신이 되기 위해서 나를 남에게 내어준다고 말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