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누구의 인정도 아닌 -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연습
이인수.이무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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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인정도 아닌](이인수*이무석, 위즈덤하우스)-전자책

실패나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여 마음고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고생이 자기가 설정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자기반성에 기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남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판단에 기인하는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들의 인정을 받는 것이 자신에게 왜 그렇게 중요한지 살펴보는 것도 자기 수용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작년에 네이버에서 어떤 검사를 했는데 ‘전문가 Tip!‘으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처음에 읽고서는 자기반성일까, 인정중독(그 당시에는 인정중독임을 알지 못했다.)일까 헷갈려 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이 문구를 캡처해 두고 가끔씩 꺼내 읽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지금은 인정중독임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유난히 ‘행동하지 않는 나‘에 포커스를 두고 책을 읽었던 달이 있었다. 나를 움직이는 근원은 무엇인지 계속 생각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흘러온 책이 이 책이었다. 읽으며 확신했다. 나를 움직이는 동기는 인정이었구나. 읽는 구절 구절마다 내 얘기인 줄 알았다.
‘인정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타인의 평가에 유독 예민하다. 타인의 칭찬과 인정을 받아야만 마음이 안정된다. 그래야 자신의 가치도 확인된다. 이들에게는 ‘인정받는다‘는 것이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다. 인생의 목표 자체가 인정받는 것이다. 개인적 행복이나 삶의 의미는 뒷전이다.‘(5쪽)
존경하는 사람을 좋아하게 된다.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인정하는 말을 하면 그 말이 나에게는 엄청난 의미가 된다. ‘나, 제대로 살아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교단에 서서 가르치는 햇수가 늘어날수록 문제가 보였다. 다른 사람을 따라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를 잘 몰랐다. 다른 사람들이 추천하는 학급 경영 방식들을 내가 따라하더라도, 내 방식(가치관)이 아니면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게 불과 몇 년 전이었다. 그것은 아마 내가 ‘타인이 원하는 모습인 거짓 자기(false self)로 살아가게‘ 되어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되고, 진짜 내 모습이 무엇인지도 혼란스러‘(12쪽)웠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여느 상담 책이 그러하듯, 어릴 때의 양육방식이 내 모습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부모님에게 그 탓을 돌릴 생각은 없다. 경제적으로 독립하며 정서적으로도 독립하기 시작했던 것 같고, 그게 이미 16년차를 바라보고 있다. ‘과거의 나‘가 있기에 ‘지금의 나‘가 있다. ‘과거의 나‘가 불행한 세월을 살았다고만 생각하기에는 ‘지금의 나‘가 불행하지 않다. 기억은 얼마든지 왜곡되기 마련이고, 언제나 자신이 유리한 대로만 기억한다.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주지만, 과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현재를 성장하게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대학원 교수님마다 내 반응에 대한 상담 방법이 다르시겠지만, 어떤 교수님은 그 아이를 위해서 울어주라고 했을 것 같고, 어떤 교수님은 내가 유년기 때에 겪은 경험을 말해보라고 하시며 그때 내가 얻게 되는 이득이 무엇인지 물어보셨을 것 같다. 적고 보니 앞의 교수님은 공감을, 뒤의 교수님은 직면을 의미하는 것 같긴 하다. 쓰면서 드는 생각은, 나는 더 이상 (과거의) 나를 이해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이미 울 만큼 울었다. 더 이상 슬퍼할 것도 없다. (과거의)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나이지, 다른 사람이 아니다. 내가 부모님께 바라던 사랑의 방식이 있었다. 이제 더 이상 그 방식을 기대하지 않는다. ‘새로운 관계를 경험‘(42쪽)함으로써 기대하지 않아도 괜찮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인정중독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관계‘ 또는 ‘치료자‘를 만나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관계‘를 경험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오늘 하루 있었던 일 중 기억에 남는 감정 경험이 있었다면 이것을 기록해보자. 특히 도움이 되는 것은 그때 내 마음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를 생각해보고 기록하는 것이다.‘(43쪽) 1년 동안 내가 가장 싫어했던 일은 교장실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교장선생님한테 인정을 받고 싶었던 것 같다. 교장선생님께 ‘‘인정받음‘을 통해 안심하고 싶‘(49쪽)었던 것 같다. 인정받지 못하면 불안해지니까, 교장실에 들어가는 것을 회피했던 것은 아닐까?
나는 사랑을(사랑만)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거부반응이 있다. 사랑을(사랑만) 강조하는 사람 중에 (나처럼) 원리원칙주의자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사랑을 강조하면 모든 사람을-원리원칙주의자인 나까지도- 다 수용해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내가 왜 원리원칙주의자가 되었는지 내 이야기는 모르면서 무조건 원리원칙보다 사랑을 앞세워야 돼, 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화가 났던 것 같다. 사랑을(사랑만) 강조하는 사람에게도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모양이다. 내면의 부끄러운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나는 당연히 특별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어. 왜냐하면 나는 지금까지 내 삶을 희생해왔기 때문이야!˝(56쪽) [밉스 가족의 특별한 비밀]이 떠오른다.
상담을 공부했어도, 공감능력이 부족하니 자기 공감이 잘 안 되는 상태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게 쉽지 않다. 대학원 마지막 학기 이후로 인지상담에 빠져(?) 있기도 하고, 직면을 이상화하고 감정을 평가 절하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를 보기 위해 다시 대학원에 가서 선생님들과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언제까지 나에게만 집중하고 있을 건지 답답하기도 하다. 한편으로, 인정중독이라는 것을 인지했으니 인정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유롭게 되기 위한 발걸음을 떼었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너무 늦게 깨달은 것 같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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